[인도여행]

파떼뿌르 시크리로 향하다.

거대한 자마 마스지드 (Jama Masjid)

 

 

2007.12.28

델리를 떠나 다른 도시로 향하는 첫 번째 여정.

기차를 타고 아그라로 갔다가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근교의 파떼뿌르 시크리라는 도시로 간다.

큰 도시는 아니지만 가이드북에는 볼만하다고 적혀 있길래 가보기로 했다.

 

 

 

 

 

기차역에 갔더니 침 뱉지 말라는 이런 간판이 보인다.

인도 사람들(아마도 남자만..?)은 참 침을 많이 뱉는다.

시도 때도 없이 퉷퉷!

 

그 이유는 그들이 씹는 '빤'이라고 하는 담배 때문인데,

길거리 바닥에 빨갛게 변해있는 건 다 그 때문이다.

처음엔 누가 피 토해놓은 줄-_-;;

 

 

 

 

오늘도 아침부터 또 당했다.

아침 7시 15분 기차라서 6시 반쯤 릭샤를 탔는데, 50루피에 가기로 했으면서 역에 도착하더니 짐 하나당 추가로 10루피를 달라는 거다.

그냥 무시하면 됐을 것을 아직 순진했던 우리는 귀찮다며 그냥 30루피 더 주고 말았다.

 

우리가 탈 기차칸 앞에 가니 좌석별로 이름이 적혀 있다.

저기 49번이 아마도 내 이름을 힌디로 써 놓은 것 같다.

무려 만 21세 때의 여행이구나.

 

 

 

 

우리가 탔던 기차는 신기(?)라게도 이렇게 앉아서 가는 기차였다.

보통은 장거리 노선이 대부분이라 슬리퍼 기차가 많은데 이 노선은 델리-아그라만 운행하는 거여서 좌식이었다.

 

 

 

 

근데 하필 우리 좌석만 반대쪽을 보고 있었다.

모든 좌석이 한 방향을 보고 있는데 우리 의자만 뒤 돌려져서 다른 사람과 마주보고 앉는 좌석.

상관은 없는데 그 칸에 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우리에게 꽂힘ㅋㅋ

 

 

인도에 처음 가면 가장 당황스러운게 이 사람들이 나를 너무 빤히 쳐다본다는거.

외국인이 신기한지 정말 뚫어져라 쳐다봐서 괜히 내가 눈을 피하게 된다.

뭐 좀 적응되면 나도 같이 뚫어져라 쳐다보게 되지만^^

 

 

우리와 마주보는 좌석에는 귀여운 남자아이와 그 엄마 아빠가 앉았다.

아기 이름은 기억안나지만 처음엔 우리 보는게 부끄러운지 엄마품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가 사진 한장 찍어주니 그제야 우리를 좀 쳐다보기도 하고 한다.

아줌마가 이름 모를 인도 과자도 주고, (정말 맛있는) 짜이도 한번 사먹어 봤다.

우리가 그러는 사이 이집 아저씨는 애보다 더 애같이 아내 무릎에 누워서 잔다-_-;;

 

 

세 시간 정도 지나 아그라에 도착했다. 

 

 

 

아그라 기차역에 내려서는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몇 십 년은 된 것만 같은 낡은 버스들.

 

이곳의 버스는 지금 어떤지 모르겠지만 2012년에 다시 가보니 델리 시내버스는 에어컨 빵방하게 나오는 신식 버스로 전부 교체되었더라.

앞에 막 전광판도 달려있고.. 왜 이런게 신기했는지 모르겠다ㅎㅎ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저기 카운터에 다른 한국인 둘이 있길래 같이 가게 되었다.

우리보다 두살인가 많은 오빠들이었는데 이때만 해도 그렇게 오래 같이 다니게 될 줄 몰랐는데 거의 2주를 같이 다녔다.

 

 

 

 

악명 높은 인도의 로컬버스.

양쪽으로 2명, 3명이 앉는 기다란 의자로 되어 있는데 이 인원수는 날씬한 인도인 기준이다.

보통 또는 뚱뚱한 사람이 저 인원수대로 앉으면 복도쪽 사람은 엉덩이만 걸치고 가야한다는거ㅋㅋ

 

그나마 파떼뿌르 시크리까지는 1시간 정도 밖에 안 걸리는 거리라 그리 힘들진 않았다.

 

 

 

 

이곳 파떼뿌르 시크리는 악바르가 왕이던 시절 수도였던 곳인데 용수 부족으로 폐허가 된 곳이다.

거대한 모스크(자마 마스지드)가 있고, 그 옆에는 또 거대한 궁전이 있고, 그 주변은 폐허가 된 마을이다.

 

 

 

 

자마 마스지드라 불리는 이슬람 사원은 그 크기가 무척이나 컸다.

들어가는 입구가 이정도..

 

 

이 입구는 구자라트주에서 이룬 악바르의 승리를 기리기 위해 세운 승리의 문(Buland Darwaza)으로

그 높이가 54m에 이르고 아치 안에는 아래와 같은 꾸란의 문구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세상은 다리다. 그 다리를 건너되 그 위에 집을 짓지는 말라, 순간을 바라는 자는 영원을 바라게 될 지도 모른다'

근데 무슨 말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ㅠ_ㅠ

 

 

 

 

이곳은 들어갈 때 신발을 벗어야 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그냥 벗어서 손에 들고 들어갔는데 아마도 돈을 받고 맡아주는 것 같은 사람도 입구에 있었다.

신발이 이렇게나 많은 걸 보면 들고 들어가면 안됐었던 걸까.. 하는 생각이 7년이 지난 지금에야 든다.

 

 

 

 

커다란 입구를 통과해 들어가니 드넓은 광장이 나왔다.

폐허가 된 도시라는데 어디서 사람은 이렇게나 많이들 온건지.

 

 

 

모스크 내부에는 뭔가 큰 물이 갇혀있는 곳이 있었는데, 누구는 마시고, 누구는 씻고, 누구는 양치하고..

뭔가 신성한 의미의 물인듯 했다.

 

 

광장 한켠에는 무덤처럼 생긴 것들도 모여 있고..

 

 

이곳이 가장 큰 예배당 같은 곳이었는데 특정 시간에만 들어갈 수 있는 것 같았다.

안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 앉아 기다리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이 흰색 대리석 건물은 Shaikh Salim Chishti의 무덤으로 악바르황제가 그를 찾아가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빌었었다고 한다.

지금은 많은 여인들이 이 무덤을 찾아 아들을 낳을 수 있게 해달라고 비는 곳인듯 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녔으면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바닥이 아주 매끈매끈하다.

 

 

 

그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컸던 자마마스지드.

 

흔히 우리는 중국의 어떤 것을 대륙스케일이라며 말할 때가 많은데

인도 역시 인구수가 세계 2위인 나라답게 스케일이 남달랐다.

 

 

 

 

 

천장을 올려다보니 예쁜 꽃무늬가 있길래 한 컷.

이곳 자마 마스지드도, 옆의 궁전도 인도 고고학회에 의해 훌륭하게 복원된 상태라고 한다.

 

 

전날 갔던 붉은성의 붉음에는 조금 못미치지만 이곳도 붉은 색의 돌로 만들어져 있었다.

옛 인도인들은 붉은색을 좋아했던걸까. 아니면 그냥 이 주변에 붉은 돌이 많아서였을까. 

 



 

 

자마 마스지드 (Jama Masjid)

입장료 : 무료

개방시간 : 일출 ~ 일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