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나시의 이름은 세 개입니다.

'바라나시, 까쉬, 베나레스'

다양한 이름만큼 인도가 가지고 있는 중첩된 이미지를 모두 품고 있는 3000년의 고도! 

흔히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바라나시를 보지 않았다면 인도를 본 것이 아니다."

미국 대문호인 마크 트웨인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역사보다 전통보다 전설보다 오래된 도시'

바라나시에는 어머니의 강인 겐지스강이 흐릅니다.

사람들은 매일 아침 그 물로 목욕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우리가 볼 땐 단순히 시체 썩는 더러운 물로 보이지만 이들에게는 그 어떤 보석보다 귀하고 성스럽습니다.

게다가 우기 때를 제외하고는 화장터의 불빛은 꺼질 줄 모릅니다.

새로운 생명이 태어남과 동시에 누군가는 흙으로 돌아갑니다.

작은 우주가 순화하듯 바라나시 내의 삶은 땅에서 하늘로, 다시 땅으로, 또 강으로, 그렇게 고리가 되어 연결됩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언가, 눈으로는 결코 보이지 않으며 마음으로 느껴야 합니다.

참고하세요!

바라나시에는 볼거리를 꼽을 수 없습니다.

그저 100여 개나 되는 강가와 가트 주변을 거닐고

걷다가 다리 아프면 쉬고 화장터를 지날 때면 잠시 머무르고, 

이른 아침과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갈 때면 보트를 타고 가트 밖으로 나가봅니다.

그렇게 여유를 가지고 찬찬히 보아야 진짜 바라나시의 내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무언가에 쫓기듯 바삐 움직인다면 하루로 족할 것이요, 

알 수 없는 오묘한 매력에 매혹된다면 한 달로도 부족할 것입니다.   

 


▶ 다샤스와메드 가트

100여 개나 되는 가트 중 가장 신성시 되는 가트는 다섯 개로 추릴 수 있습니다.

'빤치강가 가트, 마니까르니까 가트, 다샤스와메드 가트, 하리시 찬드라 가트, 아시가트' 

다샤스와메드 가트는 바라나시뿐 아니라 인도에서 가장 중요한 가트로 시내 중심인 고돌리아와 가깝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창조의 신 브라마가 10마리의 말을 바치는 희생제를 거행했던 곳으로

이름 또한 다스=10, 아스와=말, 메드=희생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이곳의 가장 큰 볼거리는 해질녘 펼쳐지는 '아르띠 뿌자'입니다.

강가의 여신에게 바치는 제사의식으로 힌두교 전통 의식에 따라 코브라 모양 등에 불을 붙여 정해진 동작을 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원채 순례객이 많은 지라 매일 거행되며 해질녘 시작해 어두워진 밤까지 이어집니다.

▶ 참고하세요!

화장을 하려면 장소도 대여해야 하고 불도 빌려야하며 장작도 구매해야 합니다.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쉽게 말해 돈 없으면 화장도 못한다?

헌데 인도는 아닙니다. 여건대로 받습니다.

많이 가진 자는 많이, 적게 가진 자는 적게, 소신껏 받는다고 합니다.

인도 마인드? 정말이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바라나시에 있는 화장터는 대대손손 가업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독점이나 다름 없지요!

우기 때는 가트 위까지 물이 차올라 수장된 시체가 통나무처럼 둥둥 떠다닌다고 합니다.

비위 약하시는 분들은 절대적으로 접근 금지, 바라나시에 방문하시면 아니되옵니다.   

사람이 타는데 정확히 3시간 30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살아생전 몸집이 뚱뚱하든 날씬하든 살집은 상관없이 모두 동일하다고 합니다.

인생무상이라는 말이 있지요, 타들어 가는 시체를 보니 참으로 허무합니다.

타고 나면 한 줌의 재밖에 되지 않는 몸뚱이,

살아 있을 때는 살려고 아둥바둥, 마지막까지 타지 못해 아둥바둥하는 골반뼈, 

그간 살아온 삶에 대한 회한, 앞으로 살아갈 날들의 고민, 원초적인 질문이 가슴을 후려칩니다. 

가족들은 화장을 지켜보며 절대 곡소리를 하지 않습니다.

물론 곡소리를 가장 많이 하는 여자들은 화장을 지켜볼 수 없습니다.

인도인도 인간입니다. 가족의 죽음은 가장 큰 슬픔이자 고통입니다.

하지만 죽음을 단순히 죽음으로만 보지 않고 삶의 마지막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망자를 기쁨으로 보내며 새로운 삶을 소원합니다. 

▶ 인도인들에게 목욕이란 단순한 위생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의 목욕이 눈에 보이는 몸의 때를 벗기는 거라면 이들은 마음의 때를 벗기는 일종의 의식과도 같습니다.

이렇다 보니 나름의 지켜야할 예법이 있습니다.

강가에 몸을 담글 때 머리는 항상 동쪽으로 향해야 하며 묙욕 예법에 해당되는 만트라를 입으로 외워야 합니다.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목욕에 임하는 사람들, 이들에게는 이것이 하루의 시작입니다.

▶ 목욕에 있어서도 여자와 남자의 구분이 명확합니다.

▶ 또 다른 가트에서는 요가 수행 중입니다. 

▶ 또 다른 가트에서는 빨래를 하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겐지스강의 물로는 못하는게 없습니다.

시체의 수장과 화장, 그 물로 목욕하고 마시고 정화해서 또 다시 쓰고, 물고기가 살며 낚시한 물고기를 먹고,

그렇게 원처럼 돌고 돕니다. 쓰고 또 씁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더러움을 논하지 않습니다.  

▶ 한  아이가 저를 향해 웃습니다.

팔고 있는 것이 아이스크림 같던데 팔아달라는 호객행위 대신 그저 해맑게 웃기만 합니다. 

사진 찍는 걸 알고 포즈까지 취해줍니다.

잠시 후 뒤돌아 제 갈길을 가덥니다.

아이의 어깨가 무거워 보입니다. 삶의 무게를 짊어지기에는 아직 너무 작고 왜소합니다.

▶ 바라나시의 사람들은 유독 초긍정의 사고를 지닌 미소천사들입니다.

차가 막혀도 허허- 손님을 놓쳐도 하하- 흥정에 실패해도 호호-

우리가 볼 때 이들의 삶이 지난하고 불쌍하며 가련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행복합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 행복하고 가족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음이 행복하고 신께 기도하고 예배드리는 것이 행복합니다.

바라나시는 말합니다.

열심히 살라고!

장래를 생각하되 너무 멀리 말고

과거를 돌이켜 보되 너무 오래 머물지 말며

지금 이순간을 더욱 충실히 살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