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친구 모임에서 태백산으로 눈꽃구경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눈이 귀한 안동에 살다보니...

눈꽃 구경이란 말에 혹하지 않을수 없었다...

준비는 다 할테니 몸만 오란다..

모두들 나미만 와준다면 다 간다는 분위기...

얼떨결에..그럼 가볼까..

이게 그만 허락의 말이 되어...

토요일 이른 아침에 나섰다...

관광버스가 벌써 와있고...

이런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이...

어느 산악회에 묻어서 가는 여행이였다..

회비도 싸니 얼른 얹혀서 가잔다...

이젠 늦었다...

뒷걸음 칠수도 없고...

버스에 올랐다..

일찍 나온탓에 버스에 오르자 마자 졸기시작했는데...

어느사이 눈이 보이기 시작했다..

갑자기 가슴이 설레이면서 창밖으로 연신 눈을 돌려보는데~

내가 앉은 창가의 창문에 선팅지가 벗겨진 틈으로

선명하게 아름다운 눈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태백산이란다..

유일사 매표소로 해서 천제단으로 그리고 당골로 내려오는 코스였다...

단단히 장비를 챙기고 마음의 준비까지 하고서..

출발~

살짝 올라서 뒤돌아보니..

와~~ 주차장에 줄을 선 자동차...

나만이 움직이는것이 아니였구나..

아름다운 산과 눈에 파묻혀...

올까 말까 망설였던 처음 마음은

벌써 간사하게 다 녹아버리고..

오길 잘했구나로 변해있었다...

처음 산행에 너무 욕심내어 힘든곳을 왔나보다...

땀은 비오듯하고...

숨은 목까지 차오르고...

주목 군락지라고 말하는데..

그저 한번 쿡~ 똑딱이를 누르고는

내가 내눈으로 보면 되지 사진까지 뭐 하러 찍어~

이렇게 힘든데...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잠시 쉬는 동안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또한번 사진을 꾹~누르고는

너무 힘들다...힘들다...힘들다는 생각만이 들었다...

친구가 밀어주고 당겨주고...

겨우 정상이 보이는 곳까지 오고보니...

사람들의 물결~

이 사람들은 잘도 가는데 나만이 이렇게 힘든건가?

평소 정말 내가 운동을 안했구나...

가볍게 한번 후회도 해보고...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내 힘듬과 상관없이 너무나 아름답다...

날씨가 너무좋아 나무끝에 메달려 있어야할 눈꽃은 다 녹아 없었지만

그래도 설경은 여전히 눈부시다...

드디어 천재단 정상...

태백산

와~ 내가 왔구나...

감격이다...

배고픔이 밀려오고 어여 점심먹자 졸라서 대충 자리잡고...

친구가 준비해온 김밥이며 컵라면을 너무나 맛나게 먹고..

평소 안먹던 라면도...어떻게 이렇게 맛이 있는지?

점심을 먹고 둘러보니...

온 산에 사람의 물결이다...

내려오는길은 내리막이였다...

오르막 보다는 한결 수월하다...

햇볕이 비켜간 자리의 나무들에는 눈이 남아있었다...

아름다운 그림들이 이제야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벌써 도착했다네..

눈꽃 축제 준비로 분주하다...

아니...나미가 정말 등산을 했단 말인가?

우와 이건 정말 놀랄일이야~ ㅎㅎㅎ

이제 슬슬 또 딴 생각이 든다...

사진을 좀 많이 찍을걸~

아휴~ 나미는 정말 못말려...

찬 바람 한점 조차 어디에서도 느낄수 없는 너무나 포근하고 따뜻한 날이였다..

도로는 벌써 질퍽해져 있었지만...

이마져도...기분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