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어느 시대의 무덤인지...
전설상의 왕릉 - 傳사벌왕릉

상주에서 들렀던 사벌왕릉.
이곳 상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곳이겠지만 외지인에게는 생소한 곳이었습니다.
상주에도 천연고도에서 보이는 왕릉이 있구나 잠깐 생각했지요. 그런데 이곳 사벌왕릉은 사실 누구의 능인지, 어느 시대의 왕릉인지 정확하게 기록된 것이 없어 전설상의 왕릉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냥 사벌왕릉의 아니라 전사벌왕릉(傳沙伐王陵)이네요. 비오는날 우산을 받쳐들고 사벌왕릉과 3층석탑을 둘러보았습니다.

경상북도 기념물 제25호이구요.
이 능은 상주에 있었던 소국인 사벌국의 왕릉으로 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근거가 없을까 싶어 네이버사전을 뒤졌더니 [...왕릉이라고 전하나 정사에 기록이 없어 누구의 묘인지 추정하기 어렵다. 신라 54대왕 경명왕의 다섯번째 왕자 박언창의 묘라는 전설이 전하는데, 박언창은 사벌주의 대군으로 책봉되었으나 후에 사벌국이라 칭하고 자립왕으로 11년간 다스리다 견훤의 침공으로 패망하고 이곳에 묻혔다고 한다.] 이렇게 살짝 추측을 하는 자료가 있군요. 상주는 견훤과 관련된 곳들이 많은데요. 견훤산성고 그렇고, 삼국사기에 견훤과 그 아버지 아자개가 상주출신이란 기록이 있어 아무래도 관련지어 지나 봅니다




여기 있는 이 석물들도 오래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능 왼쪽에는 신도비가 세워져 있고요. 1954년에 세워진 것이라고 합니다. 신도비에 상산박씨 시조 경명왕의 아들 박창언의 묘라는 내용의 있다고 하네요.

능 앞쪽으로 보면 높은 산이 병풍처럼 서 있는데요...저 산이 병성산이라고 합니다.
사벌왕릉은《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옛 사벌국의 성이 병성산에 있고 이 성의 곁에 있는 언덕에 우뚝하게 솟은 고분이 있어 사벌왕릉이라 전해오고 있다”라고, 《상주군읍지》에도 같은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데 다만 위치가 “성의 북편 9리쯤 떨어진 곳”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날이 너무 흐려서 앞 산이 잘 보이지 않아서 아쉬워요.

능 양옆부터 뒷편으로 소나무가 울창해서 더없이 좋아 보이는데요.
비를 맞아서인지 소나무들의 빛이 짙다 못해 검게 느껴집니다.

다른 석물들은 그나마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듯 한데...
양모양의 석물은 꽤 깨끗하죠. 이곳도 도벌꾼들의 손길이 이미 지나간 곳이라고 하네요.

일반적으로 능 주변에는 소나무가 울창하죠. 이곳 소나무들도 우람하긴 한데요. 전반적으로 건강상태가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병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나무는 까맣게 가지만 남은 나무도 있어요. 능의 존재가치를 높이기 위해 주변 소나무들도 함께 관리를 해주심 더 보기 좋을 거 같은데 말예요.

솔가지 끝에 빗방울이 참 이쁘죠.
몇초만 지나면 방울방울 떨어질 듯한... 능 옆에서 긴긴세월을 이렇게 버텨내고 있었겠지요.

왕릉 옆에는 화달리 삼층석탑이 있습니다.
보물 고적 조사 자료에 의하면 "사벌면 화달리(달천)에 석탑이 있는바 탑의 높이 20척, 기부 2간 사방의 3층석탑이다. 탑의 밑에는 높이 3척 어깨 넓이 1척 2촌의 석불좌상이 있다"라고 소개되어 있다고 합니다. 사벌면 화달리 둔진산 남쪽에 위치하고 부근의 지형으로 미루어 이곳에 남향사찰이 건립되었던 가람의 자리로 추측된다는데요. 이 탑은 1972년 탑 전체를 해체 복원한 거라고 합니다.
독특한 건 탑에 놓여있는는 목없는 부처상인데요. 이 탑과는 무관하지 않다고 적혀있는데...어떻게 연관이 있는지는 적혀있지 않네요.

상주 화달리 삼층석탑

*보물: 국가지정 문화재 보물 제117호(1963.1.21 지정)
*소재지: 경상북도 상주시 사벌면 화달리 422
이 탑은 통일신라시대의 3층 석탑으로 높이는 6.24m이며, 건립 연대는 9세기경으로 추정된다. 8매의 정대석으로 구축한 지대석 위에 탑을 세웠는데, 기단부는 단층으로서 하ㅌㅡㅇ기단 면석을 생략한 형식이다. 이는 상주나 문경지방에 분포된 탑의 특징이기도 하다.
하대석은 마치 하층기단의 덮개돌과도 같이 그 상면에 높직한 원호와 낮은 각형의 핌을 조출하여 그 위에 기단 면석을 받고 있으며, 상면 네 귀퉁이에는 약간의 경사로 합각이 뚜렷하다. 기단 면석은 8매석으로 짜여지고 있고 각면에는 모서리 기둥과 안기둥이 정연하다. 기단 덮개돌은 다른 석탑에 비하여 이례적으로 넓어서 신부와 면석보다 상당히 내밀어져 있음을 느끼게 한다. 현재 기단 덮개돌위에 있는 목없는 불상 1구와 석탑 부재는 이 석탑과 무관한 것은 아니다.

탑의 네귀퉁이 모양이 살짝 들린 모습이 아름답죠.
석탑에서도 저런 미를 살린다는 것이 기술도 기술이지만, 감각자체가 그저 존경스러워보일 뿐입니다.

푸르러야 할 소나무가 빗속에서 검게 서 있습니다.
솔잎은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이 남아 있네요.

사벌왕릉은 도로변 이정표 뒤에 자리하고 있고요. 충의사와 경천대방향 사이에 있습니다.
상주에 있는 사벌왕릉. 전설상의 왕릉이나 많은 관심은 받고 있는것 같지 않아서 조금 안타깝기도 한데요.
어느 곳이나 왕릉은 아이들이 교과서여행처럼 학습장소로 찾지 않으면 굳이 찾는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아무래도 관심을 둘만한 화려한 시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위락시설이 있는 것도 아닌 둥그런 무덤 몇개 있는 게 대부분이니 말예요. 하지만, 이런 모습으로라도 곁에 없다면 그 의미조차도 사라져버리겠죠. 우리 생활 주변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야 저것이 무엇인지, 왜 저기있는지 눈길한번, 생각한번 더 하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가까이 있는 지역민부터 관심어린 시선을 준다면, 차차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져 우리의 소중한 유산으로 남게 되겠지요.

상주시 사벌면 화달리 산44-1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