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메이지신궁에서 볼 수 있는 전통혼례
| 여행지 | 도쿄 |
|---|---|
| 일본 도쿄 |
1년 365일 파릇파릇한 청춘과 세계각국의 관광객들로 붐빈다는 '하라주쿠역'에 도착했을 때는 하늘마저 어찌나 파릇파릇한지..
히라주쿠역 건물 자체도 꽤 유명하다던데 에도시대 전통건축물인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목가적인 영국풍 건물이라고 한다.
어찌됐건 하라주쿠 ! 역을 나와 길을 건너면 그 유명한 하라주쿠 거리가 나오고
역을 등지고 길을 건너지 않은 채 오른쪽으로 걸어오면 ( 바로옆이다. )
코스프레로 유명한 진구바시 다리가 나온다.
일부러 일요일 오전으로 잡아서 왔는데 주말에만 한다던 코스프레 떼가 없다 !!
진구바시는 일본의 코스프레걸들을 일요일마다 볼 수 있는 걸로 유명하다.
하지만 내가 방문했던 시기는 겨울이라서 거의 코스프레를 볼 수 없다고 한다.
길을 건너 패션과 젊음의 도시 하라주쿠로 가기 전에 역 뒤에 자리한 메이지 신궁에 잠시 들리기로 했다.
아침부터 이런 멋진 숲길을 산책하는 기분은 정말 형용할 수 없을 지경이다.
게다가 날씨까지 완벽한 일요일의 시작이다.
한문 하늘천 모양의 나무문..
메이지신궁으로 가는 숲길을 걷다보면 몇 번이나 만날 수 있다.
메이지신궁을 방문한 날은 일요일 그리고 오전 중.
메이지신궁은 관광객보다는 결혼식 손님들로 더 북적거리는 것 같다.
일반인들도 일본 전통 혼례를 치룰 수 있는 곳으로 내가 여행하던 당시 엄청 나이 차이 많은 남자와의 결혼으로 일본열도를 떠들석하게 했던 여배우 "사와지리 에리카"의 결혼식 장소로도 유명하다. 물론 드라마에도 많이 나오고...
꽤 넓은 부지였는지 생각보다 멀었지만 그래도 맑은 공기를 맘껏 마시며 숲길을 걸어오다 보니 어느새 메이지신궁이 눈앞에 보인다.
특히 당시에는 모르고 찍었는데 저 기와건물 양옆에 서 있는 두 그루의 나무는 "부부목"으로 굉장히 오랜 세월 이 곳을 지켰다고 한다.
저 사이를 지나가면 부부가 백년해로한다고 하는 걸 들었다.
참고로 여기.. 우리 나라 사람이라면 결코 용서할 수 없는 한반도 침략의 주역인 메이지 일왕과 그의 아내를 신으로 모신 사당으로 그 유명한 신사참배하는 곳이다.
차갑고 깨끗한 늦가을의 기온...
습기라곤 1%도 존재하지 않는 듯한 쾌적함...
그리고 눈부신 아침의 햇살...
그리고 이 좋은 날씨에 어느 축복받은 한쌍이 혼례를 마치고 행진을 하고 있다.
몰려있는 사람들은 관광객인지 결혼식에 초대받은 하객들인지 분간도 안 가는데..
모두가 한 마음으로 신랑신부를 축복하고 있겠지.
메이지신궁의 일요일 오전에만 볼 수 있다는 전통혼례복장을 한 , 이제 막 부부가 된 사람들의 행진. 저 빨간 우산 아래있는 사람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문자 그대로 훤칠한 신랑과 곱게 차려입은 신부는 더없이 행복해보인다.
같은 시간 같은 하늘아래 있게 된 지나가는 행인의 자격으로 두 사람의 백년해로를 빌어본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거랑 다르게 실제로 보니 되게 좋아보였다.
나도 나중에 전통혼례나 할까?
신랑신부 뒤를 따라가는 하객의 행렬...
남자들은 주로 무난한 검정 수트일색이고, 여자들은 값비싸보이는 기모노에서부터 파티 의상까지 아주 가지각색이다.
행렬이 금새 지나가버려서 아쉬웠는데 금새 또다른 커플의 행렬이 시작되었다.
1월달인데 무지 많이 결혼하는구나...
그런데 이 커플은 신부의 옷이 까만 기모노인데다.. 좀 나이도 들어보이는 것이... 은혼식 이런 거 하기엔 좀 젊어보이고 .. 재혼인가?
원래 일본 전통혼례에서 신부는 하얀 옷을 입는다는 것 같던데...
하지만 다시 보니 아버지와 어머니의 손을 잡고 행진하고 있는 딸의 모습인 것 같다. 나는 또 좋은 사진을 건지게 해준 그들에게 진심어린 백년해로를 빌어주었다.
이제 슬슬 다음 장소로 가려고 걸어나오는 데 저 멀리에서 결혼사진을 찍고 있는 게 보인다.
이분들 정말 끝까지 사생활 침해 당하고 계시네. ㅋㅋㅋㅋ
뭐~ 나쁜 의도는 없는데다 .. 너무 행복해보이는 사람들이니까~~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고 하니... 모두 행복하시길 ~~!!!
나중에 돌아와서 하라주쿠 갔다가 코스프레는 못보고 메이지 신궁에서 전통 결혼식만 실컷 보다 왔다고 푸념아닌 푸념을 했었는데 의외로 메이지 신궁에 갔었는데 한번도 결혼식을 못본 사람도 많았다고 하니 이건 확실히 여행지에서의 운도 어느 정도 따라줘야 볼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어쨌건 그런 말을 듣지 듣지 않았더라도 그 행복해보이는 커플을 본 건 꽤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더 큰 행운은 내가 여행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 이 모든 행복과 행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