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토박이인 오랜 대학친구. 그 녀석이 맛있는 집을 좀 안다며 우릴 델꼬 가겠다한다. 그 동안 그 친구의 초이스에 불만을 가졌던 적이 1도 없었기에. 묵묵히 따라 나섰다. 오늘은 어떤 곳일까라는 기대감과 함께 

크고 잘 꾸며진 그런 공간은 아니지만, 반 백년을 운영해왔을 만큼 실력있고, 많은 이들의 발자취를 생각해보니, 오랜 유지의 비결은 맛이란 결론을 지어보며 들어갔다.

맛있는 tv와 백종원이 다녀갈만큼 인지도 있고, 많이 알려진 곳. 난 왜 여태 모르며 살았을까?

tv와 친하지 않은 내 삶이 그 답이다. 유명인들조차 인정했던 곳이라니 그 맛은 어떠할까?

간단해서 보기 좋았던 메뉴. 고르기는 참 편해 좋습니다. 하나에 올인하는 기분?

안으로 쭉쭉 들어가니 생각보단 큰 공간이었습니다. 근데 사람이 어찌나많은지. 종로3가역맛집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괜한 말이 아니었군요.

기본 찬들이 많진 않지만, 집에서 먹는 깍두기 마냥 친근하고 정겹고 입맛에 딱들어 맞습니다. 

보글보글 끓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른 비주얼. 울긋불긋 가을날의 단풍과도 같은 화려한 색상을 자랑합니다.

파와 마늘 등의 양념과 어우러진 탓일까요. 느끼함은 없고 얼큰함은 가득합니다. 그렇다고 매워매워 할 정도의 매운맛도 아닌 것이, 참 독특하고 개운하게 다가오는 것이 일단은 술을 부릅니다. 

조그마한 상 위에 가득한 큰 양푼이라.

상이 작은건지 양이 많은건지는 모르지만, 우리 다섯명은 그 조그마한 공간에 잘 어우러져 맛있는 술자리를 진행합니다.

스멜이 장난아니다. 좀 나이가 있으신 이모님의 솜씨인지라. 세월의 노하우와 그 손맛이 이 안에 다 들어 있으리란 생각을 해보았다. 

오랜 전통과 숙련된 조리법은 세월이 반백년 지나도,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는지, 세대를 초월해 젊은 사람부터 나이든 사람까지, 다양하게 구성된 손님들 층이 느껴졌다. 계림 닭도리탕은 그런 맛이었다.

닭고기를 좋은 것을 쓰는지 식감이 탱탱하고 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뜯어먹을때의 그 쫀득거림이 좋았다. 

서로를 아끼는건지, 자기가 안 좋아하는 부위를 주는건진 몰라도, 상대의 빈접시에 채워주는 모습이 훈훈하게 느껴진다. 

아끼는 것이라 생각할란다 ㅎㅎ

오늘의 이 자리가 즐겁다. 오래간 만에 하나로 똘똘뭉친 우리는 자랑스러운 미래의 일꾼. 일을 하려면 많이 먹어야한다. ㅎㅎㅎ
소주 한잔에 큼지막한 살점 하나.

큰 걸 뽑았다. 아싸! 소리죽여 좋아했다 ㅋㅋ

잘 익었으니 열심히 먹자. ㅎㅎ 배불러도 맛있는건 남기는게 아니제....

마감시간이 다되니,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마감 준비를 하시는 이모님들의 모습. 그렇지. 연세가 있으신데, 칼퇴하셔야징.  그런 풍경이 다들 익숙한 지 슬슬 정리를 하는 모습도 이색적이다.

배불리 잘 먹었다. 진심

오늘같이 추운 날이라면 더욱 흥에 넘치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종로3가역맛집.

종로3가에 갈일이 있다면, 그 맛을 보고 오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