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노베이션 소식은 계속 듣고 있었는데 가자 가자 하고 여적지 못 들렸던 나인스 게이트. 인테리어만 바뀐게 아니라 메뉴와 내실에도 노력을 많이 하여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더더더 궁금했던 곳! 특히 주말 런치가 아주 가격대비 만족스럽다는 평이 많아 절친 언니들과 함께 출동합니다. (주말 런치는 에피타이저 1개/메인 1개/디저트 1개를 고를 수 있는 3가지 코스가 43,000원(봉사료, 부가세 붙음), 에피타이저 2개/메인 1개/디저트 1개를 고를 수 있는 4가지 코스가 55,000원(봉사료, 부가세 붙음)에 서빙됩니다.)

역사를 품에 안은 레스토랑

나인스 게이트는 조선시대에 있었던 서울의 네 개의 大門(사대문)과 네 개의 小門(사소문) 이외에 사교의 장으로서 서울의 아홉 번째 문이라는 뜻입니다.
1924년 조선호텔이 4층 건물일 때 문을 연 `팜코트'가 그 전신이며 1970년 ‘나인스 게이트’로 이름을 바꾸었고 다시 국내 그릴 요리를 대표하는 나인스 게이트 그릴로 재단장했습니다. 역사의 흐름과 함께 모습, 서비스, 메뉴 등은 변화해왔지만 정치, 경제, 문화계 등 지성인들의 만남과 사교의 장소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85년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나인스 게이트 그릴 입구에는 옛 조선호텔 사진과 마를린 먼로, 무하마드 알리, 포드 미국 대통령, 반기문 UN사무총장 등 방문 고객의 사진이 걸려 있으며, 레스토랑 내 별실마다 서재필 룸, 팜코트 룸, 헤븐 룸 등 역사성을 상징하는 별도의 이름들이 붙여진 것도 특징입니다. 특히 서재필 룸은 조선호텔에서 1년 여 동안 거처하며 독립운동을 했던 서재필 박사를 기리는 뜻에서 만든 것으로 서재필 박사의 사진 및 독립신문 등을 전시해 놓고 있습니다.
나인스 게이트 그릴 전면의 통 유리 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환구단은 고종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세운 곳 입니다. 돌 북, 세 개의 문.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잘 꾸며진 정원을 내다보며 식사를 할 수 있고 특히 야경이 아름다워 프로포즈 장소로도 인기가 있습니다.
한국적 아름다움과 사계절의 미를 즐기며 식사를 할 수 있는 점 외에 명당이라는 설 때문에 많은 고객들이 중요한 만남이 있을 때는 반드시 나인스 게이트 그릴을 찾는다고 합니다.

- 조선호텔 홈페이지 中에서 -

새하얀 난초에 살짝 가려져 약간은 프라이빗한 느낌도 나고 밖에 정원도 잘 감상할 수 있는 저 홀 맨끝 자리가 역시 탐나는데.. 서버님 말씀이 꽤 인기가 있어서 빨리 예약을 주셔야 한다고- 예약하실 때 13번 창가 자리를 언급하시면 신경써 주신다고 합니다. *^^* 올해가 가기전에 좋은 분과 함께 가고 싶네요! ㅎㅎㅎ

적당히 따뜻하면서 적당히 바람도 부는 토요일 오후.. 전면 통유리 창으로 보이는 환구단 풍경에 저절로 시신경이 맑아지는 느낌이네요. 밤에는 또 로맨틱한 감성이 묻어나는 곳으로 변모하니 역시 특별한 날에 찾을 만한 곳인 것 같아요!

나인스 게이트!

오늘의 센터피스는 미니 장미. 소복하게 담긴 쁘띠 로즈들이 올망졸망 귀여워요!

시원한 미네랄 워터도 한잔 들이키고..

리치한 버터~ 아앗! 순식간에 로고 종이를 떼 가신 서버님! 너무 번개같으십니다. 찍고 싶었는데.. ㅠ.ㅠ

식전빵. 예전 리노베이션 전에 꽤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요즘 빵이 맛있는 곳이 너무 많아졌는지.. 제 입맛이 달라졌는지.. 조금 무난~ 아쉬웠던! ^^

Grilled Scallops With Beet Root Carpaccio Goat Cheese & Toasted Walnut Autumn Baby Green With Wine Vinaigrette

레드 와인 비네그렛의 어린잎 샐러드와 호두, 고트 치즈, 비트 루트 카르파치오의 가리비 구이

개인적으론 어린잎류보다 루꼴라의 싱그럽고 쌉싸레한 특유의 맛을 좀 더 좋아하기 때문에 연어 & 광어 까르파치오를 고를까 하다가 가리비가 갑자기 먹고 싶어서 선택했는데 깔끔하고 귀여운 프레젠테이션에 비트, 가리비, 자몽과 고트치즈의 하모니로 한 입 두 입 먹다보니 어느새 샤샤삭 없어진 에피타이저~ ㅎㅎ

Grilled Australian Wagyu Rib Eye SteakWith Mushroom Sauce

버섯 소스의 호주산 와규 꽃 등심

그동안 숯불에 맛있게 구워낸 최고 립아이에 너무 길들여졌는지.. 일단 두께에서 약간 아쉽..(최 쉐프님~~ 내년까지 어떻게 기다리나요!! ㅠ.ㅠ) 사이즈가 좀 작아도 도톰한 스테이크가 좋은 건 저 뿐인가요? ㅎㅎ 게다가 이날따라 고기 퀄리티와 숙성도가 다른날에 비해 좀 아니었는지, 씹으면 씹을수록 입안가득 퍼져나가야하는 고소한 육즙은 어디가고.. 양파마저 그 천연의 단맛이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흑~ 밋밋했던 메인에 가장 큰 아쉬움이 남았네요.

버섯 데미글라스 소스. 각 재료들이 뭉근하게 녹아든 풍부한 감칠맛이 좋은 나인스 게이트 표 데미그라스 소스- 레서피 알아다가 집에서 함박 스테이크나 오믈렛 만들어 먹을 때 곁들였으면 넘 좋겠어요! ㅎㅎㅎ

지인님들의 디저트 몰래 찰칵! ㅋㅋ 위의 것은 건포도 치즈 케이크와 라즈베리 발사믹 아이스크림, 사워체리 소스 플레이트이고 밑의 것은 아카시아 꿀 소스와 헤이즐넛 아이스크림의 호박 케이크입니다. 우리 모두 건포도를 싫어해서 고민했으나.. 건포도를 쏙쏙 빼내고 먹고야 말겠다는 치즈 케이크를 향한 강한 의지가 지인님의 마음을 굳건하게 했고, 베키아에서 공수한 것이 아닌 나인스 게이트 표 치즈 케이크- 체리 소스를 부어 맛있게 먹었습니다. ^^ 새콤하고 상큼한 맛이 좋았던 라즈베리 발사믹 아이스크림도 맛있게 냠냠! 헤이즐넛 내음이 물씬 나는 아이스크림과 우리 예상과는 다소 달랐던 비쥬얼이지만 엣지있는 모습과 촉촉하고 달콤한 맛이 은근 매력있었던 호박 케이크도 깔끔하게 eat! eat!!

Chocolate Devil Cake, Hoji Tea Ice Cream, Earl Grey Tea Cream

초콜릿 데빌 케이크, 호지차 아이스크림, 얼 그레이 크림

이거슨.. 제가 고른 디저트. 단게 ㄸㅒㅇ기던 차에 초콜릿 데빌이라는 강한 어구가 심금을 울렸고 호지차 아이스크림이 백업을 해주니.. 그야말로 이 당시 저에겐 최고의 라인업!! 고민없이 골랐어요!! 비쥬얼도 심플하지만 어여쁘네요! ^^

진한 초콜릿맛 케이크에 아이스크림... ^.^~ 개인적으론 호지차의 풍미가 조금만 더 강했으면 좋겠지만~ 만족스러운 디저트였어요!!

페퍼민트 티로 마무리~ 두시간 내내 즐거운 웃음과 대화가 끊이지 않았던 이 날- 우리 진짜 절친이니까 앞으로 자주 자주 보자, 언니들!! 아마 내년에는 내가 매일 매일 콜할지도 몰라~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