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시로 나온 호두 두부.

위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슬며시 드러내는 호두 반쪽과 우니, 와사비가 올려져 있고요, 탱글한 두부가 맑은 다시 국물에 반신욕을 하고 있네요! ㅎㅎㅎ 설명해 주신대로 와사비를 다시 국물에 살짝 풀어 젓가락으로 두부살을 사-악 갈라 입에 넣으니.. 우선 탱탱하면서도 녹진한 두부살이 입안에서 요동을 치고 견과류의 진하고 고소~한 맛이 한가득! 호두 두부도 참 맛있네요! ㅎㅎㅎ

아사히 생맥 한잔!! 맘같아선 받자마자 꿀꺽꿀꺽 들이키고~ 캬~! 이맛이야!! 한잔 더!!를 외치고 싶지만.. 그건 상상속에서나.. ㅎㅎ 거품도 잘 살아있고 시원하면서 일반 호프보다 더 입안에 성기는 맛! 하지만 도쿄 뒷골목에서 먹었던 그 걸주욱하면서 크리미한 그 맛까지는 아직 아닌 것도 같아요.. 헤헷~!

질 좋은 나마비루에서 볼 수 있다는 엔젤링~

주문한 사케를 도쿠리에 따라 주시는 매니저님. 아유~ 잔도 이쁘고, 도쿠리도 귀엽고!! 잔에 홀려서 정작 사케는 찍지도 않은.. ^^;; 제가 주문한 것도 아니라 이름도 모르는데.. 아무튼 미인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던 것도 같고.. ㅎㅎ

저는 (이래뵈도) 여자이니까 핑크잔! ㅋㄷ

서비스로 따뜻한 사케도 한잔씩!

따뜻한 물에 마시기 좋게 데워져 나오는 사케.. 처음 마신 차가운 사케가 깔끔하면서도 플로럴한 향과 맛이었다면 이 사케는 좀 더 깊고 진득한 맛..

홀짝-! 음.. ^^

무 우메보시 샐러드. 무를 도톰하게 썰어내어 아린맛을 없애기 위해 물에 담구었다가 씨를 뺀 우메보시를 으깨어 버무린 샐러드랍니다. 고소한 맛을 더하기 위해 잔멸치도 솔솔 뿌려 주었고요, 쌉싸레한 맛의 무순도 더해져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지요.

오독한 식감과 깔끔한 맛이 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아쉬웠던 건 무 자체가 약간 맛이 덜 든겐지 그 특유의 시원하면서 단맛이 좀 덜해서 약간 밍밍한 느낌도 있었어요. 씹을수록 그 맛이 배어 나오면 더 맛있었을 텐데.. 그래도 새로우면서 입맛을 잘 잡아주는 맛있는 샐러드였어요!

가지 된장 볶음. 가지를 살짝 튀겨 야채, 버섯을 넣고 된장으로 볶아낸 요리입니다. 제가 넘넘 좋아하는 맛있는 가지~ 저희 집에서도 데쳐 먹고, 무쳐 먹고, 볶아 먹고, 튀겨 먹고~ 다양하게 많이 음미하는 식재료인데 일본 사람들도 가지 참 좋아하죠! 가지의 베스트 조리법이라는 살짝 튀기기를 한 후 팬에 넣고 각종 야채와 미소 소스로 살살 볶아내었어요! 은은한 미소의 단맛과 구수함이 여러 야채들과 잘 하모니를 이루네요. 개인적으로는 가지를 살짝 더 튀겨 냈어도 좋았을 것 같아요! ^^

크림 고로케와 샐러드. 튀겨져 나온 모양새부터 먹음직스러워요~

케첩이나 우스터 소스를 곁들이지 않고 볶은 소금을 찍어 먹어요. 안의 소가 크림 스타일로 부드럽고 리치하면서 고소하기 때문에 그 맛을 더 배가 시켜줄 고운 소금이 적당한 궁합인 거라능~

이미 슴슴히 간이 되어 있어서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볶아서 곱게 간 소금을 살짝 곁들이면 단맛과 꼬순 맛이 좀더 배가되어요! 아~ 맛있다!!

돼지고기 항정살 구이. 쥬이시한 항정살을 그릴에 구워 곁들여진 파채와 함께 먹는 요리!! 저 끝에 살짝 함께 나온 소스는 통후추를 갈은 것에 유자를 넣은 통후추 유자 소스인데요, 통후추의 매콤하면서 짜릿한 맛은 그대로 살아있으면서 유자 향이 확- 나는게 기름진 항정살과 잘 매치가 되네요. 역시 항정살은 씹는맛에 고기맛도 좋아서 좋아하는 부위~ >_

쯔께모노입니다. 인테리어편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앞으로는 춘하추동을 통해 직접 집으로 가져다 맛볼 수도 있는 일본식 야채 절임이죠~

치자로 곱게 물들여 절인 가지. 맛을 보니 가지 특유의 뭉근한 텍스쳐가 아니라 꼬독한 치감이 놀라웠던.. 맛도 상큼하고 좋아서 계속 집어 먹었네요!

다꾸앙~ ㅎㅎㅎ

조금 더 청하자 내 주신~ ^^ 이번엔 가지가 아니라 순무 절임을 주셨네요. 순무도 맛이 참 좋아요!!

우동. 가쓰오부시 다시에 탱탱한 면발과 유부, 어묵, 파의 심플한 구성!

국물을 미리 대량으로 끓여 놓으시는게 아니라 오더가 들어올 때마다 다시 국물을 내신다는데.. 우리 나라 스타일 맛보다는 좀 더 은은하면서 단맛이 끝에 감돌고 맑으면서 깊은 스타일.. 따뜻한 국물이 들어가니 쌀쌀한 바람도 별것 아닌것만 같고.. 좋아요~ ㅎㅎ (갑자기 떠오르는 혼카레! 오예~ ㅎㅎ)

사이카보식 회덮밥. 치라스시입니다.

도미, 광어, 새우, 참치, 계란과 연어알이 올라가 있네요.

와사비 간장 소스를 넣고 슥슥 비벼서 냠냠~!

도미 차즈께! 오차즈케를 좋아하는데- 도미차즈께가 메뉴에 있어서 참 반가웠던! 실제로 도쿄 사이카보를 찾는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인기 식사 메뉴라고 하시더군요.

오차즈께는 밥에 오차를 부어 훌훌 말아 먹는 식의 음식인데 그냥 차만 부어 먹을 수도 있고 고명으로 연어나 우메보시 혹은 개인적 취향에 따라 여러 종류의 음식을 올려 먹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이카보는 오차대신 다시 국물을 사용하네요~ 역시 맑고 고운 국물! ^^

잘 우려낸 다시 국물을 밥과 도미살을 미소에 버무린 고명, 김가루와 와사비가 담긴 그릇에 붓고..

잘 섞어서 먹어주면 되는 거죠~ 어째, 약간 우리나라 죽 같은 간지도! ^.^

아~ 이거 괜찮네요. 일반적으로 오차즈께에서 맛볼 수 있는 심플하고 담백한 맛보다는 약간 농후하면서 포근한 맛.. 다시에 미소가 섞이면서 구수한 맛도 나고 약간 어죽 같다는 느낌도 나면서~ 뜨끈한게 든든한!! 게다가 도미살도 튼실하게 들어가있고~ 끝맛은 섬세하면서 정갈한게 맛있었어요!!

미소 시루도 함께 나왔지만 도미차즈께가 맛있어서 몇수저 못 먹은.. ㅎㅎ

입가심으로 신선한 야채 스틱!

그리고 유자 미소와 볶은 된장. 야채를 찍어먹는 소스도 이렇게 두가지 종류의 된장 소스가 준비되었는데, 유자 미소는 딱 일본풍의 새콤달콤 균형있는 맛.. 볶은 된장은 소고기 고추장이나 강된장 스타일로 잘게 다진 고기와 미소를 볶아내었는데 우리나라 강된장보다는 좀 덜 짜고 덜 강하면서 조금 더 달고 전체적으로 순한 맛.. 취향따라 찍어 드세요!! ^^~

이제는 바야흐로 디저트 타임입니다. 시소 셔벳이예요~ 시소 특유의 맛이 잘 살아있는 셔벳.. 식용 장미잎은 얼른 내 입으로 쏘옥-!

크림브륄레. 부드러운 크림층과 아작아작한 설탕층을 함께 맛 볼 수 있는.. 저는 조금 더 달고 리치한 스타일도 좋아요! ^.^

마지막으로 모나카! 바삭한 모나카 껍질 속에는 직접 만든 팥소가 들었는데.. 팥이 정말 인위적으로 단 맛이 아니라 팥 특유의 내츄럴한 단맛이라 더 좋았던!!!! 단거 별로 안 좋아하시는 남자분들도 맛있게 드실만한 디저트예요!! 참 좋네요~ *^^*

전체적으로 맛도 괜찮고 분위기도 멋지고 서비스도 굿인 도쿄 사이카보!! 웅장한 겉모습에 지례 많이 비싸겠거니.. 겉모습만 화려할 것도 같다느니 이런 선입견을 갖지 말고 점심에 식사 하러~ 저녁에 가볍게 한잔 하러 한번 들려보세요. 아마 일본에서 날아온 가정식 요리의 새로운 매력에 빠지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