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랑 사실 가장 알콩달콩해야 할 때여요. 100일이 조금 지난.. :) 

그렇지만 이 남자, 잠수탔습니다. 저는 기다리기로 했구요...

저는 35, 남자는 39... 둘 다 관계를 가볍게 시작할 나이도, 쉽게 끝낼 나이도 아닙니다.

잠수 탄 이 사람을 기다릴 수 있는 이유는, 그 사람이 그만큼 힘들만한 상황이기 때문이구요.

원래부터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그간 모은돈 병원비로 다 쓴 상황에서

저랑 사귄지 두달쯤 된 시점에서 어머니도 큰병을 진단 받으셔서 수술하느라 대출을 받아야 했습니다.

저에게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고 폐끼치기 싫다며 헤어지자고 해서 헤어졌다가...

서로 마음이 멀어진게 아니니 안부 주고받다가 자연스레 다시 사귀게 되었습니다.

사실 헤어질때도 설명은 그냥 자신이 연애할 상황이 아닌거 같다...는 말 뿐이었어요.

어머니 편찮으시단건 나중에 알게 되었구요, 설명이 많이 부족한 남자죠.. ㅎㅎ

남자친구의 상황에 대해 제가 설명한 것 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건 별로 없습니다.

그냥 병명을 알고있는 정도? 수술은 무사히 성공했으나 회복경과는 전혀 모릅니다.

구체적인건 말하기 싫어해요. 저에겐 밝은 모습만 보여주려 해요...

어머니 상황에 대해 관심없어서 아무말도 묻지 않는게 아니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그 문장조차 끝내지 못하게 하더라구요...

여하튼 다시 만난지 한달정도 되었는데,

목요일 밤에 마음이 힘들다며, 머리속에 자꾸 건강하지 못한 생각이 든다고 하더라구요...

어떤 생각이냐고 물어도 답을 피하구요...

그러다 평소와 같은 내용의 통화를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 이후로 제 카톡에 대한 답은 커녕 확인도 안하고 있네요. ㅠㅠ

사실 다시 만나는 기간동안도 처음처럼 연락이 잘되거나 하진 않았어요.

사흘에 한번정도 연락되는 꼴? 그래도 그때는 제가 보내는 안부 카톡을 꼬박꼬박 확인은 했는데...

제가 느끼기에 본인이 컨디션이 좋고 마음이 다스려질때만 연락하는 것 같았어요.

남자친구 일이 바쁜 편인데, 그래도 쉬는 날에는 꼭꼭 저랑 데이트했던거 같아요.

집이 좀 멀어서 평일데이트는 안하구요...

연락되고 만나고 할 때는 늘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지 힘들어서 이러는거라고 생각해요.

이 사람이 하는 생각들, 삶에 대한 시선이나 태도를 정말 존경합니다.

만난지 오래된것도 아닌데 처음부터 알수 없는 믿음을 느꼈고,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그 믿음은 견고해요.

그렇지만 마음 한 구석에 자꾸 불안이 생겨요.

이 사람, 또 저에게 폐끼치기 싫다며 헤어지자고 하진 않을까요?

저는 지금 힘든거, 힘들지 않다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견딜 수 있어요.

자신이 마음에 병든거 같다는건 알려주고 잠수탔잖아요.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자신의 행동이 이상해도 이해해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였어요, 저는...

이렇게 바로 잠수탈 줄은 몰랐지만...

상대가 저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신의 삶이 너무 벅차서 저를 놓아버릴까 걱정입니다.

저는 놓치고 싶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이 사람과 오래 함께 할 수 있을까요?

현명한 답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