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여자고 2년 조금 넘게 사귄

또래 남친이 있었어요.

첨에 남친의 일방적인 구애로 사귀게 됐는데

이상형이니 뭐니 그렇게 이뻐해주고

다정할 땐 또 세상에 제일 다정했구요...

헤어지기 직전에는 완전 저 혼자

일방적으로 좋아했던거 같아요...

사귀는 동안 크고 작은 여러가지 사건들로 

자주 다퉜지만 거의 홧김에 

헤어지자고했다가 다시 만나는걸 수도 없이 반복해왔었죠.

싸울땐 피터지게 싸우다가도 다시 만나면

또 너무 좋고... 못헤어지겠으니 이건 아니다

싶은데도 계속 다시 만나게 되고...

솔직히 이상형으로 따지면 제 성에도 안찰뿐더러...

남친이 먼저 대놓고 아직 결혼생각이 전혀 없다고 못박고 나오고,

일일이 다 쓰진 못하겠지만

좋은 남자라고들하는 조건에 결격사유도 꽤 되는

사람이네요...

주변에서도 왜이렇게 남자보는 눈이 없냐...

왜 그런 사람이랑 사귀냐해도 좋은 점을 더 크게보고 조건없이 좋아했어요...

저라고 뭐 허물없는 사람 아니고 ...

그냥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만나는거고

만나서 좋으면 그걸로 만족이였고,

헤어져서 힘든것보단 차라리 

그 사람 곁에서 힘든게 더 나았으니까요...

그렇게  수십번을 반복하다가 

봄쯤 제가 야간근무를 하게되고 남자친구랑은 

일주일에 한번씩 보게 됐는데 나이가 나이인지라

너무 지치더라구요.

설상가상 일시작후 두달쯤부터 얼굴도 급노화해서

지금은 아줌마,이모소리를 듣기시작했어요.

작년 가을까지만해도 빈말일지언정 항상 제 나이보다 3,4살 씩 어리게 봐줘서 나이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덜했고 

제눈에 안경이라고 남친이  이쁘다는 표현을 사귈때 부터 변함없이 쭈욱해줘서 외모에 대한

큰 콤플렉스는 없었는데...

크게 잘나진 않았어도 나이보다 항상 어려보인다는 소리정도는

듣고 살았다가 한순간에 30중반으로도 보이게 됐네요.. 곱게 나이든것도 아니고 그냥 망가졌다고보는게  좋겠네요ㅜㅜ

저도 믿고싶지 않았어요...

무슨 저주가 걸린건 아닐까 왜 갑자기 이렇게

얼굴에 볼륨이 팍팍 꺼지게 된건지...

작년말에 듣던 나이에 비해

10살정도는 더 많아보이게된거니까요...

제가 무슨 마약을 한것도 아니고 윤곽을 했던것도 아니고 죽을만큼 힘든

인생에 크나큰 역경이 생겼던 것도 아니였는데

원인은 도무지 야간근무밖에 안떠오르네요 ㅜㅜ

항상 나이보다 어려보이게 봐줘서 

저는 당연히 나이를 늦게 먹을 줄로만 알고 살았는데... 

사람은  당연히 늙는걸 알지만 적어도 

제 나이로는 보이고 싶은데

30초반인 저보다 나이 많은 손님도

저보고 이모라고 했다가 듣기좋으라는식으로

누나라고 했다가 또 다음에 와선

이모한테 서비스 고맙다고해라고

하질않나...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여자분이 

언니라고했다가 갑자기 이모 고마워요라고 

하질 않나...자존감이 와락 떨어졌었어요...

세상이 딱 무너지는 기분이 이런걸까요...

이렇게 절망에 허우적대고 있을때 남친은 아주

신나게 놀러다니더라구요...

그 중에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여친이 생겼는데

딱봐도 저랑 반대인 20즈음 되어보이는 이쁘고 여성스럽고 나긋나긋한 천상 여자스타일...

그 커플은 이제 막 사겼으니 얼마나 알콩달콩하겠어요...아주 애정듬뿍이더라구요..

그리고 어떻게 말을 해야 사랑받을지 아는 성격이랄까...ㅜㅜ같은 여자가 봐도 부러운 그런...

딱봐도 남친이 좋아할 스타일이기에 

외모자신감이 하락했던 시기에 저는 해서는

안될 질투를 했어요...결국 자기가 헤어짐을 결심한 이유가 이거라네요...어떻게 친구여친을 관심에 두고 좋아하겠냐고 말도 안되는 오해를 한다고...

원래도 제가 많이 괴롭히긴했지만 이걸 계기로 돌아서버리더라구요...

그 커플 사이에 끼여서 자주 놀고 친하게 지내던 시기에  유난히 더 차가워지기 시작하길래 연관짓게 된건데 티라도 내지말고 참을걸...

저는 혹시나 자기친구도 그런 좋은 여자를 만나는데

자기라고 안될까하는 비교의식 때문에 나한테 더

소홀히 대하고 그러는거 아니냐며  질투를 하고 만거죠...

그도그럴것이 저의 급노화가 한참 진행중이였고

그 커플이랑 친하게 지내던 그 시기에 

그렇게 애교있던 남친이

보고싶다는 말조차 먼저 꺼내질 않고 애정표현이확연히 줄어들었으니까요...

제가 통화로 보고싶다고 애교를 부려도 다른 말로 화제를 돌리질 않나..왜이렇게 요새 단답에 

통화든 카톡이든 할말만 딱딱하고 마냐고 

애정표현도 줄고...그랬더니 오히려 저한테 따지더라구요...이모티콘붙이면 되는거 아니냐고

정 원하면 니가 먼저 애정표현 해보라면서요...

아무리 싸웠어도 풀리고나면 이런적이 없었는데...

곳곳에서 이별의 징후들이 보이기 시작... 

저랑 일주일에 한번 보는건데도 먼저 저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약속잡혔다고하고선 가려고하니 뭐라하니까

이것도 이해 못해주냐고 오히려 더 화내고...

이 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미우니고우니하더라도  일주일이면 4번은 

저를 보려했는데...

예전같은 생기있는 눈빛도 전혀 아니고

작은 것도 예민하게 굴고 트집잡고 꼴보기 싫어하고...

이쁘다는 말은 한번 할까말까에...

몇 달 전까지도 저한테 애정표현에

애교부리고 사랑스럽게 쳐다봐주고 

이쁘다고 사진도 찍어주던 사람이였는데 

아무리 싸워서 홧김에 헤어지자고는 했어도

어쩔 수 없이 견디며 마지못해 사귀는 느낌들게 하고

갈수록 천천히 계속 

멀어지는듯한 이런적이 없었는데...

다른 사람들하고 있을 때가 훨씬 행복해보이고

저랑 있으면 지루하고 피곤해하기만하고...

일부러 답장도  늦게 해봤지만 얼마전까지만해도

이러면 노발대발했을 사람이 이젠 별반응도 없고...

일주일에 한번 보는 하루전엔 컨디션 관리고뭐고

24시간 넘게 잠을 안자고 계속 밖에서 놀질 않나... 

잔소리하니까 또 피곤해하고

답장도 성의없고 하길래 

요새 왜 계속 이러냐고 이제 감정이 

안남은거냐고 물었어요...

그런거 같대요...말도 안되는 의심한다는게 큰 이유구요...지친다고하더라구요...

저도 제가 피곤한 스타일인거 아는데도 항상 자존감없는 연애를 하다보니 이 모냥이네요...

그래서 그냥 놔주겠다고했어요...

그러다가 제 잘못이 큰거 같아서 바보같이  

그담날 또 잡게 됐구요...

너무 빨리 잡은걸까요...

일주일만 시간을 달라더라구요...

알겠다고했어요...

그 다음날 구남친 페북이 궁금해서 들어가보니

그 커플이랑 셋이 맛있는걸 먹은 사진을 올려놨더라구요...그것까진 그러려니했어요...

근데 댓글이 가관인게 무슨 막사귄 여친한테나 할만한 다정한 멘트를 날려놨네요...

자기여자 아니라 애정표현만 없을 뿐이지

뭔가 10살 연상남친이 자기여친

유리구슬 다루는 느낌처럼요...

순간 드는 생각은 나한테 저거에 절반해줬어도

내가 덜 불안했을텐데 여친한테도 못해주겠다던

다정한 표현이 왜 남의 여친한테는 나오냐고...

내가 이걸보고 무슨 생각이 들지 모르고

그냥 별생각없이 그렇게 해놓은거냐고...

솔직히 다른건 몰라도 내가 갑자기 노화된 시점에 

니가 쌀쌀맞아진거 같다고

또 따지게 되고 일주일 생각이고뭐고 나도

마음 완전히 접었다고했어요...

자긴 똑같은거 같고  댓글도 계속 주고받은것도 아니고 얻어먹은거라 감사표시라면서 

넌 이래서 안된다며 또 확인사살 당하고...

근데 정말 웃긴건 저 위에 행동을 그대로 하면서도 막상 만났을 땐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려했던건지 모르지만

애정표현정도나 눈빛은 달라졌을지라도

한번씩 퇴근하고 와서 자고있는데 깨우기전에 어루만져주기도하고 

제 밥도 사와서 챙겨주고 항상 그랬듯이 먹을때

잘 뭍히고 먹는 제 입도 닦아줬었는데...

신발끈 정리도 직접해주고 자기꺼 살 때 작은거지만

제것도 필요한거 없냐고 항상 챙겨주고...

스킨쉽 같은것도 전혀 없었던게 아닌데...

저 준비하는 동안 피곤하다고 잠깐 눈 붙이다가도

억지로 참고 일어나서 데려다주고..

근데 서로 안보고 있는 상태에선 또 금방이라도 헤어질듯이 저렇게 냉랭하니 너무 헷갈렸던거죠...

차라리 남친이 다른 여자가 좋아졌다고했거나 

그냥 니 성격도 싫고 갑자기 폭삭 늙어버린 얼굴도

못나져서 싫어졌다고 이제 다른 사람도 만나고싶다고

말하고 떠났다면,

만나서도 저렇게 예전에 해줬던 행동을 다 끊고 더 냉정하게 대해줬더라면 

이렇게 힘들진 않았을텐데하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론 마음이 떠난 걸 아는데도

마지막 예의를 지켜주려고한거라는 생각을하면

고맙기도 하고 미워도 미워할 수 가 없어요...

자꾸 눈물만 나고 나는 왜이렇게  나이를 헛으로 

먹은건지 이해심도 없고 유치하고 어른스럽지 못하게 괴롭힌걸까싶어서요ㅜㅜ  오래 만났으니 그냥 좀 풀어줄걸 내 잘못인거 같구...

저도 제 나이가 있으니 결혼의사가 있는 사람을

하루빨리 만나야할텐데  얘는 결혼 생각이라곤

5년후에나 들까말까한 노는거 좋아하고 책임감과 성실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고

저랑 뭐든 생각차이도 크고 성격도 상반이며

고집쎄고 예민한것만 닮아서 싸우기도 엄청싸우고

언젠가는 헤어짐이 올꺼라는거 저도 잘 알고 있었지만 정이 뭔지 받아들이기가 힘드네요...

마음 한쪽에선  급늙어버린 절 트집잡아 버렸다는 

생각때문에 복수심이 들고, 안좋은점만 생각해서 어서 잊으려하는데

또 다른 한쪽에선 다시 못본다는게 너무 그립고 

날마다 뭘하든 생각나고  

이제 정말 못볼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그 어느때 헤어졌던거랑은

비교도 안되게 힘들어요..

항상 그랬듯이 좀 있으면 또 다시 만날것만 같고 그런데 

이젠 걔가 좋아해줬던 모습이 아니라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는 절망감과

다시는 이렇게 조건없이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

안생길 것 같아서 숨이 멎을 정도로 괴로워요ㅜㅜ

아직 일주일 정도 밖에 안됐으니  요모냥이겠죠...

너무 답답한 마음에 여기에 털어놓네요...

잊긴 정말 잊어야하는데  시간에게 맡기지 않고도  잊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ㅜㅡㅜ

글고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