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다 털어 놓을 데가 없어 익명의 힘을 빌려 글써봐요.. 

정말 이런글 보기만했지 저에게 일어날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전 이십대 후반의 평범한 회사원이고, 남자친구는 30대 중반의 대기업 회사원입니다.

교제한지는 2달됐고, 직설적이게 말하자면 바보같아 보일 정도로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에요.

술 담배 안하고, 운동 꾸준히 하고, 이런저런 고칠점 말해주면 고치려는 노력도 적극적이죠.

어제 알게됐어요.

제가 촉이 좋은 편인데 대화를 하다가 추긍을 좀 했더니

망설이다가 얘기하더라구요

6년 사귄 여자친구와 1년간 동거(결혼생활)를 했다는 말로 시작했어요.

5년 연애끝에 결혼식까지 올리고

청첩장 다 돌려논 상태에서 여자쪽에서 결혼에 대한 확신이 없다며 파혼을 요구했으나

둘이 연애기간도 길었고 이제와서 무슨 파혼이냐해서 남친의 끈질긴 설득끝에 결혼했더라구요.

이게 되돌릴수 없는 인생의 큰 실수였다며,

결혼한 후에도 혼인신고는 여자쪽의 완강한 거부로 못하고 있다가

결국은 1년만에 같이살던 신혼집 정리하고 헤어졌다네요.....

이 일이 2년반전이에요.

여자분 집안부터 본인 학벌좋고 잘살았대요.

남친 집이 못사는건 아니지만 여자쪽이랑 비교를하자면 차이가 났었죠.

남친이 져주는 성격인 탓도 있겠지만 결혼생활동안 늘 주눅들어있었던 것 같더라고요

뭔가 측은하고 안쓰러운마음....보듬어주고싶단맘도 들고,

기분이 나쁘지도 화나지도 않고 그냥 묘했어요.

결혼생활 막바지쯤엔 서로 무관심하고 대화도 거의없었대요

자기가 표현을 잘 못한 것도 있었다며, 지금은 저에게 많이 노력하고있대요.

보고싶다, 예쁘다 많이 표현하고 말하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예전에 부족했던 부분을 반복하지 않기위해서라네요.

그리고 남친이 자는 사이에 여자분이 다른남자와 통화하는 걸 들었답니다.

다른 사람이 생겼다는 것 같기도 했었다네요. 아는척은 하지 않았고.

그렇게 서로에게 무관심했던 1년간의 결혼생활 끝에 갈라섰대요.

애도없고 서류상 깨끗하단말이 위안이라면 위로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순간은.

여자분이 결혼전부터 애낳을생각 전혀 없다고 애없이 살잔말 했었다네요.

남자친구는 지금 정상적인 가정을 꾸려 아기도 낳고 살고싶어해요.

남친의 친한 친구랑도 한번 본적이 있었는데

그 후에 그 친구가 남친에게 결혼했던 사실을 미리 솔직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해줬대요

본인도 그렇게 생각해서 얘기해야지 했던게 이제야 얘기한다고..

혹시나 이얘기로 실망하고 헤어지자 할까봐 두려웠대요

그 마음도 이해가고, 정식으로 만나기 전엔 얘기해줬어야 하는거 아닌가싶기도하고.

복잡하고 묘한 기분입니다.

저희 부모님에게 이 사실을 알렸는데 제 선택과 판단을 존중한다시네요.

남친은 저에게 부담을 주고싶지 않답니다.

그냥 아껴주고 잘해주고싶은 마음이지만, 혹시 이 사실이 마음에 걸려 떠난다 해도 원망안한다고.

혹시나 좋은 선자리라도 들어와서 좋은 조건 생기면 간다해도 보내주겠다고

자기 만나는 걸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았음 좋겠다고 했어요.

제사때문에 명절때면 며느리가 와야하니 친가쪽에는 헤어진 사실을 필수적으로 알릴 수 밖에 없었고

아직 외가쪽은 모른는 상태에요. 회사, 주변 친구들도 마찬가지..

저와 비슷한 처지인 분들 글보니 결혼식때 신랑 이혼남이라고 쑥떡이고 모르던사람들도 다 알게되서

술렁술렁..~ 거렸다네요. 인생의 한번뿐인 가장 기쁜날 이런 눈치를 봐야하는건가 싶어 생각만해도 암울하고

뭔가 불효하는 기분이라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사람만 보면 좋아요.

넘 착하고 좋은 사람이에요. 직장생활도 10년차 꾸준히 해온거 보면 어느정도 성실도도 보이고

지금은 월 500을 벌어 생활도 안정적이고 여유있어요.

여행도 자주 다니고 싶어하고, 맛있는거 있으면 먹으러가자 맛집 알아오고

좋은거 있으면 저랑 뭐든 함께 하고싶어하는 좋은 사람이에요.

헤어질 생각으로 적는 글은 아닙니다.

마음이 복잡하고 이런저런생각에 들쭉날쭉한 제 기분을 풀어 적어봤어요..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 보셨던 분 경험담이나 조언들 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