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정신적으로 힘들어해요
구리동재치 2015.11.22 14:13:24
안녕하세요 저에겐 정말 천사같은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지금은 스트레스받아 머리카락을 수시로 뽑고 계속 먹다가 체하고 위염에 소화제를 달고살아요
가위도 자주 눌려서 되도록이면 같이 있거나, 안될 때는 페이스톡으로 잠들때까지 켜놓고 있어요
갑자기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명치가 너무 아프대요. 배꼽 주변으로 딱딱해지면서 쥐어짜는 것 같대요.
특히 요즘에 귀에서 바람소리, 심장소리가 잘 때 그렇게 심하다고 하길래 이비인후과에 갔더니 귀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신경안정제 처방을 받았어요
사실 작년 초에 정신병원에서 상담 받은적 있어요
그 때 여자친구는 20여년동안 안 좋았던 부모님과의 관계, 그리고 거의 매일같이 전화로 여자친구가 집에 왔는지
밖이면 왜 밖이냐, 뭐 먹으러갔다하면 왜 먹냐, 친구만나면 집에나 들어갈 것이지 왜 만나냐 이런식으로 집착아닌 집착을 보이셔서 불안장애 진단받았어요
핸드폰을 손에서 놓질 못했고 전화 안 받으면 받을 때까지, 여자친구의 친구들한테 전화해서 얘 어딨느지 아냐 일일이 확인해서 일어나면 여자친구의 핸드폰에 친구들이 카톡으로 어디냐 너네 어머니께서 전화했었다 빨리 집에 연락해라..정말 힘들어했어요
고등학생 때 부모님의 간섭이 정말 극에 달해서 여자친구 머리에 구멍이 났어요.
머리뽑는 습관, 발모벽이라고 자학의 일종이라고 너무 심하게 뽑아서 왼쪽 정수리에 하얗게 두피만 동그랗게 보였어요
여자친구는 반대쪽 머리로 넘겨서 가리고 다녔다고 했고 지금도 왼쪽은 머리숱이 별로 없어요
그런데 지금 다시 여자친구가 머리를 뽑고있어요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짜증을 내다가 갑자기 조용히 울어요 이 악물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려고
여자친구가 그 동안 외국에서 살다가 처음으로 한국에서 자리 잡았어요
한국사람을 상대하는 것, 뻔뻔하고 이기적이고, 무례한 사람들이래요.
여자친구 출근길이 1시간 좀 넘게 걸려서 한 번은 지하철에서 김밥을 사서 환승길에 걸어가면서 먹었대요
지하철에서는 냄새나니까, 에스컬레이터에서 가만히 서서 가는 그 라인에서 먹는데 옆에 걸어 올라가던 아저씨가
냄새나게 김밥을 거기서 왜 서서 먹고있냐 여자친구를 흘겨보며 지나갔고, 여자친구는 그대로 김밥을 쓰레기통에 버렸어요
직장에서도 텃새 부리는 것처럼 아무도 여자친구한테는 살갑게 해준 사람이 없고
자기들끼리만 뭉치고 남자 직원들이 불쌍해서 챙겨주는 말로 한마디 하면 뒤에서 수근거린답니다.
그나마 도와주던 여직원 하나가 이직을 하면서 여자친구는 올 가을부터 철저히 혼자가 됬고
아무렇지 않은 척 직장을 오가고 있어요
그래도 그 여직원 있을 때까지만 해도 괜찮아 보였는데 지금은 툭 건들이면 쓰러질 것 같아요
제 앞에선 웃고 강인한 여자지만 혼자있을 때 지쳐 누워있는 모습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여자친구가 그래도 내 편은 부모님이겠지하고 푸념으로 말하면 한국 사회생활이 그래 너도 이제 겪어봐란 말 밖에 안하세요, 여자친구 부모님은 과거에도 내가 이만큼 했으니 너도 이제부터 당해봐 이런 식입니다.
그래서 부모님한텐 일절 말 안해요. 그래서 가족도 남 저는 가족도 아니니까 그냥 완전히 남.. 혼자서 버티고 내 주변엔 아무도 없다 이런게 너무 강해요
죽고싶다 내가 죽으면 그냥 바다에 뿌려버려라 엄마아빠 장례식에와서 그제야 미안하다 우는 꼴 보기싫다 이런말 자주해요 어렸을 때 부모님으로 부터 받은 상처 많은 사람이고 지금은 그냥 자식도리만 하겠다라는 마음으로 해탈한 것 같아요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 알고 있지만 제가 할 수 있는건 그냥 옆에서 힘들다 할 때 맛있는거 사주고 같이 산책하고 옆에서 손 잡고 있는 것 뿐이에요
힘내, 조금만 더 버티면 나아질거야 이런 말 밖에 할게 없어요.
여자친구 부모님의 격려라는 말 같지도 않는 그 말들, 여자친구 가슴에 비수가 되어 악을 써서 버티게 합니다
어떤 날은 꿈에서 침대에 누워있는데 누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 청소기를 돌리기 시작했대요
그래서 엄마인줄 알고 엄마? 엄마야? 엄마??하고 불렀는데 그 사람은 무시하고 계속 청소기만 돌렸대요
여자친구는 차라리 쌩판 모르는 사람이 칼을 들고 오면 쌍욕이라도 하고 스릴있는 꿈이다 그러는데
저런 것 처럼 집처럼 익숙한 환경에서, 낯설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 너무 힘들고 두렵대요
도와주세요 제가 어떻게 도와주고 옆에 있어야할지 모르겠어요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