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간 혼자 고민하고, 혼자 결정을 내렸는데 잘 판단한건지 잘 모르겠네요.

친구와  고민을 나눌까도 생각했지만, 제 얼굴에 침 뱉기인것 같고..

제겐 8개월 정도 만난30대 후반의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저는 30대 초반이구요.

등산이 취미고 생각도 바른 사람인것 같아서 제가 무척 좋아했었습니다.

저란 여자, 연애를 안해본지 6년이나 훌쩍 된탓에 외로움도 감정 폭발에 일조했겠지요.

연애초반 서로 아는것이 별로 없는지라 술한잔 하며 이런저런 살아온 이야기, 가치관, 연애관, 가족과 친구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평소 저는 결혼에 대해 무척 부정적이었습니다.

지금은 평온하시지만, 제가 자랄때 부모님의 사이가 무척 좋지 않으셨기 때문에 결혼은 내 인생에 없는 일이다 딱!잘라 말하곤 했었고, 그 전 연애의 마침표도 그와 연관된 것들이 많았지요.

사랑하지만, 결혼은 자신없다는 여자. 장기간의 연애라도 뭐보고 기다려 주겠습니까.

여하튼 이런 상황속에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착하고 마음이 바른 사람과 마음을 공유하며 오랜시간 편한 만남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결혼은 아직 본인에겐 감당하기 힘든 일이라며, 연애조차 꺼렸던 사람이었더군요.

정리하자면,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남,녀가 만나 연애하기 시작한거죠.

아주 오래만나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 마음속의 편견을 깨고 결혼할수도 있지 않겠나?하는 얘기도 종종 하곤 했었죠. 그만큼 잘 맞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본인 스스로가 저에게 더 좋은 남자가 되고싶다며 금연에 성공하더니, 그간 내려놓았던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고 하더군요.

저도 연애의 목적이 꼭 결혼이고 또 결혼해야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자극이 되어 좀더 나은 인생을 꿈꾸는 것도 어느정도는 연애의 목적이지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부터 시작입니다.

제가 달라지기 시작한 겁니다.

자꾸 바라게 됩니다.

이 사람의 조건이 전혀 문제될것이 없었는데, 이제 현실적인 답안에 맞지 않는다고 그 사람을 나무랍니다.

이 사람은 계약직으로 근무를 해서 4시반 이후로는 시간이 완전 프리합니다.

처음엔 먼저 공부하겠다고 나선 사람이니 알아서 잘 하겠지 했는데, 왠걸요. 안합니다.

일부러 주말에 시간을 뺏는게 아닐까 싶어 시간을 줘도. 그냥 계속 안합니다.

뭐하자는 건가?싶다가도 내가 이사람과 미래를 약속한것도 아닌데 주제넘게 관여하는것같기도 해서 관두고.. 시간은 이렇게 계속 가더군요.

나이가 적은것도 아니니, 공부를 할꺼면 도와줄테니 열심히 하고, 지금이라도 공부가 아닌것 같으면 좀더 나은 곳으로의 이직이 낫지 안겠냐. 해도 고민은 해보겠다 하고, 그냥 하루하루 지나갑니다.

본인 스스로는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볼땐 무의미하게 보입니다.

결혼까지 생각하지 않으면서 이 사람의 미래에 대해 논하는것 자체가.제가 문제가 있는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