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1주년 되는 커플입니다.

그래도 기념일인데, 선물로 무엇을 살까 고민하다

예전부터 남자친구가 시계를 갖고 싶어 했던 터라

큰마음 먹고 120만원 상당 시계를 할부로 질렀습니다.

시계는 남자의 자존심이라 하고, 또 남자친구가 나이도 있어서

아무거나 선물하기는 조금 그렇더라고요.

그렇게 남자친구가 기뻐할 것을 생각하며 룰루랄라~ 주말아 빨리 와라~

이러고 있는데, 남자친구에게 전화가 오네요.

이러쿵저러쿵 이야기 중

남친 : 나 이번 주에 큰거 질러서 돈이 없다.

나 : 왜 뭐 질렀는데? (내심 커플링이라도 질렀나? 두근두근 ^^*)

남친 : 드라이버 샀어. (골프채;;)

나 : 아~ 그래.. 너한테 투자하면서 살아야지. (허무함;;)

그 동안 나한테 했던 걸 봐도 그렇고, 

평소에도 늘 돈 없다 하는데 이번에 골프채까지 샀으니.

아.. 이번 기념일은 나 혼자 오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전화를 끊고, 시계 바로 환불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불가리 향수 고급포장으로 새로 기념일 선물 준비했습니다.

그래도 나름 1주년 기념일인데 이정도도 안하기 그렇잖아요.

저희는 원래 기념일 잘 안 챙기는 커플이었어요.

그래도 이런 핑계로 선물하고 싶었고, 받고도 싶었나봅니다.

근데 그건 저 만에 바람이었던 거죠.

나 혼자 김칫국 마시고 오버해놓고, 남자친구에게 섭섭함을 느끼는 것이 웃기기도 하지만

나는 나보다 남자친구를 더 생각한다는 것,

그러나 남자친구는 나보다는 본인을 더 생각한다는 것,

이것을 현실로 느껴버렸더니 섭섭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더군요.

그래도 멍청한 짓 안하고 쓸데없이 돈 낭비 안하게 되어서 다행이라 생각해요.

남자친구가 저를 정말 아낀다 생각했으면 그냥 그 시계 선물로 줬을 텐데

저도 느끼는 것이 있으니 이렇게 환불 받았겠지요.

이번 일로 남자친구님 마음 또 한 번 잘 확인하였고, 큰 교훈도 얻었네요.

남자한테 쓸 돈 있으면 나한테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