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하시던 사업이 잘 안돼서
집이 경매로 넘어갔습니다.
사업이 그리 큰 규모는 아니었던지라 집만 경매로 넘어가면 빚은 남지 않았구요...
1000에 20짜리 월세 살고 있습니다.
저는 외동딸이고 명문대는 아니지만 중위권정도 되는 대학 다니고 있어요.
아버지는 사업실패 이후로 쓰러지셔서 병원 생활 몇개월 하셨구요.
지금은 한마디로 무직이십니다.
어머니는 자격증 없이 부동산 사무실 다른분과 동업하고 계셔요.
당장 등록금이 너무 비싸서 쩔쩔 매고 있는 가난한 서민 가정입니다.
신앙의 힘으로 버티고 있어요.

어쩌다 아는 언니 소개소개로 알게된 서른살짜리 직장인 오빠?아저씨?가 있는데요.
만난지 한달 정도 되었는데...나이 빼곤 저에게 너무나 과분한 분 같아요.
미리 지레 겁이 납니다ㅠ__ㅠ
결혼이야기를 자꾸 하시거든요.
저는 주변에 친구도, 친척도 이렇다 할 대단한 사람이 없는 지극히 평범한 서민인데 비해
그 분 집안이나 친척에 관한 들려오는 말은 저희 집안과 아주 달라요.
아버지는 교수이셨고..그 분은 명문대 나와서 지금 왠만하면 알만한 기업 대리로 있어요.
형은 은행 다니는데 직장동료랑 결혼한지 4년정도 되셨다고 하고요.
3살 짜리 아기도 있대요...사진 봤는데 참 이쁘더라구요^^;;

글의 요지가 쪼끔 벗어났는데..빨리 요점만 말씀 드릴게요.
이런 분이 왜 절 만나시는지 이해가 안 가실텐데..(외모가 출중한것은 아녜요)
그 분은 제가 좋대요.

저는 아직 학생이고, 준비된 것도 없어서
누구든지 다른 사람을 만나려면 자기가 어느정도 안정이 된 후에 만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더니 천천히 만나보자고 하시더군요.
계속 집에 데려다줄려고 하시길래ㅠㅠ(집이 궁금했나봐요)
같이 탄 버스에서 너무너무 고민하다가 결국 집근처 예전 살던 아파트로 가버렸어요..

나이도 많은 분이라
저한테 말은 안해도 속으로 이것저것 재고 계실텐데
그게 전 너무 무서워요.
저도 그 분은 너무 좋은데....이런 제 집안환경을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이실까요?
제가 상처입을까봐 알리기 싫어요.
그냥 만나지 말자고 할까봐요.

혼자서 너무 고민하다가 글을 올려요..
횡설수설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이리로 이사왔다고 하면서 지금의 허름한 월세집 보여주고
좋으신 분 같지만 제가 아직 결혼할 경제적, 정신적 준비가 덜 되어있다고 말씀 드릴까요?

친구는 굳이 그런거 말하지말고 당당하게 집 앞에 데려오라는데 용기가 도저히 안나네요.

저는 너무 답답한데 그 분은 막무가내시네요....
혹시 그 분도 뭔가 부족한게 있어서..그 나이 또래 여자분 안 만나고
이렇게 어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저와
빨리 결혼을 성사시키려고 저러시는 것은 아닐지ㅠㅠ
혹은 제가 어린데 너무 영악하게 구는건지 걱정이 됩니다.

제발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