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마음에 이런 상황은 어떻해야할까 싶어 글을 남겨봅니다.
저는 남자친구와 횟수로 5년째 입니다.
올해 저는 29..남자는 31..
중간에 안맞아서 헤어져도 봤지만 지금껏 다시 만나고 있어요.
문제는 저희 집에서 남자친구를 심하게 반대한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저보다 학벌이나 경제적인 부분이 부족하다고 집에서 헤어지라고 하더군요
물론 저희집도 형편이 어려워 학자금대출로 대학4년을 다녔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좀 더 나은 사람을 만나길 바란거죠.
그렇지만 몰래 만났고 그러다 들켰고 저희 집이 지방이라 저는 언니와 같이 살고 있었는데
언니의 반대가 엄마보다 더 심했었어요.
부딪히기 싫단 이유로 거짓말을 하며 전 집에 안들어 갈 때도 있었고 그러다가 언니가 회사까지 연락을 해서 제 사생활을 말하는 바람에 저는 다른 복합적인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었죠.
그 후로 언니와 인연을 끊을 생각으로 (언니가 집에서 나가라고 해서 ㅉㅗㅈ겨난 것이나 다름없지만) 짐을 싸서 오빠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오빠는 부모님도 같이 살고 계셔서 사정을 말씀드리고 그때부터 얹혀있게 되었어요
그렇게 6개월...그땐 철없이 그냥 오빠와 같이 있는 것도 좋았고 부모님도 잘해주시고 그러니 별 문제 없이 지냈었죠.
지방에 저의 부모님은 그걸 모르시고 제가 주말마다 가면 그냥 아무렇지 않게 언니와 있는줄 알고 계신거죠. 죄책감이 들어서 그집에서 나와야지 그러다가도 오빠가 좋고 하니 계속 있었던거죠..
그래서 시간이 지나 오빠가 형편이 좀 나아지면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반대하면 그냥 밀어부치겠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근데 타이밍이란 것이 중요한게 처음 결혼을 얘기하려는데 언니가 부모님께 자기가 결혼을 한다고 하는 바람에 저는 말도 못했죠.
연락 안하고 지내다가 어쩔 수 없이 언니와 만나게 되어서 아직도 그집에 있냐길래 아니라고 했어요.괜히 오빠가 더 나빠 보일까봐서요.
예전에 그집에서 받아줬다고 그 부모가 더 상식이없다고 그랬었거든요

더 충격적인 일은 언니의 결혼 한달 전 아빠가 평소 질환으로 돌아가신거예요
정신도 없고 아빠가 아빠 대신 잘 돌봐달라던 혼자 남겨진 엄마를 보니 맘아프게 하지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다가 3개월 뒤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오빠 어버지께서 갑자기 쓰러지시면서 돌아가신겁니다.
참...힘들더군요.. 사람이 세상에서 자기가 젤힘들다고...위로해주던 오빠도 자기가 힘들어지니 짜증도 많이 내고 싸움도 잦아지고 싸울때면 집에서 나가라고 하고..정말 서글프더군요
제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고..그러다 화풀리면 잘해주니까 전 또 넘어가고..
그런 시간들이 흘려 오빠집에서 지낸지 2년 가까이 되어갑니다.

저희집은 여전히 제가 거짓말한대로 친구와 지내는 줄 알고 선을 보라고 하고 오빠집에선 빨리 결혼하라고 하고 혼자 있는 엄마가 너무 불쌍해서 주말마다 집에 가는 것 때문에도 싸웠을때 정말 밉고 그만두고 싶더군요..
자기는 자기엄마와 매일보면서 자기를 반대하는게 싫고 제가 저희집에서 휘둘리는게 싫어서 저희집 말만 하면 듣기 싫어합니다. 화나거나 자기 힘들면 몇일씩 말안하고 전 눈치봐야하고..
자기도 사랑 받고 싶은데 왜그렇게 우리집에서 자기를 싫어하는지 그래서 자기도 싫다고..

솔직히 오빠 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어머니를 무조건 모셔야하고 집도 아버지 아프셔서 일못하시는 바람에 지금도 월세에 살고 (다행이라면 오빠가 성실하고 돈도 많이 아끼고 해서 빚은 없어요..) 늘 힘없고 아프시다고 하고 의지약한 오빠 어머니도 짜증나고..울엄마는 딸밖에 없고 혼자 농사지으시는데....

마냥 좋았던 2년전엔 우리집만 이겨내면 다될 줄 알았는데 서로 나이는 들고 저는 자꾸 현실이 보여 갑갑하고 오빠는 좋은데 그 주변상황은 싫어지고..
저 정말 이기적이죠..좋다고 힘드니까 받아달라고 들어가놓구선 이제와서 상황이 달라지고 엄마가 오빠하고 결혼을 할거면 결혼식이고 뭐고 앞으로 보지말자고 그러니 점점 자신도 없어지네요
생각을 달리해보면 오빠도 우리집처럼 별나지 않는 사람만나면 장모사랑받고 잘살텐데..
그래서 두달전쯤 헤어지자고 결혼이 하기 싫어졌다고 했더니 울면서 잡더군요.
그러곤 이틀 뒤 자기도 화가 났는지 서로 도움안되니까 끝내자는 식으로 말하더니 그 뒤론 또 아무일 없는 듯 잠잠하게 잘지냅니다.

하지만 둘 사이엔 속시원히 풀지 않은 문제가 계속 깔려있고 앞으로 어떻해야 서로 최선인지..우선 엄마한테 죄덜짓기 위해서 오빠집에서 나와야하는건지...오빠와 평생살 수 있을지..복잡한 생각들 때문에 일도 안되고 늘 머리가 아픕니다.
너무 구구절절 적은 것 같네요
결론도 못내고 어영부영하고 있어요..서로에게 뭐가 최선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