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여자로 사는건 어떤걸까요..
돌아보니 지난 6년간 많은 시간을 싸워가며 뭘 지키려고 했었던 걸까...
나름대로 미래를 위해 재산도 어떻게 굴려볼까 머리도 써가며, 남편 단속도 해가며,,
남편은 고급차를 타며, 쓰고싶은만큼 쓰면서도, 그래도 재산은 축내지 않을정도로,
제가 콘트롤 했다고 생각하며, 너는 나없음 벌써 반쪽 났을꺼야 했지만.

이제 아기낳고 다음달이 돌인데.. 우리부부사이는 완전히 끝인것 같은 느낌이네요..
걸핏하면 애놓고 빈손으로 나가라고 하는데...
다른여자 널렸다고 후후후...
저의 잘못은 집안 살림을 못한다는 겁니다.. 요리를 정성껏 해봤냐, 청소를 잘하냐....
참 할말이 없어집니다......
지난 6년간 아기낳는 출산휴가 3개월을 빼고 계속 직장생활을 해왔고,
남편은 반대로 집에서 노부모 (치매,뇌졸증) 간병을 하고 있습니다..(요즘은 애도 보고...)
물론 남편도 힘들다는거 알지만, 낮에는 집안 살림해주는 간병인도 오고 있고,,
저녁에 제가 퇴근하고 나서는 게임하고, 티비보고, 술마시러 나가고, 자유시간 입니다..

저는 매일 새벽5시 반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퇴근하고 와서 간병아주머니가 해놓으시기때문에.청소,음식은 할일이 없어요.... 아기 돌보고, 우유병씻고, 가끔 노인네들 늦게먹는날 저녁준비하고, 이유식만들때도 있고,,,재우고... 그렇게 하면 11시~12시 되네요..

쓰다보니 정말 집에서 하는일 없는거 같네요...
주말엔 우울해집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모두 제가 해야해요.. 노부모 간병, 애기 돌보기, 음식 등등...
주중에 안하기 때문에.. 제가 모든걸 하는게 당연하다고 하네요...

자주싸우는데 최근에 이문제로 싸우다가 칼까지 드는거 보고..
혼자 많은걸 생각해봤어요...
잘살아보려고 싸우기도 하고.. 서로 참고 화해도 하고.. 반복하면서 살았는데..

어차피 이혼하고 헤어질꺼라면,,,,,,, 결국에 칼맞을꺼라면.. 다 부질없는거 아닌가요..
그래서 그 뒤로 남편이 뭘해도.. 말을 안하게 되었어요..
저녁에 여자 목소리 통화하며, 술마시러 외출할때도, 술집에서 백만원씩 카드 긁고 들어올때도,
아침에 출근해야 되는데, 외박하고 안들어와서, 애기를 봐줄 사람이 없을때도....

요즘엔 술마시러 나가면 새벽에도 안들어오고,,거의 항상 만취해서 다음날에 와요..
그냥 뭘하던지, 나가서 안들어오는거도.. 그럭저럭 괜찮네요..
저와 싸우면 미친듯이 술먹는게 더 심해지는거 같기도 하고....
이번주말엔 경찰과 싸우고, 유치장에서 하루 자고 왔어요...
경찰서에서 전화받고 눈맞으면서 애기랑 고생해서 면회를 갔는데
(가기도 싫었지만, 노부모가 빨리 가서 데려오라고 난리를 치고, 나중에 면회안왔다고 무슨화살이 돌아올지 몰라서 억지로 갔어요..)
미안함이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그 당당함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모든 화의 근원..술로인해 나가는 돈이 너무 아까웠는데..
그냥 그돈이 내돈이 아니라고 생각하기로 마음먹으니까 한결 속이 편하네요..
적금만기를 찾아서 현찰로 천만원 넣어줬어요...
실컷 먹고 쓰라고...
그랬더니, 정작 피자나 몇번 사먹고 십만원도 안썼네요..
그래도 술이 입에 들어가면 제어가 안되는 사람이라 6개월이면 충분히 쓸것 같기도 하네요..
다쓰면 또 천만원 넣어주려고요...

지금 그동안 싸우기도 하고, 이렇게 저렇게 지켜낸 재산이 1억5천이 있어요...
남편은 경제관념이 없는편이구요... 조부모 집팔아서 받은돈 중에 남은 현찰이에요..
평상시는 지금처럼(?) 잘살면 애키우고 먹고사는데 지장은 없을꺼라고 하면서..
술만 입에들어갔다 하면 1억5천가지고, 재벌2세정도 행세를 합니다...

처음에는 그런언행과 행동을 자제를 시키려고 애썼지만,
하는일도 없이 집에서 간병하면서 스스로 자격지심인거 같아서..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 앞에서 점점 과장되게 행동하는거도 그러려니.. 이해하게 되더군요...

목돈은 쓰지않으려고.. 예금자 보호 받고, 이자감면도 받으려고 친정동생 명의까지다 찢어서 분산으로 제2금융권에 넣고, 한달에 이자도 백만원씩은 받았는데...

모두 만기가 끝났지만.. 더이상 어떻게 조금이라도 더 굴려볼까..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요..
이제는 지키려고 싸우지말고.. 목돈으로 술값도 쓰고 하면서..
내월급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저번달 부터 제 월급을 저축하기 시작했어요..

재산은 아마도 10년이면 없어질듯하고..
스스로 판단하기에, 저에게 앞으로 10년 정도의 독립할 준비기간이 생긴거 같아요..

애기한테는 정말 미안해요.. 엄마가 더 현명하고, 참을성이 있다면,
아빠와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지켜낼수 있을텐데..
그냥 포기해버려서요..
동생도 하나 더 낳고 싶은데.. 10년후에 혼자 키울꺼 생각하니.. 도저히 욕심 못내겠어요..

암튼 결정은 끝났고, 십년후에 뭘해야 할까 벌써부터 걱정이네요..
지금은 직장생활 하지만, 제 나이도 그렇고 앞으로 길게봐야 2~3년 정도 인거 같아요...
자격증 공부를 해볼까.. 많은 생각은 있는데..

아기한테 돈으로 풍족하게는 못해줘도..멋있게 일하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뭔가 기대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같이 웃을때도 있고...
모든걸 놔버리니까..
왠지 모를 불안감도 오네요.. 과연 내가 잘가고 있는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