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강릉에 살고 있습니다.
원래 집이 서울이었는데 강릉으로 이사오는 바람에 저도 같이 이주했지요.
우리 신랑을 첨 만난게 작년이맘때쯤인것같습니다.
커피숍에서 알바를 했었는데 에스프레소를 즐겨찾는 우리 신랑을 보고 첫눈에 반했더랩니다.ㅋ
그땐 왜케 눈에 콩깍지가 심하게 꼈었는지..우리 신랑이 강동원을 빼다박았다생각했으니까요.
무뚝뚝하고 뭔가 외로워보이는게 완전 신비감 자체였습니다.ㅋ
우리 신랑은 서울사람으로 아버님 사업때문에 강릉에 왔더랩니다.
하지만 일년정도 하고 문을 닫아야했습니다.하필 그때 신랑을 만날게 뭘까요..
참 야속한게 강릉이라는 곳이 타지사람에세 텃새가 심한 동네입니다.
지연,학연 할것 없이 오직 열정하나로 시작했는데 그 탓에 그렇게 시련이 시작됐더랩니다.
민원제기와 법정소송.. 도와주는 이 하나없이 그렇게 일년여를 문을 닫고 싸웠습니다.
우리 신랑 참 방황을 많이 했습니다, 매일 혼자(아는 사람이 없으므로)술을 마시러 다니고
취하면 자고..일어나면 또 술을 찾고..그게 생활이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성당 가는 날, 제가 있던 커피숍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러 왔던겁니다..
처음엔 원래 좀 꼴통이구나 생각했었는데 차츰 그런 속사정을 알게 되자 제가
지켜주고픈 맘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자주 찾아가 해장국도 끓여주고 밥도 해주고 빨래도 해주고..같이 성당도 가고..
그러면서 점점더 가까워지고 신랑 친구들을 만나러 서울에 같이 가기도 했습니다.
그제서야 호탕하고 남자다운 우리 신랑을 다시 발견할수 있었지요.
만난지 세달쯤되자 혼자되신지 5년되셨다는 우리 시아버님을 뵐수 있었습니다.
방문해서 처음 밥을 해드렸는데 어찌나 잘 드시던지..후에 들어보니 "걔 반찬 잘하더라"
하셨답니다. 우리 아버님 디게 정이 많고 매너가 좋으신분인데 아직까지 서먹한건 좀 있답니다.ㅎ
그렇게 겨울이 가고 봄이 가고..여름이 찾아오던 무렵 제 뱃속에 새생명이 자라고 있음을
알았습니다.아무 준비도, 생각도 못한 일이었지만 우리 신랑 너무 기뻐해주었고 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엄마가 될수 있었습니다.
하지만..사업엔 진척이 없고 절망의 나날이었습니다..아무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제가
참 원망될때가 많았습니다.특히나 친정 가서 이런저런 속얘기하다보면 엄마는
속상해서 나쁜 말씀도 서슴지 않으셨는데 ..그래서 몇번 나쁜맘도 가졌었답니다.ㅠ
하지만 우리 신랑믿고 사랑하기에..그리고 우리 아가한테 미안한 마음으로 얼른
다시금 제자리를 지킨답니다.
이제 마지막 고비입니다. 아마도 이번달 말경에는 다시 문을 열듯합니다.
일때문에 우리 신랑 지금 서울에 가있는데 어제 새벽에 술이 좀 취했지만 상기된
목소리로"○○야 ,쪼금만 기다려라, 이제 한방이다~ 고생 많이 했다!!"
고 전화를 했습니다.
정말 오랫만에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 이제 바로 원래 우리 신랑 스타일인데말입니다.
그간 얼마나 말못한 맘고생이 심했는지,가슴이 찡해옵니다..
정말 이젠 앞으로 좋은일들만 있을것 같네요.
결혼식도 못 올리고 아가를 맞이하게 되었지만 2010년은 우리 세가족에게
큰 도약이고 많은 의미가 될것같습니다.
항상 애쓰고 우리 가족지켜준 우리 신랑에게 다시금 고마운 마음을 가집니다.
돌아오면 신랑 좋아하는 갈비찜 기차게 해서 올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