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인사
세힘 2015.03.05 23:22:59
을축년 정월 대보름달이 훤한 밤입니다.
어린 날, 눈 덮인 들판에서 지금은 생각도 잘 안나는 분들과
소나무 광솔을 꺾어 못으로 구멍 낸 우유가루통에 빼곡하게 담고
삐삐선을 감아 불에 녹지 않도록 단디 줄을 맨 다음에
추위를 녹이려 만든 캠프파이어에 얹어 불을 붙인 뒤
손가락이 아프도록 비스듬한 원을 그리며 휘돌리면
불덩어리가 된 망월불이 광풍같은 소리를 내며 타는데
수 십 명이 한꺼번에 서로 부딪치지 않을만큼 간격으로
동시에 둥그렇게 돌려대면 아슬아슬한 스릴과 약간의 두려움으로
가슴이 뛰는 망월놀이가 절정에 이르렀던 아련한 추억이 살아나는 밤입니다.
가입인사가 좀 장황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