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맵을 내비게이션 삼아 달리던 중에, 

게티 센터는 고속도로에서 바로 나가면 보이게 된다고 해서 어리둥절했었거든요. 

근데 정말 내비게이션대로 게티 센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규모가 엄청나게 큰 곳이라 아예 고속도로에서 바로 연결시키게 한 점이 신기했어요. 

바로 이어지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오니 게티 센터까지는 셔틀 트램을 타야 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저희가 방문한 시간에는 사람들이 많은 터라, 직원이 자꾸 걷는 것을 추천했습니다. 

완만한 언덕을 15~25분 정도 걸으니 게티 센터가 보이네요. 

걷는 와중에 트램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습니다. 트램으로는 5분 정도 걸려요. 

게티 센터는 중세 시대부터 현대 미술까지 볼 수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입니다. 

석유 재벌 J. 폴 게티의 개인 소장품과 기금을 바탕으로 조성된 이 미술관은 

연구소, 교육 시설 등 다양한 문화를 즐기고 육성하는 곳으로 인정받고 있는데요. 

1997년 완공된 게티 센터는 1조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공사비와 함께 

퓰리처상을 수상한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가 디자인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설치예술가 로버트 어윈이 제작한 134,000 평방피트 규모의 센트럴 가든이 유명합니다.

흰 대리석을 사용한 건물은 시원하게 개방된 디자인과

LA 전망을 볼 수 있는 공간이 갖추어져 보면 볼수록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곳으로 

'새로운 아크로폴리스'라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관람은 전부 무료이기 때문에 미술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들르셔야 하는 곳입니다.

(대신 주차비가 입장료를 대신하네요.) 

설명은 여기까지, 이제 게티 센터의 아름다운 모습을 둘러 보세요!

웅장한 건축물과 잘 가꾸어진 정원, 그리고 전망대 때문에 

전시 내용보다는 게티 센터 자체에 감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전시는 중세 시대부터 현대의 사진 작품까지 다양한데요. 

게티 센터의 모든 예술 작품을 구경하고 즐기려면 아마도 하루 종일 걸릴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희는 관심 있는 부분만 골라서 봤는데요. 

서쪽 전시관이 1800년대 이후의 예술을 다루고 있고, 

이곳에서 보는 뷰가 다른 전시관보다 멋질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머지 세 군데의 전시관과 연구소는 과감히 패스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2시간이 넘게 관람했으니 게티 센터가 얼마나 큰지 상상되시겠죠? 

게티 센터에서 예술적인 감성과 자연의 감성을 채운 후 들른 곳은 애벗 키니 대로였습니다.

여행을 오기 전, 지인으로부터 LA에서 현재 인기 있는 곳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이곳을 알려주네요. 

미국판 가로수길의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되려나요. 

산타 모니카 해변과 차로 10~20분 거리에 있는 이곳은 편집숍, 갤러리, 오가닉 카페, 살롱 등 

현재 LA의 젊은 층의 트렌드가 어떤지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곳곳에 감각적인 벽화가 많아서 길의 분위기도 다른 곳과 확연히 다르고, 

길에서 볼 수 있는 현지인들도 모델처럼 늘씬하고, 개성있게 차려입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심지어 음식점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조차 스타일리시하니, 말 다했죠. 

지금까지 미국 여행을 하면서 뚱뚱한 미국인들, 옷 막 입는 미국인들만 봤다가

이곳에 오니 정말 다르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디자인 사이트에서 봄직한 디자인, 인테리어 소품과 의류들이 곳곳에 있으며

카페의 대부분은 오가닉이나 채식 메뉴가 가득한 곳이었어요. 

여기서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시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오래 있어서 

나중에는 렌터카 반납 시간을 못 맞출까 봐 서둘러야 할 정도였습니다. 

이곳에는 인텔리젠시아, 블루 보틀 커피가 있으며 

뉴욕의 유명한 채식 카페인 부쳐스 도터 The Butcher's Daughter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아이스크림 가게인 '솔트 & 스트로우 Salt & Straw'와 

도넛 가게인 '블루 스타 도넛 Blue Star Donuts'에 사람이 몰리는 걸 볼 수 있었네요.  

푸짐하고 맛있는 아이스크림 가게, 솔트 & 스트로우

이곳의 분위기와 정말 잘 어울리던 인텔리젠시아 커피점. 

채식 마니아를 사로잡는 부처스 도터.

다양한 볼거리와 맛있는 음식,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디자인을 즐기고 나니 배도 부르고 양손 가득 물건도 많이 샀네요. 

아쉬운 마음에 애벗 키니 대로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베니스 운하'를 산책해보기로 했습니다.

LA에서 베니스라니?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이 주변에는 산타 모니카 해변 외에 '베니스 해변'이라는 곳이 따로 있더라고요. 

베니스 해변 주변에는 운하가 있는데, 그곳의 이름이 바로 베니스 운하라고 이름이 붙었네요. 

이탈리아의 베니스의 이름을 땄기에, 얼마나 멋진 곳인가 싶어서 찾아가 봤는데 

이탈리아의 그곳과 달리 한적하고 아기자기한 집들이 모여있어서 산책하기 참 좋았어요. 

추가로, 미국적인 감성이 있어서 색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