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머리가 아픈 일이 많은 탓에 아무것도 안 하고 푹 쉴만한 곳을 찾아 간 곳은 바로 프라이빗 스파로 유명한 119 14입니다.
이미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곳이라고 하네요. 모두들 극찬을 하는 곳이라 믿고 가보기로 했습니다.
차를 타고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를 따라가면 드디어 119 14가 나옵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아셨겠지만 이 숫자 이름은 이곳의 지번이라고 하네요.
간판을 지나 구불거리고 경사진 도로를 따라 좀 더 올라가면 됩니다.
저희가 묵은 곳은 LV2 -03이었어요. 2층에서 가장 뷰가 좋은 곳을 찾아보니 03이 제일 좋다고 해서 선택했습니다.
여기에 오기 전, 검색해서 찾다 보니 1층에 묵었던 분 중에서 2층에서 1층이 내려다보일 거 같아서 불편한 기분이었다는 글을 봤는데 생각보다 2층에서는 1층이 보이지 않아요. 다만 밤이 되니 1층에서 나는 소리가 2층까지 살짝 들리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방들이 절묘한 각도로 있어서 보일 염려는 없겠더라고요. 프라이빗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이랍니다.
도착해서 직원분께 연락을 했더니 바로 안내해주십니다. 이곳의 체크인 시간은 오후 3시부터인데, 저희가 30분 정도 일찍 도착했거든요. 그래도 친절하게 웃으시면서 설명해주시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어요. 건물 외부에는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공간과 스파가 있었습니다.
문을 열면 바로 거실과 주방이 보입니다.
주방은 아일랜드 테이블로 되어 있어서 개수대, 하이라이트가 있습니다. 아일랜드 테이블 안에 다양한 주방 기구가 갖춰져 있어요.
요리를 하면서 밖을 내다볼 수 있도록 큰 창문이 있다는 게 제일 좋았네요. 저녁에 보던, 아침에 보든 간에 풍경이 마음에 들어서 자꾸 보게 되더라고요. 한적함으로 따지자면 홍천 펜션 중 최고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요리를 해 먹고, 스파를 하고 나서 가장 오래 있었던 곳은 바로 거실인데요. 3인용 소파가 굉장히 편했어요.
늘어져서 텔레비전도 실컷 봤습니다. 소파 앞에는 벽난로 조명이 있어서 아늑함도 같이 느낄 수 있었어요.
푹 쉬러 왔으니 당연히 침실에도 자주 있었죠!
하얀색 침구가 깔끔하고 푹신해서 눕다 보면 자꾸 잠이 드는 게 문제였어요. 옅은 회색 벽에 헤링본 대리석 타일이 인상적인 이곳은 깔끔하지만 편안함도 같이 주는 곳이라 더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침실 옆에는 드레스 룸이 있는데요. 널찍한 공간은 마음에 들었지만, 옷걸이가 많지 않네요.
드레스 룸 옆에는 육각형 모양의 타일이 인상적인 욕실이 있는데요. 욕조와 세면대, 화장실, 샤워실이 있는 곳이에요.
보통 펜션을 가면 거실만 크고 나머지 공간은 좁아서 답답한 느낌을 주는데, 119 14는 그 반대여서 넉넉하고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메니티는 아베다고요. 빗, 칫솔, 치약 등 세면도구도 잘 갖춰져 있어요. 여기는 간단한 짐만 들고 오면 되는 곳이랍니다.
도착하자마자 간단히 점심을 먹고, 스파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곳을 오려고 했던 게 이 스파 때문이었는데 생각보다 더 좋았네요. 날씨가 쌀쌀한 편이라서 스파를 해도 괜찮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물이 따뜻하게 유지되니 물에 몸이 스르륵 풀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제트 스파라서 물 마사지를 받으며 누워서 하늘을 보고 있으니 금세 노골노골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스파 후에는 낮잠도 즐겼어요.
점심을 먹고 스파를 즐긴 후 잠깐 잠이 들었을 뿐인데 날이 어둑어둑해졌습니다. 저녁은 고기를 구워 먹기로 했는데요.
저희는 이곳에서 판매하는 고기 세트를 먹지 않고 마트에서 장을 봐왔거든요. 고기는 숯불에 구워야 맛인데 실내에서는 숯 이용이 금지되어 있어서 직원분께 숯만 추가해달라고 요청하고, 7시에 세팅을 요청드렸더니 정확한 시간에 오셔서 숯을 피워주셨습니다.
집에서 가져온 반찬들과 함께 고기, 새우, 채소 등을 세팅해놓으니 웬만한 식당이 부럽지 않네요. 밤이 되어 더 쌀쌀해진 날씨 때문에 직원분이 난로도 피워주고 가셨어요. 게다가 어두울까 봐 조명도 밝혀놓으니 제법 글램핑스러운 느낌이 났습니다.
고기를 먹고 나서 다시 또 스파를 하고 나니 피곤해져서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정말 이번 여행은 먹고 자고 먹기만 한거 같아요.
침실에 있는 창문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데, 이 빛마저 너무 예뻤어요.
흰색의 침실이 빛을 받으니 더 화사하고 고급스러운 공간으로 변했습니다.
무료로 제공되는 조식은 아침 9시에 직원분이 들고 오는데요.
과일과 샌드위치, 수프, 아메리카노가 배달됩니다.
바깥 풍경을 감상하면서 먹는 샌드위치의 맛은 표현하기 어렵네요. 풍경은 너무 멋지고, 샌드위치와 수프는 건강한 맛이 났습니다. 건강한 음식을 먹으니 아침이 새로워지는 느낌이었어요! 조식까지도 완벽한 119 14는 최고의 휴식을 제공해주는 곳이에요.
힐링이 필요하신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체크아웃 시간인 12시에 딱 맞춰서 나올때까지 매우 아쉬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