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일 ], 함께 기억하고 나누던 아픔 그리고 위로의 영화.
설경구, 전도연 주연의
영화 <생일>을 관람했습니다.
이 작품은 알려졌듯이 세월호 유가족분들을 다룬 영화입니다.
영화는 <그 날 이후의 수호가족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 사건을 다루기보다, 그 이후에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과 슬픔을
어루만지고 함께해나가는 스토리로 나아가고 있는데요.
부부 <순남과 정일>은, 그날이후 각자 힘들어하던 차에,
주위분들이 <수호 생일>을 함께하자고 합니다.
하지만 순남 (전도연)은 모든걸 극도로 회피하며
혼자만의 아픔의 나날을 보내고있는데...
영화는 성급하게, 혹은 그 아픔을 이해한다며
빠르게 모든걸 봉합짓는 식으로 진행해가지않습니다.
그 이후의 나날들을 보내고있는 한 가족의 일상을 비추며,
그들이 어떻게, 얼마나, 가슴아프게 그 일을 받아들이고있는지를
일상의 모습으로 담아냅니다.
자식을 잃은 슬픔은 그 무엇에도 비할수없는 아픔,
순남 (전도연)의 그런 행동도,
어찌할바 모르는 돌아온 남편 정일 (설경구)도, 오
빠를 잃은 딸 예솔의 모습도
그저 지켜보며 모두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러던 중, 문득문득 전해지는 그들의 모습들이
더욱 가슴아프게 느껴지더군요.
아들이 떠나간 방에서 홀로 떠들다가 세상 떠나갈듯이
울게되는 순남의 모습, 아무말없이 안아주며 챙겨주는 옆집 우찬엄마의 모습,
그걸 지켜보는 남편 정일의 모습..
순남, 정일, 예솔,
그리고 '수호'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수호를 기억하고, 함께하며 보내는 시간,
그 날이 <수호의 생일날>입니다.
단순히 그 아이를 기억하는 것만이 아닌,
그 길고 긴 고통같은 시간을 지나서, 다시한번 추스리고 위로하고 떠올리며,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야함을 바로 <수호>가,
그리고 <생일>이 마련해주었던 .
이 <생일>을 회피했던, <수호가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순남도,
그저 어찌할바 모르던 남편 정일도,
이 자리를 통해 모든걸 하염없이 느끼고, 울고, 전해받으면서,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함께하면서 나아갈 힘을 조금이나마 얻게됩니다.
그래서 <수호의 생일>은
그렇게 남겨진 이들에게 일상을 살아갈 힘을,
이 아이가 없음에도 전해준..
자식을 잃은 슬픔을 어떻게 다룰수도 대할수도 없지만,
그걸 힘들게 지나보냈던 시간은 그래도 존재할겁니다.
눈물 납니다, 하지만 억지로 울리진않습니다.
그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기에 일상만으로도 가슴이 아픕니다.
전도연의 대화하듯 울먹이던 연기와 설경구의 마지막 눈물은
그 어떤것보다도 슬프게 와닿습니다.
그럼에도 영화가 과하기보다 담담하게 많은걸 담아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생일>은 그런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많은 슬픔과 아픔을 함께하는
'가족들의 영화'라고도 보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