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을 관람했습니다. 일단 저는 어느정도 볼만은 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요. 그런데, 이번 작품이 여러가지로 <단독작품>이라기만 보기에는 힘들어서, 앞으로 DC에서 이끌어갈 <저스티스 리그의 초석>도 깔아놔야하고, 슈퍼맨 얘기도 해야하고/ 배트맨 얘기도 해야하고 해서, 2시간 반이 풀로 차는데도, 딱히 재밌다고 하기는 힘든 영화입니다, 대신 볼거리는 크게 있습니다. 참 묘하죠, 볼거리는 많은데 딱히 재밌다고 하기엔 어려운 작품이니까요.

<배트맨과 슈퍼맨이 싸워야하는 이유>를 영화만으론 납득하기조금 힘들었습니다.

영화전체적으로 보면 <슈퍼맨이 좀 더 이야기 흐름의 주인공인듯 하고>, <새로운 벤 애플렉의 배트맨은, 오히려 그를 저지하려는듯한 느낌으로> 나와요. 그도 그럴것이 감독이 <맨 오브 스틸>의 잭 스나이더인데다가, 슈퍼맨을 만들었으니, 이번작도 <슈퍼맨 연결작>이라는 느낌이 더 납니다.

그래서, 이야기상으로 전 아무래도 슈퍼맨에게 좀 더 감정이입을 해서 보게됐는데, 슈퍼맨이 참 극중에서 참 불쌍하게 느껴지더군요. 슈퍼맨을 '신'이라 칭한다면, 그도 그럴것이 '고난의 행군'으로 봐야겠지만, 그래도 신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고 아무튼 내내 좀 불쌍한 슈퍼파워맨입니다. (힘으론 당해낼자 없으나..)

다 본 지금도, 왜 배트맨이 슈퍼맨하고 그렇게 싸워야했는지 크게 납득하기가 힘들어요.

서로가 다르게 생각한 정의? <맨 오브 스틸>에서 보여준 싸움으로 인한 부가적 피해를 슈퍼맨에게만 책임을? 세상은 악으로 차있기에, 그는 악을 더 믿는다? 여러가지로 영화내에서 <배트맨의 슈퍼맨 적 삼음>에 대한 이유가 나오지만, 솔직히 극장을 나온 지금까지도 크게 납득은 안 들어서, 다소 대결시키기위한 구도를 만들기위해 그랬다는 생각이 더 큽니다.

원더우먼이 진짜 멋집니다.

이 캐릭터가 나온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녀의 등장씬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두근두근하네요. (그 OST만 들어도요.) 대체적으로 무겁고 답답하고 다들 왜 저렇게 서로 싸우지?하는 와중에, 원더우먼의 등장과 액션/활약은, 이 영화에 시원하게 뚫린 사이다같은 느낌을 잠시나마 전해줍니다. 그리고, 갤 가돗이 무척 잘 어울려요.

일단 영화가 너무 무겁고 길며, 유머는 거의 없지만, 볼거리는 꽤나 있습니다. 한마디로 <맨 오브 스틸>을 재밌게 보신분이라면, 그래도 저처럼 꽤나 볼만하실 듯. 하지만, 잭 스나이더 감독이 이 영화를 잘 만들었다고는 할 수 없겠네요. 이게 최선이니?라고 물었을 때, 이게 최선이예요.라고 한다면, 앞으로 시작될 DC의 <저스티스 리그>의 행보가 불안불안해질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