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만나보았습니다. <걸어도 걸어도><진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그렇게 아버지가 된다>탄탄히 국내에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팬층이 생기며,일본영화치고 흥행입지도 잘 넓혀가고있죠.

이번 작품은 동명의 그래픽노블이 원작인걸로 알고있는데, 그래도 감독님 특유의 연출과 느낌이 잘 묻어났더군요.

15년 전에 가족을 버린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세 자매는 이복 여동생 '스즈'를 만나게됩니다. 홀로 남겨진 그녀를 보며.. 말하죠.

"스즈, 우리랑 같이 살래? 넷이서.."

과거의 많은 사연이 있지만, 이 네 자매는 그렇게 한 가족살이를 하게됩니다, 그리고...

가족, 그 이름만으로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전작들을 살펴보면, 모두 <가족>이라는 중심키워드가 자리잡고있습니다. 가족간이어도 풀릴수없는 마음의 앙금, 과거의 아픔, 현실의 벽 등...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너무 등 떠밀지도 않고, 너무 설교조로도 아닌.. 그들의 생활을 잔잔히 곁에서 지켜보고, 그들 자신들끼리의 아픔과 얘기를 공유하고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가족의 아픔과 앙금을 서서히 실타래 풀리는 실처럼... 조금조금씩 풀어나가게합니다.

아름다운 배경, 바닷마을..

이번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배경인 '바닷마을' 실제로 있는 '카마쿠라'라는 지역을 배경으로,

이 4자매의 일상을 함께하는데... 이보다 좋은 배경이 없더군요. 한적하고 한가롭고 여유롭고...

많은 생각과 속내들을 털어놓기에 이보다 적합한 곳은 없을거라 생각될 정도로,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일본 최고의 여배우들, 자매가 되고, 

일본의 최고의 배우들, 작품을 위해 뭉치다.

아야세 하루카, 나가사와 마사미, 카호, 히로세 스즈, 일본 최고의 여배우들을 모아놓은 것도 모자라, 그들의 자매화합력은 마치 실제와도 같이 느껴지더군요.

특히, 아야세 하루카(綾瀬はるか)는 언제 저렇게 성숙하고 아름답게 성장했나..싶을 정도로, 극중 장녀다움을 물씬 보여주고있더군요. 차녀인 '나가사와 마사미'나, 셋째 '카호', 막내 '히로세 스즈'까지 모두 진짜 자매처럼 나옵니다.

이 외에도 대배우 키키 키린, 카세 료, 스즈키 료헤이, 츠즈미 신이치, 릴리 프랭키, 일본의 대배우들이 큰역할 작은역할 할것없이 이 작품에 참여해주었는데,모두 <고레에다 히로카즈>라는 감독 덕분이 아닐까싶더군요.

작품에 대한 믿음은 비단 관객들만 가지고있는 것이 아닐지도요.

아픔이 삶의 빛나는 순간으로 변해갈 때..

3자매와 한명의 이복 여동생은, 모두 각자의 아픔이 있습니다. 아버지로 인한, 가족으로 인한, 하지만, 그 누구도 그걸 쉽게 아픔으로 표현하지 않고,굳이 숨기지도 않습니다.때가 되어 말할때가 되면 털어놓고, 서로 보듬어주고, 함께하게되고...

자연스러운 일련의 삶의 과정 속에서,그들은 그렇게 한 가족이 되어갑니다...

4 자매가 가졌던 과거의 아픔과 슬픔은, 어느새 <4자매로 인해 삶의 빛남>으로 다시한번 승화되는 순간이 옵니다. 그것이 <바닷마을 다이어리>가 가장 빛나는 순간.입니다.

삶을 어루만져주는, 

고레에다 히로카즈'라는 이름에 대한 믿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재촉하지 않습니다.영화 속에서도 연출도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면에서도요. 하지만, 어느덧 영화가 끝마칠때쯤이면자신도 모르게 힐링되어있는 내면과 조금은 다르게 보이는 일상의 빛남.을 만나실 수 있으실 거라 봅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2015년이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저에겐 올해 가장 좋은 영화 +1편이 될 것 같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히로카즈 감독의 <걸어도 걸어도>만큼, 혹은 그 이상만큼이나 좋았던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