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김씨표류기><천하장사 마돈나>를 만드신 '이해준' 감독님의 

5년만의 연출작품인데요. 그래서 개인적으론 좀 더 기대가 갔던 작품입니다. 

기본적으로 '아버지의 부성애'가 강조된 영화이기도 하고, 

시대적인 배경이나 여러가지로 봤을때도 흥미로운 설정의 영화이기도 합니다.

<나의 독재자>는 1972년 / 1994년 두 시절로 나눠서 진행되는데요, 

영화도 그에 맞게 part 1 / part 2 같은 느낌으로 나눠져서 진행됩니다.

영화의 설정은 '1972년 남북정상회담이 예정된 시절', 

그에 맞는 가상회담 리허설을 위해 주인공 '성근 (설경구)'이 

김일성 대역.을 맡고 그에 심취하여 빠져들고 노년까지 그것이 영향을 미치는 줄거리입니다.

그 사이에서 아들 '태식 (박해일)'과의 관계가 부각되면서 '부성애'가 강하게 남는 영화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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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말씀으로는 당시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실제같은 리허설같은게 있으면서 어느정도의 대역이 있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획과 내용에 착수하게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실화같으면서도, 어느정도 모티브를 따와 새롭게 재창조시킨 영화이기도 하죠.

영화는 1부격인 <연극배우였던 아버지 '성근'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저는 사실 그냥 이 대역에 심취했던 아버지가 그 역할에 몰입한 나머지 헤어나오지 못했다.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상당히 디테일한 설정이 있더군요.

연극배우였지만 <리어왕>의 대사 한마디 제대로 읊지못했던 무능력한 '성근', 

그런 그를 김일성 대역으로 캐스팅하는 중앙정보부.

연극배우의 삶과 당시의 시대상이 디테일하게 결합되면서, 

<아버지의 역할몰입>에 크나큰 아픔이 결합됩니다.

이런 디테일한 설정이 돋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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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격인 이 부분에서, 

<설경구의 메소드적인 연기>가 무지하게 빛나더군요.

설경구 씨가 연길 잘한다는 생각이 그동안 들긴했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서 몇몇장면에서 '오싹한 느낌을 받을정도의 연기'를 보았습니다.

단순히 김일성 대역.으로 그의 모습을 잘 재현한 연길 잘해서뿐만이 아닌, 

무능력하고 물렁물렁한 성격의 연극배우 & 아버지의 모습에서.

무섭게 몰입해가고 변해가는 독재자 역할에 심취해가는 연기에서, 

눈빛, 행동, 모습 등에서 소름이 끼칠 때가 몇번 있었습니다.

전 특히 눈빛과 입모양, 얼굴근육 등의 미세한 변화에서요.

김일성 대역.으로 김일성을 리얼하게 연기하는 성근. 

그 성근을 다시금 연기하는 설경구. 

김일성 대역-성근-설경구로 이어지는 다층의 메소드 연기는 정말 놀랍더군요.

솔직히 이 <1부격인 성근의 이야기>에서는, 

설.경.구의 연기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몰입감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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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을 지나서는 22년의 시간이 흘러, 

1994년의 시간으로 건너옵니다.

아들 '태식'은 다단계 판매를 하면서 사는 인물로 성장했고, 

아버지는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요양원'에서 신세지는 모습이 되었죠.

이 2부격에서는 <아들 '태식'과 아버지의 관계성 회복>에 맞춰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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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가 '설경구의 영화'였다면, 

2부는 '설경구 & 박해일 & 그외 인물들'의 이야기로 좀 더 폭넓게 갑니다.

그래서인지, 1부의 강렬한 몰입감 후 

2부의 어느정도 중간선에서는 그 긴장감이 줄어들면서 

개인적으론 조금 갑자기 바람빠진 풍선처럼 힘이 빠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내 다시금 '관계성'에 중시하면서 

힘을 찾아가는데요.

2부에 해당되는 후반전에서는, 

<망나니 아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아버지를 챙겨드리기로 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려냅니다.

거기서 재개발 문제가 나오고, 

아버지의 무언가가 필요하고 

아직까지 22년전의 상황에 빠져있는 아버지를 위해 

가상의 상황극을 하는 등으로요.

약간 <간 큰 가족>의 그런 상황극이 잠깐 생각나긴했지만, 

이내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성>에 중심을 두면서 

'부성애 父性愛'라는 것을 크게 느끼게하는 드라마.로 

감동을 향해 달려갑니다.

사실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한 전개이긴하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더불어 당시 시대상이 흥미롭게 그려지면서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짧게나마 큰 짠~함을 느끼게하더군요.

아버지는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중에, 

아들을 위한 <지상 최고의 마지막 연기>를 보여주고, 

사람들은 미쳤다하지만 그는 22년간 속으로 갈고닦은 연기를 보여주면서 

아들과의 화해와 관계.를 회복하게됩니다.

여기서 역시 설경구의 연기, 빛나더군요.

이야기의 흐름은 매끄러운 편입니다. 

연출이나 배우들 연기도 좋구요.

조금 아쉬운건 생각보다 코미디적인 부분이 적었다는점인데, 

외적인 오락영화라기보다 '휴먼 드라마'에 가깝더군요.

이해준 감독님 전작과의 연계적인 느낌이죠.

두 주연배우 외에도 

<잉투기> 류혜영 양의 연기도 좋고, 

윤제문-이병준, 배성우 씨 등의 연기도 굉장히 좋은 편입니다.

이 영화에서 '설경구'씨의 연기가 없었다면... 

<나의 독재자>는 없었을거라고 봅니다.

그의 연기는 정말.. 단순히 연기를 하는 연기자.의 모습이 아니예요. 

그냥 역에 쏙 빠졌다가 나온 인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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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아픔에 놓여진 아버지와 아들, 

지상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아버지의 삶.

모두가 그렇게 아버지가 되어간다..>

<나의 독재자>는 3가지의 삶을 한곳에 겹쳐서 담아낸 영화.였습니다.

연극배우의 삶 

독재자의 삶 

아버지의 삶

기본적으로 모두 '한 사람'으로부터 나온 모습과 삶이지만, 

결국 큰 테두리는 <아버지의 삶>입니다.

설경구가 그걸 그려냈다면, 

박해일은 그걸 통해 그 역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또 한번 배워가고 그려가는 인물.이 되는거죠.

그렇습니다. 

세상엔 수많은 '아버지'가 있습니다. 

<나의 독재자>는, 

연극인이자 독재자 연기에 빠졌던 아버지의 아픈 삶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 그걸 그려낸 휴먼 드라마였습니다.

당시 시대상의 디테일한 반영과 설정 등도 돋보이고, 

<리어왕> 연극의 대사도 기억에 남는군요.

무엇보다 이 영화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마지막 윤제문이 한 대사를 인용하고 싶군요. 

"예술이네, 미친 녀석." 

전 이 영화의 설경구씨 연기를 두고 위와 같이 얘기하고 싶네요.

그로써 더욱 빛난 부성애의 영화 <나의 독재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