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도>에 이은 올여름 두번째 화제작이자, 올해 첫 바다영화 <명량>이 드디어 공개되었습니다. '성웅 이순신 장군'이라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다 알만한 유명인물의 실화를,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때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데요. 기대감 걱정감에 설렐 무렵, 영화 <명량>을 보고 드디어 안도감을 내쉬었네요. '진정성'을 갖고 잘 나와주었습니다.

1597년 임진왜란 6년, 왜군의 쳐들어오는 기세에 국가존망의 시기, 누명을 쓰고 파문당했던 이순신 장군(최민식)이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되고.. 드디어 왜군과 맞섭니다. 330척 vs 12척의 대결, 명량해전의 그 모습이 상세하게 그려집니다.

영화 <명량>은 단순한 재미로만 즐기는 오락물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순신 장군/ 거북선/ 명량대첩 등은 다 아실것이고, 실화이자 대한민국 역사 중에서도 기록될만한 해전이지요. 그렇다고, 이 영화가 단순히 '애국심'에만 호소하는 영화라면, 작품성에서 떨어질것이겠죠. 하지만, 그렇지않았습니다. <최종병기 활> '김한민 감독'의 당시 흥행성공이 단순히 운만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점을, 이번 <명량>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명량>은 '최민식의 영화'입니다. 왜 이런 표현을 썼냐면, <군도>가 의외로 '강동원의 영화'였다면, 이번엔 사실 최민식 vs 류승룡의 대결이 될까?했는데... 사실 왜군 '구루지마'를 연기한 '류승룡'은, 카리스마는 있지만, 활약과 비중 면에서 기대보다 임팩트가 훨씬 적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영화라 해도, 다른 민초들과 캐릭터들이 돋보인것에 반해, 구루지마의 캐릭터가 '악역'으로 비등하게 나올 것이라 기대했지만, <명량>은 확실히 '이순신 장군- 최민식' 배우의 영화입니다. 

배우와 제작진들이 이 작품을 어떠한 마음으로 임하고 만들었는지, 

작품을 보니 알 수 있었다.

<명량>은 자칫 잘못하면 너무 애국적인 인물로 영웅화시킨다거나, 오락물로 자칫 전락할 수도 있는 문제점이 생길수도 있었을텐데, 김한민 감독이 그걸 잘 잡아주었습니다. 영화는 유머보다는 진지한 접근과 마음으로 연출을 이루었고, 배우들 모두 그것을 '진심과 진정성'으로 이루어낸게 보입니다. 

영화음악부터 상당히 웅장하고 전장터같은 느낌을 전해줄 정도로, 사운드가 좋습니다. 포탄이 터질때에는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SOUND에 집중하였구요. 

최민식 배우님이 "이순신 장군이라는 캐릭터에, 어떻게 접근하고 표현해야 폐를 끼치지않을까?"를 수없이 고뇌했던 그 흔적이, <명량> 속 캐릭터와 대사 한마디한마디에서 '진정성'으로 보입니다. 민초들을 연기한 이정현, 진구 등을 비롯해 이순신 장군 아들 이회역의 '권율', 오타니 료헤이, 왜적으로 나온 류승룡, 조진웅, 노민우 등까지 배우들의 진정성있는 열연은 이 영화에서 한시도 눈뗄수없게 하는, 진심의 힘을 느끼게합니다.

12척 vs 330척, 누가봐도 '두려움'을 느끼고 전의를 상실한 무렵,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는 자"의 카리스마와, 충심(衷心)을 보여준 '이순신 장군'의 리더쉽은, 사실 지금 봐도 많은 이들이 보고 배울 점입니다. 그리고, 그의 명량대첩에서의 전술, 전략, 지략, 심리전법 등은 정말 두고두고 배울 점이겠죠.

"바다를 버리는 것은, 

조선을 버리는 것이다!"

후반부 60분의 해상전, 

완성도 있는 해상전과 지략전을 선보여.

지금은 빠졌지만, 부제로 붙었었던 <회오리바다>는, "역사적으로 명량해전을 어떻게 승리로 이끌 수 있었는지?"를 오락적인 볼거리로써도 감탄하게 만들며, 볼만한 지략적인 부분으로 탄생했습니다. 후반부에서 펼쳐지구요.

제작보고회 등을 통해 전해드렸듯이, 후반부는 60분가량의 해상전투씬이 펼쳐지는데, 이게 단순히 <볼거리를 위한 긴 전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여기서, 명량대첩의 승리를 이끈 역사적인 사실을 바라볼 수 있으며, 전략/지략/심리를 모두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전투부분이더군요. 한국영화에서 이런 거대한 해상전을 잘 그려낸 작품이 있을까 싶더군요. 

사실 보면서 몇몇 장면과 대사에서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분명 작품으로써 어느정도 아쉬운 부분도 남겠지만, 단순히 오락물? 이순신 장군이라는 애국심에 호소한다? 너무 진지하다? 스토리를 다 알겠다? 이렇게 비딱하게만 보기엔, 역사적 사실을 고증을 거쳐 최대한 '진정성'있게 임한 영화적 부분에 감동을 몇번 받게되더군요. 

"우리 후세들은 우리가 이렇게 고생해서 나라를 지킨거 알까?"라는 민초들의 대사가 후반에 나옵니다. 이 대사만 들어도, 이 역사적이야기와 그걸 최대한 진정성있게 만들어내고, 또 잘 담아낸 이 영화가 가진 의미와 가치를 알 수 있더군요. 물론, 볼거리, 느낄거리, 생각할거리까지요. 영상적 때깔도 웅장한 음악도 모두 생각보다 잘 나와주었습니다.

그냥 보고즐기는 소모성 영화가 아닌, 

보고 느끼게하는 올 여름의 영화가 될듯한 <명량>. 

<명량>은 단순히 '성웅 이순신 장군'이라는 캐릭터의 단순한 영웅화에 의지하거나, 애국심에 호소하는 영화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마구마구 트랜스포머같은 재미를 주세요!같은 영화는 더더욱 아니구요. 그럼에도, 2시간동안 눈을 전혀 뗄 수 없게하는 흡입력과 볼거리를 모두 준 작품입니다. 아무래도, 작품적으로는 <군도>보단 <명량>이 확실한 승리자가 될 것으로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