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테레즈 라캥>은, 박찬욱 감독의 한국영화 <박쥐, 2009>의 모티브가 된 작품입니다. 이 영화도 '에밀 졸라'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죠. '모티브'로 한만큼, 아주 똑같지는 않고, 배경이나 여러가지로 다르지만, '기본 등장인물 설정과 관계, 주제의식'이 어느정도 비슷한만큼, <박쥐>와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더군요. 참고로, '테레즈 라캥'이란 독특한 제목은, 극 중 여주인공의 이름입니다.

* 테레즈 라캥 줄거리는.. 어렸을 적부터 고모와 그의 아들 아래서 자란 '테레즈'는, 어쩔 수 없이 그들과 살다 결국 그녀의 아들 '카미유'하고 결혼까지 하게됩니다. 창살없는 감옥에 살던 그녀는, 어느날 카미유의 친구 '로랑 (오스카 아이작)'을 만나고, 그를 통해 사랑과 해방감을 느끼고 범죄를 꾸미는데.. 이제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의 길이 펼쳐집니다.

<테레즈 라캥>, 

<박쥐>하고 어떻게 비슷하고 다를까? ①

일단, <박쥐>하고 캐릭터 대입을 하면 좀 더 이해하기 쉬우실 것 같아서..

테레즈 라캥 (엘리자베스 올슨) = <박쥐>에서 김옥빈. 

카미유 (톰 펠튼) = 신하균.

라캥 부인 (제시카 랭) = 김해숙.

로랑 (오스카 아이삭) = 송강호.

위의 3명은 거의 딱 맞는 극 중 역할과 분위기인데, 로랑 = 송강호가 아주 약간 다릅니다. 

<박쥐>에선 성직자 '신부'역할이었고, <박쥐>가 '뱀파이어'라는 독특한 캐릭터와 상황설정을 넣었었는데, <테레즈 라캥>은 '에밀 졸라' 원작으로 만든만큼, 시대극 배경에 좀 더 정통적인 방식입니다. 그래도, '욕망과 죄의식, 두려움'이라는 주제의식까지 해서 전체적으로 비슷한 감이 있어, 전 내내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네요. 

 <테레즈 라캥>, 

<박쥐>하고 어떻게 비슷하고 다를까? ②

<박쥐>를 보신 분들은 기억나시겠지만, '김옥빈' 캐릭터가 '김해숙과 신하균 모자(母子)'사이에서 거의 하녀처럼 지내다가, 신부 '상현 (송강호)'을 만나 해방감과 사랑, 욕정 등을 느끼게됩니다. <테레즈 라켕>도 같습니다. '테레즈'가 이들 모자 하에서 갇혀살고, 무엇보다도 '성적 억압' 속에서 '로랑'을 만나 드디어 사랑의 욕정을 느낍니다. 그리고..

아, <박쥐>하고 가장 다른 건, <박쥐>는 신부 '상현 (송강호)'의 시선에서 주로 그려졌던 게 생각나네요. <테레즈 라캥>은 제목대로, '그녀 She'가 주인공이고 그녀의 시선이 주입니다. 아무래도 조금은 많이 다르겠죠? 

테레즈와 로랑은 서로 사랑하지만, 그들을 억압하는 두 모자 사이를 헤쳐나가기위해, 여러가지 범죄의 수를 쓰고... 결국 그 죄의식에 사로잡혀 점점 파국으로 치닫게됩니다. 그들의 사랑마저도 깨뜨리는 '죄의식과 두려움'에 허우적대는 내면을 연기하죠. <테레즈 라캥>과 <박쥐>는 비슷한듯 다른듯, 결말도 비슷한듯 다른듯 두 작품 다 인상적이네요. 

스토리와 주제의식이야 <박쥐>를 통해서도, 충분히 느꼈음에도, <테레즈 라켕>을 무척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연기'가 꽤 좋았습니다. 고모 '라캥 부인'역의 '제시카 랭'은 입 돌아가는 연기까지 해서 역시 훌륭했으며, <올드보이><고질라>등의 '엘리자베스 올슨'도 점점 더 다양한 연기에 도전, 스펙트럼을 잘 넓히고 있네요.

해리포터 말포이를 했던 '톰 펠튼'도 이 영화에서 나름 빛을 발하네요. 신하균과 같이, 약간 모자른 끼도 있고 병도 있는 쇠약한 인물을 잘 연기, 오히려 <인사이드 르윈>의 '오스카 아이삭'이 캐릭터도 그렇고 가장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로, 다른 배우들의 새로운 연기와 열연이 빛납니다. 

아무래도, <박쥐>의 모티브가 되고, <박쥐>를 먼저 보고 이번 <테레즈 라캥>을 보게된만큼, 여러가지로 비교분석, 감상해보았는데요. 전체적으로, <박쥐>를 본 분이시든 안 본 분이시든 꽤나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역시 사람은 죄를 짓고는 못 사는거 같네요, 죄의식이란 사랑보다도 무서운 것 같습니다. 영어제목 < In Secret, 인 시크릿>도 잘 어울리는 듯.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 영화 <테레즈 라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