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봄이다, 

사랑스럽지만 왠지 모르게 짠한 

영화 <그녀 Her, 2013>

감독 '스파이크 존즈'는, 정말 독특하다. 생각이 기발하고, 아이디어가 정말 남다르다. 이전 <어댑테이션>이나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봤을때도 '이 감독, 뭔가 좀 특이한데?'라는 생각이 들곤했는데, 이번 <그녀 Her>를 보면서는 '상상면에서는 약간 천재 아냐?'라는 생각까지 잠깐 들었다. 그가 제작, 연출, 각본, 조연을 모두 도맡은 영화 <그녀 Her>. 이미 해외 아카데미 영화제 등에서 <각본상>등을 휩쓸때부터 알아봤다, 이 영화의 이야기적 진가를.   

* 영화 그녀 Her 줄거리는.. 근미래, '테오도르 (호아킨 피닉스)'는 다른 이들의 편지를 근사한 문장으로 대필해주는 대필 작가.일을 하고있다. 하지만, 공허한 그의 마음은... 그러던 중 인공지능 (AI) 운영체제 '사만다 (스칼렛 요한슨 목소리)'를 만나고, 인간인 그는 운영체제인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게되는데..

이 '사만사'라는 운영체제는, 단순한 대답만 하는 기계가 아니다. 인공지능이다. 세상의 모든지식과 경험을 할수록 '인공지능'은 무한대로 발전한다. 그렇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그 '테오도르'와 그녀 '사만사'는 진심으로 모든 것을 공유하게될수록, 서로에게 빠져든다. 젠체하는 사랑이 아닌, 진정으로 그들은 '정신적인 교감'을 나눈다.. 

처음에는 한 관객으로써 이게 가능할까? 이게 이해가 될까?하는 시나리오였는데, 

<그녀>를 보면 다 이해가 된다. 

애잔하고, 웃고 짠하고 '인간의 모든 감정'을 느끼게했다. 

나조차도 '그녀 Her'에게 사랑이 빠지겠더라.싶더라는.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처음의 우려보다, 어떻게보면 우리 인간들이.. 서로에게 바라는 것도 '정신적인 공유, 공감, 교감'이 중심이 아닌가 다시 생각해보았다. 육체적인 사랑도 중요하지만, 결국 헤어지고 좋아하는 것은 '그 내면의 모습, 내면의 이야기'를 나누기때문이 아닌가? 그런 면에서 <Her>의 사만다와 나눈 '테오도르의 모든 것'이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인간과 인공지능, 육체와 무육체, 존재와 비존재성.으로 대비되는 '그와 그녀'다. 그들은 오로지 '정신적인 교감'으로만 모든 걸 이루는 것인데 가능할까? 가능하다, 배경이 근미래이기도 하고, 그들은 '인간들과 똑같이 가장 중심되는 정신적인 교감'을 이루고있는 것이다. 육체적인 사랑은 그럼 필요없어?라고 한다면, 영화를 보라. 가능하기도 하고, 안 가능하기도 하고, 영화 <그녀>는 참 재치있고 웃음도 많아서 좋다. 

문제는 '그녀'가 내 곁에 존재하지않는 사람.이 아니어서가 아니다. 좀 더 나아가, 그녀는 무한대로 존재하고 이동하며 살 수도 있는 '인공지능'이다. 시작은 나와 같이 했을지언정, 끝과 성장의 과정은 나와 같이 못할 수도 있다.거기서 이윽고 문제가 일어난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결정적인 차이랄까... 얼마전 본 <트랜센던스>도 살짝 생각나고. 그래서일까, 달달하고 모든 것이 공감가고 이해가 갔던 '그와 그녀의 사랑'의 결말이, 그 여느 연인의 사랑의 끝처럼 달콤씁쓸하자 안타까웠고 애잔했다. 이런.. 나는 진짜 리얼 사랑스토리를 보고있었네..

많은 것이 다르고 대비되는 그와 그녀지만, 

단 하나, 그들은 진정으로 교감을 나누었다는 것.

그것이 사랑이라 한다면, 사랑이었을지도..

인간과 인공지능, 그와 그녀, 아름답게 남의 삶을 편지로 써주는 대필작가지만 자신의 삶은 공허하기 그지없었던 남자, 그런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인공지능 여자. 많은 것은 대비되고, 다르지만, Only One 그들은 진정한 정신적인 소통.을 했다. 일반적인 사람들과 연인들이 하듯이. 우리가 그렇게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여지기원하는 바로 그것 '내면의 소통, 교감'. 

원제 <허 Her>가 <그녀>로 개봉했을 때, 조금 심심하다싶었다. 왜 'SHE'가 아닌 'HER'일까. '그녀가' 아닌, '그녀의 혹은 그녀를'이라는 Her. 이건 온전히 'He' 그 남자 '테오도르'가 받아들이고픈 그녀를, 그리고 그가 바라본 그녀의 모습을 담은 이야기.였기에 아니였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더욱 짠해졌다. 

그저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의 이야기일지도. 

영화 <그녀 Her, 2013>

영화는 아름답다. 이야기도, 사랑이야기도, Ost도, 색감도, 배경까지도. 하지만, 반대적으로 극중 근미래의 모습은 모두 어딘가 쓸쓸해보이고 공허해보인다. 모두 컴퓨터하고 말하고, 혼자서 말한다, 마치 지금세대처럼 스마트폰만 보고, 귀에 이어폰을 끼고 혼자 길거리에서 말하는 것처럼.. 먼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는 사람하고 얘기하고 어울려 산다 생각하지만, 벌써 혼자 떠도는 섬처럼 극 중 모습이 그리 멀게 느껴지지않았다.

'관계성'의 문제, 사람과 누군가와 잘 지내기위해 필요한 근본적인 문제. 그것이 '인간이 살면서 가장 힘든 문제'일 것이다. 영화 <그녀 Her>는 단순한 인간과 인공지능의 사랑이야기뿐만이 아닌, 우리시대가 담은 공허함과 관계성의 문제까지 담고있는 영화다. 그래서, 결말까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매력적인 영화 <그녀 Her>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