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재충전과 여행.이다. 그럴때 나타나준 <위크엔드 인 파리 Le Week-End>는 단비같은 적심을 전해준 영화다. 이들처럼 주말에만 잠깐 파리를 갔다올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노팅 힐><굿모닝 에브리원>의 '로저 미첼'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앞선 두 영화처럼 달달하고 기분좋음을 전해준다. 비록, 그게 초중반에만 한정되었다하더라도, 노부부라도 이들처럼 알콩달콩 연인처럼 살 수 있다면! 이라면 생각이 들게 할 정도였으니까. 사랑에는 나이가 중요치않다는 걸, 로저 미첼이 그려낸 이들 부부를 보고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다.  

닉과 멕은 주말에 파리로 무작정 여행을 왔다. 파리는 30년전에 신혼여행지로 방문하고 두번째인데, 오자마자 파리의 많은 명소에서 그 기분좋은 달콤함.을 누리기에 정신없다. 장소가 사람의 기분을 만든다고, 이들 부부는 틱틱대면서도 서로의 기분을 맞추며, 아름다운 곳, 맛있는 곳,  등등에서 기분좋은 2번째 파리에서의 추억을 만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파리에 사는 친구 (제프 골드브럼)을 만나면서, 이들은 급격히 현실적인 문제로 돌입하게된다. 그렇게 오래 살았어도, 이렇게 기분좋은 파리에서의 추억을 만들었어도, '덮을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존재한다. 사랑, 속내, 앞으로의 일 등 같은. 노부부의 남자 '닉'은, 보통 남자들이 나이먹으면 그렇듯, 그녀 '멕'이 없으면 안되는 의지적인 존재- 일종의 사랑을 갈구하는 남자다. 이 역할을 명배우 '짐 브로드벤트'가 했는데, 내내 어찌나 귀여운 꽃할배의 모습을 보여주는지, 이 배우와 역할 덕분에 웃고 또 웃고 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의 아내 '멕 (린제이 던칸)'은 보통 여자들이 그렇듯이, 핫 앤 콜드 (Hot n Cold), 뜨겁지만 차갑기 그지없는 얼음공주.다. 그건 나이먹어서도 변하지가 않는지, 이 어울리지않을 것 같은 노부부의 속내는 여행와서 하나둘씩 짐처럼 풀러진다. 남자는 사랑을 원하고, 여자는 자유를 원한다. 못해본 것을 해보길 원하며 은근히 이별속내를 내비치기도 하는 그녀에게, 남자는 즐거운 추억을 만들러온 파리에서 그런 속내를 비추는 그녀가 (속으로) 밉기만 하다. 그럼에도 그녀가 없으면 안될것 같은 순정판 남자 할배 '닉'. 

낭만의 파리에 와있어도, 결국 현실적인 문제에 돌입하는 그들 노부부를 보면서, 이내 사람사는 건 모두가 똑같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그것을 풀어가는 해결방법도 역시 우리네와 똑같이, 적절한 타이밍에 꺼내놓는 적절한 진심의 속내.가 최고라는 생각과 함께. 

나이들어도 이들처럼 재미나게 산다면, 행복할 듯 하다.

영화는 <노팅힐> 감독답게 기분좋고 달달하다. 주인공이 꼭 젊은 연인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재밌고 공감가는 이야기와 그림을 풀어낼 수 있는 그들이 부럽기만 하다. 수많은 파리의 아름다운 명소를 누비는 이들을 보면서, 눈으로 즐거웠고 속으로 즐거웠다. 

영화의 마지막, 마치 젊었을 때의 연인때 처럼 노부부와 친구가 함께 추는 댄스장면을 보면서, 흥겹게 막을 내릴 수 있었던, 이 영화 <위크 엔드 파리>를 만난건 역시 재충전의 기운을 전해주기에 좋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