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상한 그녀>는 처음 예고편을 봤을 때처럼, 그 재밌고 좋은 기운을 그대로 전해준 영화다. 스타배우 한명없어도, 한 젊은 여배우의 감칠맛 나는 연기와 다른 배우들과의 조율이 잘만 맞으면, 2시간동안 그 누구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全연령 관람가능 오락물>이 될수있음을 보여주었다.

[줄거리]   아들 하나 교수로 잘 키워낸 할머니 '오말순 (나문희)'. 하지만, 집안문제로 요양원으로 보내기전 마지막으로 영정사진 차 찍으러들어간 '청춘 사진관'에서 나오자마자... 무려 50년이나 젊어진 '오두리'로 변하게되는데! 이제 수상한 그녀의 새로운 인생이 펼쳐진다.

<수상한 그녀>는 사실 작품전체적으로 놓고보면 이음새부분에서 약간의 투박함도 있곤하는 그런 오락물이지만, 그걸 커버할 수 있는 최대의 미덕이 있기에 영화가 끝까지 살아났다. 바로 '가족적인 공감대와 훈훈함'이다. 

칠순의 할머니 '오말순'은 20세의 '오두리'가 된다. 톰 행크스의 <빅>이 '어른이 되고싶었던 아이'의 경험이었다면, <수상>은 '젊었을 적으로 돌아간 노인'의 경우다. 비슷할 것 같지만, 의외로 다루는 부분이 꽤 넓어지고 많이 달라진다. 

일단 '웃음'은 심은경 양의 할머니 연기다. 척!이 아닌, 진짜 할머니가 마법같이 젊어진 것으로, 속은 영락없는 '할머니'다. 그러니까, 나문희 할머니와의 싱크로율이 높아야하는데, 이거이거 왠만한 예쁜척만 하는 여배우라면 못한다. 오로지 심.은.경.만이 할 수 있는 연기였고, 그녀였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웃음과 함께, 

우리와/ 우리 부모님 세대의 모습까지 의미있게 다룬다. 

웃기기만 했더라면 그것도 좋았겠지만, <수상한 그녀>의 중심에는 바로 '노인'이 있다. 실제적으로 주인공도 바로 몸만 젊어진 '노인'이다. 아들을 키워냈지만 '노인문제 전문교수'임에도, 정작 자신의 어머니 때문에 집안이 곤란해진다. 아내도 힘들고, 어머니도 힘들고, 자신도 힘들다. 본인도 이런 경험이 있었기에 심히 공감됐으며, 결국 오도가도 못하는 사이에 이런 마법같은 일이 벌어진거다. 

젊어지면서, 원하던 노래와 가수도 하고, 무려 삼각관계? 자신의 정체를 모르는 방송국PD-손자 반지하- 그리고 박노인사이에서 인기女가 되기도 하며,'전성기'를 누리는 동안/ 이면으로는 항상 '죽음과 인생의 끝자락'에 놓여져있는 그들을 비춘다. 그게 또한 우리 미래의 모습일 수도 있으며, 가까이서는 우리의 가족, 우리의 부모님의 모습이기도 해서 끝에 가서는 자식맘으로/ 부모맘으로 꽤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한다.

심은경 양, 

그대는 이제 할머니 연기의, 감칠맛 연기의 신이라오!

이 웃음과 삶의 메시지를 적절하게 섞은 감독은 의외의 감독이다. 바로 영화 <도가니>의 황동혁 감독인데, 약간의 유치함과 어설픈 장면조합의 느낌도 없진않지만 누구나 재밌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장르를 연출한 것치곤 괜찮은 편이었다.

정리하자면, 이 영화는 '심은경 양의 독보적인 연기존재감'을 보여준 영화였다. 이제 성인 20살이 된 이 여배우가 이 정도로 할머니 연기를 잘할줄은 몰랐다, 그 정겹고 친근한 욕지거리란! 웃음 터지고, 때로는 할머니같은 손길을 건네도 준다. 극 대사처럼 "정말 요즘 여자완 완전히 달라!"이다. 

변신전과 마무리단계에 나오는 '나문희 선생님'의 존재감도 컸고, 박인환, 성동일, 이진욱, 김현숙, 김슬기의 활약과 주인공과의 관계 등도 놓치지않게 잘 이끌어냈다. B1A4의 '진영'도 처음엔 아이돌이라 걱정했는데, 비중과 막판활약까지도 심은경과 거의 내내 붙어나올 정도로 컸고, 아이돌생각도 후에 가서는 잘 안나더라는. 연기자들 모두가 잘해주었다.

<수상한그녀>에서는 노래도 중요했다. <미녀는 괴로워>같이 흥행한 영화들이 으레 그랬듯이, 주인공이 직접 부르는 노래씬이 꽤 되고, 대신 주인공의 속은 '할머니'인것 답게 old한 곡들을 현대식으로 편곡한 곡들인데, <나성에 가면><빗물><하얀 나비>등으로 그게 더욱 가슴에 다가온다. 젊은이들에겐 신선함을, 어른들에겐 추억을 가져다줄 선곡들이다. 

그야말로 전연령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정말 간만이다. 어른아이, 가족친구, 모두가 공감하고 웃을 수 있는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 젊음과 늙음, 할머니와 손자, 어머니와 아들, 누구나 그 시절을 지나왔을, 그래서 눈시울이 붉어지면서도 웃고 즐길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있다. 

* 마지막 까메오출연은 정말 대박인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