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는 마틴 스콜세지+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무려 5번째 만남의 작품입니다. 지겹기는 커녕, 날이 갈수록 둘의 조합은 더더욱 잘 맞아가는 것 같군요. 이번 영화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그야말로 날아다닙니다. 그의 코미디, 드라마, 아드레날린 넘치는 연기까지 모두 접할 수 있는 극한의 작품이라 할 수 있겠군요. 

<더 울프..>의 줄거리는 월스트리트 주식중개인 '조던 벨포트'의 파란만장한 삶과, 놀랍도록 한탕친 실화를 다룬 작품이죠. 그의 회고록 책 <월가의 늑대 (Catching the Wolf of Wall Street)>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늑대'입니다. 월스트리트를 다룬 작품은 많았지만, 이 영화에서 그들은, 그리고 '조던 벨포트'는 그야말로 '늑대' 그 자체입니다. 돈에 굶주리고, 돈에 환장한 늑대. 그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의 극한의 '경제적 탐욕주의'를 신랄하게 보여줍니다. 돈으로 흥한 자, 돈으로 망하리. 돈, 돈, 돈.

179분간의 아드레날린 질주.

영화는 179분간의 아드레날린 질주 같습니다. 봐도봐도 속된말로 이런 '미x놈'들이 다 있나싶더군요. 돈으로 못하는 짓 없다고 하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자본주의의 돈'은 그야말로 Dirty합니다. Clean한 돈도 없는 법이지만, 그들이 모으는 돈은 그야말로 '말(言)'로 팔아, '말(言)'로 사기치는 그러한 돈입니다. 일종의 세일즈(Sales)이긴 하지만, 많이 얍삽한 방법이죠. 그건 그들도 인정하고 들어가는 부분입니다.

내내 그들이 약 먹은 덕분인지 이 영화는 '마틴 스콜세지'영화치고 정말 휘황찬란하고 아드레날린 가득하며, 늑대들의 테스토스테론이 넘쳐흐릅니다.그들은 돈과 약에 미쳐 환호하고, 미쳐 날뛰며, 쉴새없이 떠듭니다. 거기에 흐르는 ost까지도 미친듯이 달립니다.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확실한 '19금 등급의 청불 영화'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그럴 것 같지않지만, 이 영화에는 3대 19금이 적나라하게 중독되어 나옵니다. 돈, 마약, 섹스. <월가의 늑대>들이 내내 끼고사는 해악이지요. 적당히 하는 것도 아니고, 아주 갈 때까지 합니다. 모두 '돈'으로 이루어지는 것들이죠. 돈으로 못하는 것 없다고 하지만, 보면서 부럽기보다 저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돈으로 보여주는 끝까지를 그들은 달립니다. 

월가의 넥타이 맨,

Dirty하고 극한의 탐욕주의 늑대들.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겁니다. 돈을 원하지만, 정당하게 벌어서는 대출금 갚기도 힘들거고, 그래서 '조던 벨포트'는 마치 세일즈맨처럼 물건을 파는데, 그게 바로 '주식'이었던 겁니다. 하지만, 그 주식들은 처음엔 쓰레기같은 '페니 주식'부터 시작해, 나중엔 상위1%들에게까지 주식을 팔게되죠. 이것 역시 정당한 것 같지만, 모두 쓰레기같은 정보의 주식이나 가치있는 것들은 아니었죠. 일단, 팔면 그만입니다, 나 몰라라.

과연 '돈'을 위해 어디까지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돈'으로 어디까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돈으로 못하는게 없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지만, 돈을 모으는 방법부터 해서 돈으로 저렇게 쓰며 지내는게 과연 본인에게 얼마나 행복한걸까?라는 생각까지 들게한 '조던 벨포트'의 삶. 모두가 돈을 원하지만, 돈을 버는 법도 쓰는 법도 개개마다 다를 겁니다. 결코 돈에 짓눌려서는 행복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인간의 극한 성공쾌락 '탐욕주의' 역시 본인을 쉽게 잃는 법이라는 것을요.

영화는 잘 나왔습니다. 마틴 스콜세지의 장기인 긴 러닝타임, 무려 179분이라는 시간 속에서도 침몰되는 일 없이 잘 이끌어가고 시간도 훌쩍 지나갑니다. (그래도 조금 짧게해도 됐을듯한 생각은 드네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역대 최고의 미친듯한, 약 먹은듯한 연기를 훌륭하게 펼쳐냅니다. 범죄사기극의 짜릿함적인 재미보다, 한 사람의 흥망성쇠 속 여러가지를 엿볼 수 있는 드라마코미디에 가깝습니다.

'조던 벨포트'는 쓰레기라도 팔 수 있는 '언변'의 능력을 가졌었습니다. "이 펜을 나에게 팔아보세요."했을 때, 그는 단번에 사고싶게만드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그게 비록 이렇게 길을 가게됐지만, 다른 길로 갔다면 어땠을지 또한 궁금해지네요. 자본주의와 쾌락주의 속에서 모든것에 중독되어 살아간 그의 '아드레날린 늑대인생'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그가 월가에서 늑대로 살아남고 쇠한 긴 여정이었습니다,

* 많은분들이 레오의 비슷한 느낌의 영화 <캐치미이프유캔>을 떠올리시던데, 어느정도 비슷한 설정의 느낌은 살짝 있으나, 더욱 성숙하고 미친듯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와 / 마틴 스콜세지의 신랄한 자본탐욕주의의 비판이 강한 작품으로 많이 다릅니다. 확실한 19금 작품이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