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열한시에 만나요

영화 <열한시 AM 11:00>

[리뷰]  국내영화에서 '시간여행'소재는, 영상적으로 매끈하게 표현해내기도, 이야기적으로 신선하게 표현해내기도 쉽지않은 소재다. 그래서 그동안 많이 없었는지 몰라도 일단 영화 <열한시>는 도전했다. 

그것도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김현석 감독이라는, 이 장르와 안 어울릴 것 같은 감독님이 직접 연출을, 정재영, 김옥빈, 최다니엘 등이 이 SF 타임추적 스릴러물에 동참했다.

[줄거리]  시간여행연구의 '우석 (정재영)'의 팀. 프로젝트의 계속적인 진행을 위해 직접 시간여행을 하게된다. 하루 뒤로 간 그들을 기다리고있는건.. 연구소의 폭발이다. 과연 그들 팀은 이 정해진 미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스포 따윈 없습니다, 편하게 읽으십시오.)

부등호는, 

스릴러물  >  SF물

기대대로라면 기대대로이고, 예상대로라면 예상대로이고, 재밌었다고한다면 재밌었다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사실 영화 <열한시>는 SF물로 보기에는 조금 그런 작품이다. '타임머신-시간여행'은 전체적인 '설정과 배경'으로 작용한다는 생각이 들지, 영화의 중심을 잡고있는건 사실 딴쪽이기 때문이다.

바로 '추적스릴러'다. 딱 하루뒤의 연구소가 폭파했고, 하나둘씩 죽어나간다. 그 안에서 '범인은 누구인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추적하는게 이 영화의 포인트이고, 영화의 대부분도 그것을 다루고있다. 

이 연구소는 '바닷속'에 있어서 탈출할 수도 없는 '밀실'이고, 총 등장인물도 10명 이내이며, 게다가 'AM 11:00 Time Limit (타임 리미트)'라는 제한까지 걸려있다. 영화 <열한시>는 이런 상황에서 펼쳐지는 '밀실스릴러'에 사실상 가깝다. 

그래서 재미없냐고?하면 재미없지않았다. 영화 러닝타임 99분, 짧고 간결하며 할말 딱 하고 끝내는 깔끔한 오락물이다. 하지만, 감독님 말씀처럼 영화시작하고 15분이면 누가 어째고 뭘했는지를, 본인포함 이러한 SF시간여행스릴러물을 좀 보셨다면 대충 다 아신다. 다행인건, 그럼에도 영화는 지루하지않게 볼수있다는거다.

그래도, 시간여행 소재는 

언제나 흥미롭기에.

초중반/ 타임머신 '트로츠키', 시간여행 성공, 흥미로운 연구소 배경 등이 SF물처럼 펼쳐진다. 하지만, 역시나 많지않은 예산에, 익숙치않은 SF소재라 고급스런 느낌보단 어느정도의 분위기만 낸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중후반/ Why? What? Who?를 중심으로, '단 24시간'동안의 생존기간 안에 열심히 뛰어다니는 스릴러물의 재미를 맛볼수있다. 다만, '정해진대로 예측한대로 진행된다는 점'이 조금 아쉽고, 장점은 '시간여행= 언제나 흥미로움 = 아귀가 잘 맞나?'의 심리로 즐길 수 있다. 

현재 한국영화 상황에서, 

딱 나올 수 있는 정도의 제작배경, 

설정의 SF스릴러물.

<열한시>는 딱 '하루동안만 가능한 시간여행'과 여러가지 배경제한으로, 좀 더 '스릴러적인 부분'에 중점을 둔 작품이다. 시간여행 + 스릴러.라는 부분으로 현재 한국영화에서 할 수 있는 SF물로써의 배경을 중심으로 만들어낸듯한데, 나름 현명했다고 볼 수 있겠다. 이 이상 스케일이 커졌으면 어색하고 이상해졌을지도. 

끝까지 보고나면 열린 결말이라고는 하지만, 개인취향에 따라 그냥 거기서 끝내도 되고 조금 더 얘기해봐도 될 정도다. 지금 한국영화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딱 그 정도의 재미, SF적 설정, 상업적인 오락성을 유지한 그러한 영화 <열한시 AM 11:00>다.

* 감독님도 간만에 본인 시나리오가 아니시라, 

원래 잘하시던 장르가 아니라 다소 편한 느낌으로 만드신 듯.

** 관객들도 그런 마음으로 딱 가볍게 즐길만한 정도의 오락물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