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까이 넘게 배우생활을 해온 '박중훈'의 감독 데뷔작 <톱스타 TOP STAR>. 영화배우 톱스타로도 살아본 '박중훈'이기에, 다룰 수 있는 소재와 이야기로 첫 감독작을 내놓은 건 어느정도 현명한 선택이라 본다. 그 덕분에 첫작품으로써의 어느정도 혜택도 있겠지만, 일단 실망작보다는 흥미로운 작품으로 괜찮게 본 영화 <톱스타>.

배우의 꿈을 안고사는 성실하고 우직한 매니저 '태식 (엄태웅)' 

최고의 톱스타인 '원준 (김민준)' 

원준과 오랜연인인 제작사 대표 '미나 (소이현)' 

모두 '연예계'에 몸담고살고있는 이들로써, 이들의 '욕망과 진심'이 난무하는 현장을 지켜보게된다. 

가장 잘 알고,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이야기로 

돌아온 '감독' 박중훈.

<톱스타>가 흥미로운 이유는, 보고있는동안 이게 '실제인물 이야기인지 아닌지' 분간이 애매할 정도로 익숙한 사건사고, 어떤인물들이 불현듯 떠오르기때문이다. 톱스타의 음주운전사고, 대신 덮어쓰지만 연기의 기회를 얻게된 매니저, 호형호제하며 지내오던 두 인물이 이제는 서로를 의식하게되는 추악한 본심이 드러나는 이야기 등 그냥 영화적 이야기로만 보기에는 많은 사건들이 떠오른다. 

전체적으로 보면 '욕망과 이기심, 질투 등이 난무하는 연예계' 이야기라서 익숙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박중훈'이 제작, 각본, 감독을 했으니 그냥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닌, 직접 몸담아오면서 봐온 그 연예계의 이면들을 담았을거란 생각에 더욱 흥미로웠다. 

순둥이 매니저에서 극한의 욕심을 드러내는 '톱스타 태식'으로 변모해가는 '엄태웅'의 연기는, 그가 현재 예능과 드라마 등에서 보여주고있는 2가지의 모습을 모두 극한으로 잘 드러내고 연기해낸 케이스이다. 그의 연기를 보는 것, 그의 캐릭터가 무섭게 변모해가는 것을 보는 것이 극의 중심이기도 하다. 

호형호제하던 '태식'을 연기자의 길로 밀어주고 톱스타가 되기까지 든든한 노릇도 해줬지만, 이면에선 '그의 성공'을 질투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캐릭터'인 원준을 연기한 '김민준' 역시 괜찮은 편. 영화적인 대표작이 마땅히 없어서 영화데뷔작이라고도 생각됐던 '소이현', 역시 큰 이질감없이 영화에 잘 묻어났다. 

<극 중 김수로의 역할은 카메오 출연 정도가 아니었다. 

"그래서 본질이~뭐야~~"

극 중 역할인 '최강철'의 '본질찾기'와 '안목'은 정확했다는 사실. >

사실 <톱스타>는, 극 중 '태식'처럼 영화적으론 약간 투박한 느낌이다. 당연히 감독으로써 데뷔작이니 그럴만도 한데, 그럼에도 '이야기와 캐릭터'들이 영화를 밀고나가는 힘이 꽤 쎄서, 계속해서 지켜보게되는데 덕분에 2시간이 지루하진않다. 소재도 소재인만큼 '연예계의 이면'이니, 알면서도 '참으로 더럽고 아니꼽고, 그러면서도 인간들의 욕망들이 처절하게 부딪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다시한번 들게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안에서 살아온 배우 박중훈이 이 작품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냥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실화 그 이상의 매력적인 부분이 있었다. 

사람은 못 되도, 

괴물은 되지맙시다.

'욕심은 사람을 잡아먹는다.', 극 중 태식을 보면 알 수 있는 말이다. 적당한 욕심은 승리와 성공을 부르지만, 지나친 욕심은 남은 물론 자기도 해하는 법이다. 너무 끝까지 세게 달린 감이 있긴해도, 배우들의 호연과 적당히 흥미로운 연예계 소재, 인간의 이기심 등 다채로운 소재로 투박하지만 볼만하게 다룬 <톱스타>다. 최근 비슷하게 감독데뷔한 하정우의 작품과 비교해봤을때, 색깔적인 면에서는 '하정우'를, 원숙함과 익숙함에서는 '박중훈'감독의 손을 들어주고싶다. 

* 이번 영화의 교훈 : 초심(初心)을 잃지말자.

** 약간 투박한듯한 오프닝 타이틀과 OST음악, 그리고 끈끈한 매니저와 배우 이야기 및 분위기 등에선 

살짝살짝 <라디오 스타>의 느낌도 나더라. 

아무래도 배우 박중훈의 대표작이기도 하니 자연스레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