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음습하지만 강렬하고 센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화.이', 특이한 이름이다. 극 중 '여진구'가 맡은 배역의 이름이자 주인공, 그리고 극 중에서 '화이목'이라는 나무가 등장하는데, 중국에선 모과나무를 화이나무라고 부르지만, 극에서 등장한 '화이목'은 시각적인 요소를 위해서 만들어낸 것이라 한다. 그러니 실제로 '화이목'이란 나무는 없다. 하지만 '화이'라는 인간적 나무는 존재했다,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5명의 아버지로부터 독수분을 먹고자라난 '화이', 

과연 무엇이 될 것인가?>

[줄거리] 5명의 범죄자 아버지 밑에서 자라난 소년 '화이'. 그들 아래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며 자라온 '화이'가, 서서히 그들과 같이 잔인한 일을 하게되면서, 숨겨졌던 비밀들을 알게되는데... 뼛속까지 괴물이었던 아버지들을 따라 변해간 '화이', 괴물이 될 것인가 괴물에게 덤빌 것인가?

 5명의 칼날같은 범죄자 아버지들, 

그리고 괴물이 되어야했던 아이 '최종병기 화이'.

[리뷰]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는 아주 센 영화다. 생각보다 많이 잔인하기도 하고, 영상이나 이야기적으로도 매우 세다.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 감독이 10년만에 조금은 다른 색채로 가져온 작품인데, 일단 배우들이 매우 강렬하고, 설정 또한 매우 강렬하다. 

5명의 남자들로부터 아무사실도 모른채 자란 '화이'는, 그들을 모두 '아버지'라 부르며, 그들 아래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아마도 '범죄와 생존'에 관한 모든 것을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거다. 그랬던 소년이 '출생의 비밀'을 알게되면서, '최종병기 화이'로 변해가는데 그 과정이 아주 섬뜩하게 펼쳐진다. 

괴물을 삼킨 아이 '화이', 

사람을 잡아먹을 정도의 장악력을 가진 '여진구'.

카리스마 '김윤석'을 순간적으로 압도할 정도.

그 주인공 '화이'를 '여진구'라는 17세의 배우가 연기했는데, 사실상 타이틀롤답게 영화 속 모든 배우들과 연기에 지지않을만큼 '괴물같은 흡입력과 연기력'을 선보인다. '해품달' 등의 드라마연기에서 벗어나, 스크린에서 '화이'로 태어난 이 아이의 연기력은, 아이-> 성인으로써의 폭발적인 성장을 단숨에 보여준다. 오죽했으면, 스크린을 잡아먹는다는 카리스마의 김윤석 마저도 순간적으로 압도할 기세가 후반부 클라이막스에서 펼쳐진다. 대단한 아이, 아니 '화이'다. 

5명의 아버지. 이보다 더 어둠의 설정이 있을까. 범죄자, 그들이 키운 아이. 김윤석을 필두로 장현성, 조진웅, 김성균, 박해준. 5명의 배우, 5명의 캐릭터, 5명의 성격이 모두 다르다. 그 중에서도 '석태'역의 김윤석이 가장 '괴물'에 가까운데, 중반부까지는 거의 표정변화가 없다가 말미에 '본색'을 드러낸다. 그 외에도 장현성, 조진웅 연기가 좋고, 김성균, 박해준은 캐릭터가 좋다. 각각의 분담역할이 잘 살아있는데, 그래도 이 모두를 잡아먹을듯이 연기하는 것은 의외로 다른 이도 아닌 '화이', 바로 '여진구'다. 

영화는 '대충하지않는다'. 보여주는 것도, 설정도, 전개도 모두 극한까지 간다. 잔인하고, 슬프며, 애통하다. '감정' 모두 극단으로 치닫는데, 설정 자체가 워낙 극단적이기 때문이다. 5명의 범죄자 아버지 밑에서 자란 '화이'는, '악(惡)'으로 물들기 시작하며 '괴물'이 되어가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펼쳐지는 과격한 액션씬이나 잔인한 수위의 격투씬 등은 이 영화가 가진 등급적 특징성을 잘 나타낸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대충 보여줘서 진행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 속 '괴물'의 의미는 무엇인가?

괴물을 삼킨 아이, 부제가 확실하게 있다. 괜히 있는 부제가 아닌데, 극 중에서 '괴물'이 화이의 환영 속에서 등장한다. 이 '괴물의 의미와 존재가 매우 중요'한데.. 쉽게 풀이해보자면, 강력하게 내재된 '악(惡), 고통, 공포, 두려움, 분노, 더러움' 등으로 상징된다. 어렸을 적부터 5명의 범죄자 아버지 밑에서 자라난 '화이'는, 곱게만 자란게 아니다. 벌과 채찍, 당근과 이쁨을 모두 번갈아가면서 받으며 강하게 자라왔다.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괴물'이 그에게 보이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단순한 환영만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두려움이나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점점 더 그것에 사로잡힐 무렵, '화이'는 변화를 맞게된다. 그리고 그는 직접 '괴물이 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게된다. 괴물에 사로잡힐 것인가, 괴물을 삼켜버릴 것인가. 점령당하는 것과 그것을 넘어서는 것은 확실하게 다르다. 부제가 나타내는 의미, 대충은 이해가 가실 것이다. 악과 선, 특히나 '백지같은 소년, 화이'에게는 그 경계가 종이 한장 차이일 수도 있겠다. '성장의 기로'에 선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가 전하는 메시지적 부분은 그런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가 어둡고 세서, 

호불호가 다소 나뉠 것이다. 

그럼에도 굉장히 인상적이고 강렬하며, 

흡입력이 엄청난 영화다.

장준환 감독이 10년만에 만든 만큼, 그의 '일반적이지않은 색깔'이 설정과 스토리부터 다분히 담겨져있고, 그래서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라인'으로 끝까지 보게만든다. 연기력은 여진구를 비롯해 모두 살아있고 강렬하다. 개인적으로 다만 걱정인 부분은, 영화가 '너무 어둡고 잔인하며 세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비대중적인 느낌은 강한데, 영화가 워낙 강렬하고 인상적'이어서 쉽게 지나갈 수 없는 영화이다. 

19금으로 센만큼 흥행이나 대중성이나 괜찮을까도 싶었지만, 솔직히 본인은 예전 <아저씨>가 살짝 생각났다. 그 당시 시사로 '아저씨'를 봤을때도 영화가 19금 어둡고 잔인해서 잘해봤자 2~300만 오면 많이 오겠지.했는데 당시 600만이 봤다. 그런 점에서 봤을때 <화이>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 한편으론 든다. 관객평 중에 '관객을 삼킨 괴물같은 영화'라는 평이 영화와 딱 떨어지는데, '화이=여진구'라는 배우도 그렇고, 정말 흡입력과 파괴력만큼은 정말 괴물같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