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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올리버 달리

주연 : 알렉스 뉴이스테터, 베키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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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정말 로봇 애완동물이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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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로봇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아도 너무 많다. 하지만 그것은 달리 생각하면 인공지능 로봇이 이제 곧 우리의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인간의 기술력은 나날이 발전하기에 영화에서처럼 인공지능 로봇이 현실화될 날이 조만간 일어날 것이다. 단지 문제는 인공지능 로봇을 단순한 기계라 해야 할지 아니면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 해야 할지에 대한 윤리 문제가 발목을 잡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인공지능 로봇보다는 로봇 애완동물이 먼저 상용화될 것이라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인간의 친구로서 애완동물이 가지고 있는 순기능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배설물 처리, 비싼 사료, 털 날림 등의 악기능을 완벽하게 제거하여 편의성을 높인다면 분명 상품 가치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로봇 애완동물은 단순한 기계로 봐야 할까? 아니면 개와 고양이 같은 하나의 엄연한 생명체로 봐야 할까? 이 흥미로운 문제는 [액슬]에 대한 관객의 반응에서 엿볼 수 있다. 많은 관객들이 군에 의해 미래형 병기로 만들어진 '액슬'을 우연히 발견해놓고 군에 되돌려주지 않는 마일스(알렉스 뉴이스테터)의 행위에 거부감을 표현했다. 만약 '액슬'이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 개가 아닌, 인공지능을 가진 인간형 로봇이었어도 같은 반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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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각하고, 결정을 내리는 존재를 기계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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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슬]의 이야기는 이렇다. 우리 인간은 오랜 역사 동안 개를 전쟁에 이용해 왔다. 이를 토대로 한 군수업체가 미래형 병기 로봇 개 '액슬'을 개발한다. 주인에게 충성스러운 개의 특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지만 인공지능을 통해 스스로 진화하며, 강력한 살상 무기를 가진 '액슬'. 그런데 이 '액슬'이 실험 도중 탈출을 하고 우연히 오토바이 경주를 하는 마일스에 의해 발견된다. 이제 '액슬'은 마일스를 자신의 주인으로 받아들이며, 마일스와 '액슬'은 생사를 건 모험을 함께 한다.

여기에서 문제. '액슬'의 소유권은 분명 군에 있다. 하지만 마일스는 군이 '액슬'을 전쟁 병기로 사용하려는 것을 알기에 군에 '액슬'을 돌려주기를 거부한다. 그럼으로써 마일스는 위험에 빠지고, 마일스를 구하기 위해 '액슬'은 자기 자신을 희생한다. 이러한 마일스의 선택에 거부감을 표현하는 관객들은 분명 '액슬'을 하나의 생명체가 아닌 단순한 기계로 받아들였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분은 '액슬'과 핸드폰을 비교하기도 하더라. 그런데 과연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존재를 단순한 기계로 치부해도 되는 것일까?

다르게 생각해보자. 마일스는 우연히 떠돌이 개를 발견했다. 개의 주인은 개를 투견장에 보내는 등 학대를 일삼는다. 하지만 분명 개의 주인은 마일스가 아닌 학대를 일삼는 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마일스가 개를 주인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개를 보호하려는 마일스를 비난할까? [액슬]을 본 후 [액슬]에 대한 관객들의 한 줄 평을 읽다 보니 '액슬'이 인공지능을 지닌 인간형 로봇이 아닌,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 개라는 설정 때문에 달라지는 인식이 꽤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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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오락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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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액슬]은 그렇게 심각하면서도 철학적인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 영화는 아니다. 일단 선과 악의 구분이 명확하다. '액슬'을 만든 과학자는 일반인의 피해 따위는 '액슬'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억지 논리를 펴는 전형적인 악당이다. 그에 비해 '액슬'을 보호하려는 마일스와 사라(베키 지)는 가난한 집에서 자란 선량한 청소년들이다. 비록 주유소에서 '액슬'의 컴퓨터 해킹 기능으로 돈을 인출하는 절도 행각을 벌이긴 하지만... (그 장면은 내가 봐도 굳이 놓을 필요가 없는 장면이었다.)

관객의 눈요기를 위해 익사이팅한 오토바이 경주 장면도 초반에 배치해 놓고, 사라의 섹시한 몸매도 노골적으로 관객에게 드러낸다. 선과 악의 명확하다 보니 관객 입장에서는 이것저것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액슬'을 지키려는 마일스와 사라를 응원하며 영화를 감상하면 된다. (물론 앞에서 언급했듯이 마일스와 사라를 응원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지만...)

전쟁 병기로 만들어진 '액슬'의 활약이 조금 미진하고, 거액의 돈이 투자된 '액슬'에 대한 군의 대처가 조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며, 스토리 전개가 단조로워 킬링타임용 저예산 SF 영화 이상의 재미를 기대하긴 어려운 영화이지만, 그래도 로봇 개만큼은 충분히 구경할 수 있는 그런 영화이다. 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