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이즈 본] - 1976년 영화 [스타 탄생]과 비교하며 감상하기
감독 : 브래들리 쿠퍼
주연 : 브래들리 쿠퍼, 레이디 가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나의 보물 1호는 25년 전쯤 구입한 뮤지컬 영화 비디오 세트였다. 당시 구입한 뮤지컬 영화 비디오 세트는 [오즈의 마법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지붕 위의 바이올린] 등 고전 뮤지컬 명작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스타 탄생]도 포함되어 있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영화들을 보며 [스타 탄생]은 뮤지컬 영화라기보다는 음악 영화인데 왜 뮤지컬 영화 비디오 세트에 포함되어 있는데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
뮤지컬 영화 비디오 세트는 이제 너무 오래되어 테이프가 늘어나 플레이조차 되지 않아 내 방 책장의 먼지 쌓인 장식품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당시 뮤지컬 영화 세트를 구입하고 너무 좋아 들떴던 기억이 생생하기에 뮤지컬 영화 비디오 세트에 구성된 영화들은 아직도 내게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타 탄생]의 리메이크인 [스타 이즈 본]의 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 내 가슴에는 또다시 25년 전의 설렘이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토요일 오후, 기대했던 [스타 이즈 본]을 본 후 오랜만에 1976년 영화 [스타 탄생]을 다시 보며 색다른 감회에 빠져 한동안 허우적거렸다. 그래서 바로 이곳에 [스타 이즈 본]과 [스타 탄생]을 본 감회를 적어보려 한다.
[스타 이즈 본]을 본 후 오랜만에 [스타 탄생]을 다시 보니 브래들리 쿠퍼 감독이 꽤 정성껏 [스타 탄생]을 리메이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영화 오프닝씬, 잭슨(브래들리 쿠퍼)의 공연 장면은 [스타 탄생]과 거의 비슷했다. 하지만 두 영화는 초반부터 확실하게 다르다. 그것은 캐릭터를 구축하는 두 영화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스타 이즈 본]이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잭슨과 앨리(레이디 가가)의 캐릭터 구축인 것으로 보인다. 잭슨이 왜 알코올 중독에 마약 중독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영화는 꽤 친절히 설명해준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 대한 불우한 기억, 그리고 가수에게는 치명적이라 할 수 있는 청력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잭슨은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앨리 역시 마찬가지인데 낮에서 음식점에서 주방 보조로 일을 하고, 밤에는 드랙퀸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는 그녀는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잭슨의 형이자 매니저인 바비(샘 엘리어트)와 가수의 꿈을 가졌지만 리무진 운전사의 삶을 살아야 했던 앨리의 아버지 등 [스타 이즈 본]은 캐릭터 구축을 위해 [스타 탄생]에는 없는 잭슨과 앨리의 주변 인물에도 정성을 쏟는다.
[스타 이즈 본]이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잭슨과 앨리(레이디 가가)의 캐릭터 구축인 것으로 보인다. 잭슨이 왜 알코올 중독에 마약 중독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영화는 꽤 친절히 설명해준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 대한 불우한 기억, 그리고 가수에게는 치명적이라 할 수 있는 청력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잭슨은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앨리 역시 마찬가지인데 낮에서 음식점에서 주방 보조로 일을 하고, 밤에는 드랙퀸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는 그녀는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잭슨의 형이자 매니저인 바비(샘 엘리어트)와 가수의 꿈을 가졌지만 리무진 운전사의 삶을 살아야 했던 앨리의 아버지 등 [스타 이즈 본]은 캐릭터 구축을 위해 [스타 탄생]에는 없는 잭슨과 앨리의 주변 인물에도 정성을 쏟는다.
그와는 달리 [스타 탄생]은 노먼(크리스 크리스토퍼슨)과 에스터(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사랑에 집중한다. 노먼의 제멋대로 행동은 그냥 이유 없다. 에스터도 마찬가지이다. 그녀는 그냥 이혼녀에 무명가수일 뿐이다. 그렇기에 영화 초반 캐릭터의 매력은 [스타 탄생]보다 [스타 이즈 본]이 훨씬 강력하다. 그냥 망나니 락 스타에 불과한 노먼에게 에스터가 관심을 보였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이다. [스타 이즈 본]은 잭슨의 캐릭터를 초반부터 매력적으로 구축해서 앨리가 잭슨에게 사랑을 느끼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중반 이후 두 사람의 사랑은 [스타 이즈 본]보다 [스타 탄생]이 훨씬 매력적이다. [스타 이즈 본]은 잭슨과 앨리의 캐릭터 구축에 시간을 쏟아부었고, 그로 인해 중반 이후에는 잭슨의 몰락과 앨리의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와는 달리 [스타 탄생]은 노먼과 에스터의 사랑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에스터와 결혼 후 점차 달라지는 노먼의 모습은 [스타 탄생]의 장점이다. 이유 없는 망나니 락 스타에 불과했던 그는 에스터에 의해 마음의 안정을 찾으며 재기를 위해 애쓴다. 물론 자신이 에스터의 성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자괴감에 빠져 잠시 삐뚤어지기도 하지만, 바다처럼 넓은 에스터의 사랑 덕분에 다시금 제정신을 차린다.
하지만 중반 이후 두 사람의 사랑은 [스타 이즈 본]보다 [스타 탄생]이 훨씬 매력적이다. [스타 이즈 본]은 잭슨과 앨리의 캐릭터 구축에 시간을 쏟아부었고, 그로 인해 중반 이후에는 잭슨의 몰락과 앨리의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와는 달리 [스타 탄생]은 노먼과 에스터의 사랑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에스터와 결혼 후 점차 달라지는 노먼의 모습은 [스타 탄생]의 장점이다. 이유 없는 망나니 락 스타에 불과했던 그는 에스터에 의해 마음의 안정을 찾으며 재기를 위해 애쓴다. 물론 자신이 에스터의 성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자괴감에 빠져 잠시 삐뚤어지기도 하지만, 바다처럼 넓은 에스터의 사랑 덕분에 다시금 제정신을 차린다.
그렇기에 중반 이후의 영화적 매력은 [스타 이즈 본]보다 [스타 탄생]이 개인적으로 더 좋았다. 솔직히 [스타 이즈 본]을 보며 중반부가 조금 지루하다고 생각했는데, [스타 탄생]을 보면서는 두 사람의 닭살스러운 사랑에 나도 모르게 미소 지어진다.
중반부의 매력은 후반부로 이어진다. [스타 이즈 본]에서 잭슨의 자살은 조금 뜬금없이 느껴졌었다. 물론 영화 중반에 13살 무렵 자살을 시도했었다고 고백하는 잭슨의 모습에서 잭슨의 죽음에 대한 암시를 하긴 했지만, 앨리의 성공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길을 터주는 잭슨의 선택에 선뜻 공감하기 어려웠다.
[스타 탄생]에서 노먼은 자살 따위 하지 않는다. 자신감이 충만한 망나니 락 스타였던 그가 갑자기 자존감을 잃고 자살을 하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그 대신 그는 망나니 기질을 끝내 버리지 못하고 맥주를 마시며 스포츠카로 과속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당해 죽는다. 조금 허무하긴 하지만 노먼스러운 죽음이었기에 [스타 이즈 본]의 잭슨의 자살처럼 뜬금없게 느껴지진 않았다.
중반부의 매력은 후반부로 이어진다. [스타 이즈 본]에서 잭슨의 자살은 조금 뜬금없이 느껴졌었다. 물론 영화 중반에 13살 무렵 자살을 시도했었다고 고백하는 잭슨의 모습에서 잭슨의 죽음에 대한 암시를 하긴 했지만, 앨리의 성공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길을 터주는 잭슨의 선택에 선뜻 공감하기 어려웠다.
[스타 탄생]에서 노먼은 자살 따위 하지 않는다. 자신감이 충만한 망나니 락 스타였던 그가 갑자기 자존감을 잃고 자살을 하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그 대신 그는 망나니 기질을 끝내 버리지 못하고 맥주를 마시며 스포츠카로 과속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당해 죽는다. 조금 허무하긴 하지만 노먼스러운 죽음이었기에 [스타 이즈 본]의 잭슨의 자살처럼 뜬금없게 느껴지진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추모 공연의 여운은 [스타 이즈 본]이 압도적으로 좋았다. 잭슨의 추모 공연에서 앨리가 부른 'I'll Never Love Again'은 잭슨의 갑작스러운 자살에 당혹스러워하던 내 눈시울조차 촉촉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스타 탄생]에서도 노먼의 추모 공연이 벌어진다. 그리고 에스터는 그곳에서 두 곡을 부른다. 하지만 감미로운 발라드인 'With one more look at you'와는 달리 두 번째 곡인 'Watch closely now'는 너무 비트가 강한 곡으로 노먼의 죽음에 대한 여운을 느끼기에 부족했다. 오히려 자신을 내버려 두고 혼자 죽은 노먼에 대한 에스터의 분노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게다가 70년대식 과장된 에스터의 무대 매너도 추모 공연과 어울리지 않아 영화를 보며 어이없는 웃음을 짓게 만든다.
[스타 이즈 본]은 [스타 탄생]의 네 번째 영화라고 한다. 그중에서 1954년 영화인 조지 큐커 감독, 주디 갈랜드, 제임스 메이슨 주연의 [스타 탄생]이 가장 걸작이라고들 한다. 안타깝게도 나는 1954년 [스타 탄생]을 보지는 못했지만, 몰락한 스타와 떠오르는 스타의 사랑과 비극은 세월을 초월해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소재인가 보다. 어찌 되었건 나는 [스타 이즈 본]은 [스타 이즈 본]대로 좋았고, [스타 탄생]은 [스타 탄생]대로 좋았으니, 세월을 초월하여 사랑받고 있는 소재에 동참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스타 탄생]에서도 노먼의 추모 공연이 벌어진다. 그리고 에스터는 그곳에서 두 곡을 부른다. 하지만 감미로운 발라드인 'With one more look at you'와는 달리 두 번째 곡인 'Watch closely now'는 너무 비트가 강한 곡으로 노먼의 죽음에 대한 여운을 느끼기에 부족했다. 오히려 자신을 내버려 두고 혼자 죽은 노먼에 대한 에스터의 분노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게다가 70년대식 과장된 에스터의 무대 매너도 추모 공연과 어울리지 않아 영화를 보며 어이없는 웃음을 짓게 만든다.
[스타 이즈 본]은 [스타 탄생]의 네 번째 영화라고 한다. 그중에서 1954년 영화인 조지 큐커 감독, 주디 갈랜드, 제임스 메이슨 주연의 [스타 탄생]이 가장 걸작이라고들 한다. 안타깝게도 나는 1954년 [스타 탄생]을 보지는 못했지만, 몰락한 스타와 떠오르는 스타의 사랑과 비극은 세월을 초월해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소재인가 보다. 어찌 되었건 나는 [스타 이즈 본]은 [스타 이즈 본]대로 좋았고, [스타 탄생]은 [스타 탄생]대로 좋았으니, 세월을 초월하여 사랑받고 있는 소재에 동참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