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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 4] - 3편의 완벽한 피날레에서 벗어나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떠나다.
12  쭈니 2019.06.25 14:47:23
조회 173 댓글 0 신고

감독 : 조시 쿨리

더빙 : 톰 행크스, 애니 파츠, 토니 헤일, 팀 알렌

너무나도 완벽했던 [토이 스토리 3] 그 이후

1995년 8월에 국내 개봉한 [토이 스토리]는 내게 처음으로 3D 애니메이션의 놀라움을 안겨준 영화이다. 그건 나뿐만이 아니다. [토이 스토리] 이전까지만 해도 디즈니의 셀 애니메이션이 주류였지만, [토이 스토리] 이후 전 세계 애니메이션의 흐름은 3D로 바뀐 것이다. 그렇다. [토이 스토리]는 전설이다. 3D 애니메이션의 전설이고, 지금의 픽사를 있게 해준 전설이다. [토이 스토리]는 그런 전설답게 1999년에 [토이 스토리 2], 2010년에 [토이 스토리 3]가 개봉하며 흥행을 이어갔다. 특히 [토이 스토리 3]는 두고두고 회자될 명작으로 수많은 관객들을 눈물짓게 만들었으며,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월드 와이드 10억 달러 흥행을 기록한 영화이기도 하다.

[토이 스토리 3]는 너무나도 완벽했다. 그렇기에 3D 애니메이션의 전설 [토이 스토리]의 피날레로는 더할 나위 없이 알맞은 영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픽사는 [토이 스토리 4]의 제작을 결정했다. 그 소식을 접한 수많은 '토이 스토리' 팬들이 '이건 과욕이다.'라며 걱정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토이 스토리 3]로 완벽한 피날레를 장식해 놓고, 이제 와서 [토이 스토리 4]를 만든다고 하니, 자칫 잘못하면 '토이 스토리'의 명성에 먹칠을 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우려는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토요일 오전, [토이 스토리 3]의 감동을 다시 한번 만끽했다. 여러 번 봤지만 언제나 앤디가 우디를 보니에게 넘겨주는 장면에서는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리고 그날 저녁 기대반, 우려반의 마음으로 [토이 스토리 4]를 봤다. 하지만 역시는 역시다. [토이 스토리 4]는 나를 실컷 웃기더니, 마지막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말을 통해 나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제 [토이 스토리 3]의 완벽한 피날레에 얽매이지 않고 '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날아갈 수 있게 되었다.

여전한 어린이의 친구 우디

[토이 스토리 3]에서 앤디의 곁을 떠나 보니라는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 우디(톰 행크스)와 친구들은 과연 보니(매들린 맥그로)의 집에서 행복했을까? 그에 대한 정답은 조금 아리송하다. 보니는 분명 장난감을 애지중지하는 귀여운 여자 아이지만, 앤디에게 최고의 친구였던 우디는 보니에겐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나는 신세이기 때문이다. 보니는 우디 대신 카우걸 인형인 제시(조안 쿠삭)를 더 애지중지한다.

[토이 스토리 3]를 보고 나서 불과 몇 시간 후 [토이 스토리 4]를 본 나로서는 보니에게 화가 났다. 다른 장난감은 모두 보니에게 넘겨줘도 우디만큼은 대학교로 가져갈 생각이었던 앤디는 우디를 손에 쥔 보니의 간절한 눈빛에 어쩔 수 없이 우디를 넘겨주지 않았던가. 어릴 적부터 나를 지켜준 최고의 친구이니 잘 보살펴 달라고 부탁하며... 그런데 보니는 그런 앤디의 부탁은 잊어버리고 우디를 옷장 안에 처박아둔다. [토이 스토리 2]에서 인형 박물관에 갈 뻔한 귀한 몸이었던 우디의 신세가 처량하다. (보니 미워~~~)

하지만 우디는 언제나 그렇듯이 자신의 할 일을 충실히 한다. 유치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보니를 위해 유치원까지 따라가고, 보니가 만든 포키(토니 헤일)를 지키기 위해 온갖 모험에 몸을 던진다. 쓰레기로 만들어진 포키가 장난감의 운명을 거부하고 자꾸만 쓰레기통으로 향하려 하는 것을 가까스로 막아내는 우디의 모습을 보며 참 여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 핍과의 운명적인 만남

나는 항상 영화의 오프닝 장면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토이 스토리 4]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영화의 오프닝 장면은 9년 전 우디와 친구들이 힘을 합쳐 도랑에 빠진 RC카를 구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을 보며 나는 영화 후반에 RC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예상했다. '9년 전 날 구해줘서 고마워.'하며... 하지만 곧이어 우디와 도자기 인형 보 핍(애니 파츠)의 안타까운 이별이 그려지며 오프닝 장면의 진짜 주인공은 RC카가 아닌 보 핍임이 드러난다. 그리고 역시나 보 핍은 영화 중반에 우디를 도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사실 나는 우디가 제시와 이어지길 바랐다. 카우보이와 카우걸, 완벽한 조합이 아닌가? 하지만 [토이 스토리 3]에서 제시를 바라보는 버즈(팀 알렌)의 눈빛이 아련했고, 제시가 스페인 모드로 변경된 버즈(팀 알렌)에게 호감을 표시하며 결국 버즈와 제시 커플이 완성되었다. 그렇다면 우디는? [토이 스토리 4]는 외로운 우디를 위해 보 핍을 준비했다. 보니에게 천대받으며 포키 보모 신세로 전락한 우디. 그는 보 핍과 9년 만에 재회하며 그동안의 외로움을 달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하나 있다. 보니의 장난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우디와는 달리 보 핍은 주인 없는 자유의 영혼이라는 사실이다. 우디와 보 핍의 사랑이 연결되려면 보 핍이 자유의 삶을 청산하고 보니를 새로운 주인으로 받아 들이던가, 우디가 보니를 떠나 보 핍과 함께 자유를 찾아 떠나던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선택은 [토이 스토리 4]를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떠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공포 인형과 협업?

[토이 스토리 4]가 정말 놀라운 영화일 수 있었던 이유는 우디의 마지막 선택 덕분이다. 우디는 [토이 스토리 2]에서 일본의 인형 박물관에 전시되는 영광도 거부했고, [토이 스토리 3]에서 앤디와 함께 대학에 가는 것조차 포기했다. 그러면서 그가 선택한 것은 언제나 한결같이 어린이의 최고의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다. 그런데 [토이 스토리 4]는 그것을 무너뜨렸다. 어쩌면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근간을 무너뜨린 것이라 할 만큼 충격이 크다. 하지만 그렇게 큰 충격만큼이나 신선했다. 하긴 [토이 스토리 3]의 완벽한 피날레를 잊게 하려면 이런 충격 요법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내가 이 영화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토이 스토리' 답지 않은 공포 분위기이다. 북미에서 [토이 스토리 4]와 같은 날 개봉한 [사탄의 인형] 뿐만 아니라 '컨저링' 유니버스 중 하나인 [애나벨]과 2016년 국내에 개봉한 [더 보이] 등등. 이미 인형은 공포 영화의 소재로 사용되어 왔다. 그런데 놀랍게도 [토이 스토리 4]는 골동품점이라는 무대를 이용해서 공포 영화 속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골동품점 주인의 손녀 딸에 집착하는 개비개비(크리스티나 헨드릭스)는 [애나벨] 속 저주받는 인형을 연상시킨다. 게다가 개비개비를 호위하는 벤슨은 영락없이 [구스범스]의 슬래피이다. 영화를 보다가 나는 '슬래피가 저기서 왜 나와!'를 마음속으로 외쳤다.

시리즈가 진행되다 보면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은 필수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시리즈 영화가 관객의 외면을 받는 이유도 뜬금없는 새로운 캐릭터 때문인 경우가 많다. 특히 빌런의 경우는 전 편보다 더 막강한 빌런을 내세우려다 무리수를 두기 일쑤인데 '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그런 무리수를 범하지 않는다. 개비개비와 벤슨 역시 그러하다. 적절하고, 신선하다. 그렇기에 시리즈가 진행되어도 영화의 재미를 고스란히 유지한다.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토이 스토리 4]는 온갖 재미로 가득하다. 개비개비와 벤슨을 등장시켜 공포 분위기를 연상시키더니, 카니발 인형 뽑기용 부스의 솜 인형 만담 커플인 더키(키건 마이클 키)와 버니(조던 필), 그리고 [토이 스토리 4]의 최고 씬스틸러라 할 수 있는 캐나다산 액션 장난감 듀크 카붐(키아누 리브스)까지... 새로운 캐릭터들은 적재적소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관객을 웃긴다. 아마도 '토이 스토리' 시리즈 중 내가 가장 많이 웃은 영화가 [토이 스토리 4]일 것이다.

그렇게 한참 웃다 보면 충격적인 엔딩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토이 스토리]에서부터 나온 버즈의 캐치프레이즈인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를 외친 우디의 모습은 충격적이면서도 수긍이 된다. 장난감으로서 주인을 위해 수동적인 삶을 살았던 우디. 그는 이제 자신만을 위한 능동적인 삶을 선택한 것이다. 앤디를 위해, 그리고 보니를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했던 우디였기에 그의 새로운 선택에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다. 우디의 새로운 도전 덕분에 [토이 스토리 5]가 제작된다면 말 그대로 무한한 공간에서의 모험이 펼쳐질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언제 나올지도 모를 5편을 기다리지 않을 수가 없다.

[토이 스토리 4]에서는 쿠키 영상이 5개나 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첫 번째 쿠키 영상에서부터 네 번째 쿠키 영상은 영화가 끝나자마자 엔딩 크레딧이 오르며 곧바로 나오기 때문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 쿠키 영상이 문제인데, 엔딩 크레딧이 전부 올라간 다음에 나오는 데다가 내용이 픽사 로고와 관련된 것이라 쿠키 영상인지도 약간 애매하다. 그래도 기왕이면 다 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몇 분만 기다리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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