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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위시] - 최근 브루스 윌리스의 B급 액션 영화 중에서는 가장 재미있었다.
12  쭈니 2019.02.06 09:36:31
조회 44 댓글 0 신고

감독 : 일라이 로스

주연 : 브루스 윌리스

브루스 윌리스가 아닌 일라이 로스의 이름을 믿는다.

몇 년 전만 해도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영화라면 무조건 극장에서 보기 위해 노력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브루스 윌리스가 B급 액션 영화에도 자주 출연해서 브루스 윌리스의 이름만 가지고 무조건 영화를 선택할 수 없게 되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베니스]같은 영화들 말이다. 솔직히 [데스 위시]도 비슷해 보였다. 국내 포스터에서부터 B급의 냄새가 솔솔 풍겨오고, 내용만 보더라도 괴한에게 가족을 잃은 외과의사의 복수극이란다. 굳이 이 영화를 볼 이유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감독이 일라이 로스라서 호기심이 생겼다. 일라이 로스 감독은 B급 공포 영화를 주로 연출했지만 최근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를 통해 판타지 블록버스터 감독의 가능성을 선보였다. [데스 위시]는 일라이 로스 감독이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를 연출하기 직전에 메가폰을 잡은 영화로 그의 B급 공포 영화와 A급 액션 영화의 과도기적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실제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본 [데스 위시]는 B급 영화로 치부하기엔 조금 독특한 영화였다. 솔직히 특별할 것은 없었다. 영화의 내용 그대로 괴한에게 가족을 잃은 외과의사의 복수극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영화 자체가 전형적이지는 않더라. 최근에 본 브루스 윌리스의 그렇고 그런 영화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었던 영화이다.

단란했던 폴 커시의 가족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나?

[데스 위시]는 시카고에서 급증하고 있는 총기 사건에 대한 뉴스로 영화가 시작한다. 치안이 불안한 이 도시에서 외과의사 폴 커시(브루스 윌리스)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오늘도 밤낮없이 노력을 한다. 환자가 경찰이든, 갱이든, 폴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살릴 수 있으면 살리는 것뿐이다.

그의 가정은 전형적인 미국의 단란한 중산층이다. 딸 조던(카밀라 모로네)의 원하던 대학에 합격했고, 아내 루시(엘리자베스 슈)와의 사이도 사랑으로 가득하다. 폴에게 있어서 유일한 고민거리는 제대로 된 직장조차 없는 동생 프랭크(빈센트 도노프리오) 뿐이다.

그런데 어느 날 괴한이 폴의 집에 침입했다. 그들은 돈을 원하는 좀도둑에 불과했지만 서로가 원하지 않았던 사고가 발생하며 루시는 죽고, 조던은 의식불명 상태가 된다. 폴은 경찰을 믿었다. 그들이 범인을 잡아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하지만 경찰은 무능력했고, 그들이 해결해야 할 사건은 너무 많았다. 결국 폴은 경찰에게만 의지해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가 변하는 순간

사실 아무리 극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해도 보통 사람이 홀로 악을 처단하는 자경단이 되지는 않는다. 마음은 간절하겠지만 분노와 슬픔으로 인하여 오히려 무기력해지는 경우가 더 많다. 폴도 마찬가지이다. 아내의 죽음, 그리고 혼수상태에 빠진 딸을 바라보며 그는 경찰에 의지하지만 경찰에게 있어서 그의 사건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수많은 사건 중에 하나일 뿐이다.

결국 그는 직접 나서기로 한다. 그리고 그 계기는 아내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장인의 한마디이다. 불법 밀렵꾼들을 향해 거침없이 총을 쏘는 폴의 장인은 그에게 지키고 싶은 것은 있으면 경찰에만 의지하지 말고 직접 총을 들으라고 충고한다. 아내의 장례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폴의 눈에는 그날 이후부터 TV 총기류 광고에 자꾸 마음이 쏠린다.

[데스 위시]가 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폴의 변화가 꽤 세세하게 잡혀 있다는 점이다. 총기 판매점에 가서도 총을 구입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던 폴은 문득 병원에 실려온 환자가 흘린 총을 손에 가지게 되고, 총을 가진 채 밤거리를 활보하다가 차량 강도단을 죽이며 쾌감을 느낀다. 보통의 영화라면 폴이 특수부대 출신이고, 아내의 죽음에 대한 분노로 총을 잡고 복수한다는 식으로 주인공의 복수에 더 초점을 맞추었을 테지만, [데스 위시]는 폴의 변화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후반부에 가서는 조금 밋밋해지지만...

물론 폴이 본격적으로 자경단으로 활동하는 장면 이후부터는 전형적으로 진행된다. 폴은 아내를 죽인 범인들을 하나씩 찾아가 복수를 한다. 처음엔 수월했던 복수는 점점 과격해지고, 폴도 부상을 당한다. 그리고 마지막 대결에서는 폴의 집에서 벌어지는데 이전의 복수와는 다른, 총격전이 진행된다.

솔직히 이 사건의 이면에 다른 음모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폴의 동생인 프랭크가 사건의 배후 인물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내가 그렇게 예상한 이유는 프랭크를 연기한 빈센트 도노프리오의 배우 인지도와 프랭크가 영화에서 별다른 역할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솔직히 프랭크는 이 영화에서 빠져도 영화의 스토리 전개가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데스 위시]는 그런 어정쩡한 반전을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그저 정공법으로 분노에 찬 평범한 사람의 변화와 그에 따른 복수에만 초점을 맞추고 깔끔하게 영화를 끝낸다. 브루스 윌리스의 연기가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폴이 후드를 입고 자경단으로 활동할 땐 [글래스]가 생각나기도 해서 내겐 꽤 흥미로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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