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44년, 줄리어스 시저는 로마 권력의 절정에 오른다. 카시우스를 비롯한 일군의 정치가들은, 시저를 존경하지만 그의 권력을 위험하게 생각하는 브루투스를 앞세워 암살 계획을 꾸민다. 불길한 꿈을 꾼 아내 칼푸니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시저는 상원으로 향하는데.... 카시우스로 분한 존 길거드, 브루투스의 제임스 메이슨, 안토니우스를 연기하는 말론 브랜도 등 명배우들의 연기가 불을 뿜는 시대극.”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쟁쟁한 연기자들의 눈부신 연기

흠잡을 것 없고 부족함 없는 연출

하지만 그게 전부인

‘줄리어스 시저’는 잘 만들었지만 어떤 욕심도 느껴지지 않고 연출적인 야심을 찾을 수 없는, 원작을 그냥 그대로 영화로 옮겼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범하고 특징 없게 느껴진다.

영화지만 영화이기보다는 좀 더 큰 규모의 무대에서 연극이 공연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해야 할까?

나무랄 것 없는 영화지만 너무 평범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긴 알기로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중 이 희곡이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런 평범하다는 평가는 당연할지도 모른다.

폼페이우스와의 내전 이후 권력을 손에 쥔 카이사르가 로마로 돌아온 다음 갑작스럽게 암살을 당하고 암살에 앞장섰던 이들의 뜻과는 달리 시민들은 그들을 적으로 내몰고 로마는 다시 분열되고 혼란에 빠지지만 안토니우스에 의해 상황은 진정된다.

크게 카시우스, 브루투스가 어떤 생각으로 암살을 모의하는지를 다루는 내용과 암살 직후 로마 시민들을 대상으로 암살을 정당화하려는 브루투스와 그걸 비난하는 안토니우스의 연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토니우스에게 패배하여 스스로의 목숨을 끊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결말까지 3부분으로 나눠져 있고 말끔하게 완성했지만 앞서 말했듯 큰 인상을 주진 못한다.

브루투스와 안토니우스가 포효하듯 강렬한 연설로 격렬함을 만들어내기는 하지만 그걸로 이 영화를 흡족하게 생각하게 만들진 않는다.

어땠으면 더 좋았을까? 라는 질문에 적당한 답이 떠올려지지 않기 때문에 너무 타박하고 싶진 않지만 더 좋은 완성이 가능하진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읽지는 않았지만 원작을 읽었다면 영화의 아쉬움을 마찬가지로 느끼진 않았을까?

영화가 원작을 얼마만큼 손댔는지 모르지만 대충이나마 알고 있던 원작과 마찬가지의 진행이고 아마도 크게 변형시키지 않고 영화로 담아내었으리라 생각된다. 하긴, 감히 누가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손보려했을까? 그 당시로서는 생각도 못했을 것 같다.

원작이 희곡이니 대사의 양이나 내용 자체가 조금은 고루하고 과장된 느낌 당연하겠지만 그런 여러 독백들이 거슬리지 않는다면 꽤 볼만한 영화고 원작을 영화로 잘 옮겼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를 계속해서 집중하게 된다.

간교하게 브루투스의 마음을 파고드는 카시우스를 훌륭하게 연기한 존 길거드

카이사르를 암살한다는 것에 계속해서 고뇌하는 브루투스를 연기한 제임스 메이슨

암살을 비난하고 로마 시민들이 분노에 휩싸이도록 만드는 안토니우스를 연기한 말론 브란도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여겨보게 만드는 3명의 배우는 각자 자신들에게 주어진 배역을 충실히 그리고 폭발하듯 연기하고 있고 그들이 아니라면 생각할 수 없는 강렬함을 안겨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제임스 메이슨과 말론 브란도를 지켜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존 길거드의 연기가 더 큰 인상을 주고 있다.

영화 자체보다 연기자들의 연기가 너무 눈에 들어오는 영화였다. 그것 말고도 여러 가지로 인상적인 영화이기는 하지만 어쩐지 너무 고전적이고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영화로 옮기는 것 자체에 너무 집중하고 있다는 생각도 하게 한다.

원작의 무게에 너무 짓눌려진 영화였다. 다만 배우들의 연기가 아예 원작에 질식되지 않게 만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