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유복한 집안에서 자란 마르첼로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버지로 인해 불안에 시달린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이 유일한 목적인 그는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자 중산층 집안의 줄리아와 결혼하고, 대중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무솔리니 정권의 비밀경찰에 자원한다. 첫 임무로, 자신의 스승이자 프랑스에서 정치적 망명 중인 반독재 인사 콰드리 교수의 암살을 지시받은 마르첼로는 파리로 신혼여행을 떠나 콰드리 교수와 그의 아내 안나에게 접근한다. 처음엔 경계와 의심을 늦추지 않던 이들 부부는 그를 차차 신뢰하게 되지만, 안나에게 걷잡을 수 없이 끌리게 된 마르첼로는 자신의 본심과 임무 사이에서 혼란을 겪게 되는데…”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agazine/magazine.nhn?nid=3163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06107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29467

참고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72348&cid=42619&categoryId=42619

자넨 조용히 있는 게 최고야 그래도 재미있잖나?

다들 다른 사람과는 달라지고 싶어 하는데

자네는 다른 사람과 같아지려 하니 말이야

정상적인 인생을 꾸려나갈 거예요

예쁜 부잣집 딸과 결혼할 겁니다

분명히 착한 여자일 거예요

평범하고 아름다운 생각들과 아름다운 열망으로 가득한

잠자리와 주방에 어울리는 여자죠

정상 정상적인 나를 만들어 갈 거예요

하지만, 쉽지 않겠죠

하느님은 정말 관대하시고 성모님은 어머니와 같죠

예수님은 우리 모두에게 너무도 자비로우시고요

신부님은 넓은 이해심으로 축복을 해주시죠

신부님은 아직 제 범죄에 대해 어떠한 경악도 하지 않으셨어요

신부님을 멈추게 하지 않았죠

제가 바로 고해를 하지 않은 것에 놀라셨죠

이미 뉘우쳤어요 사회의 용서를 바라는 거예요

그래요 내일 저지를 죄에 대해서도 고해하고 싶어요

다른 죄에 대해 속죄할 그런 죄죠

제가 사회에 치를 대가죠

그리고 그렇게 할 거고요

아뇨, 아니에요

모든 파괴주의자를 타도할 모임의 일원이죠

누구나 인정하고 칭송하는 걸작이라도 이상할 정도로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작품을 만나게 될 때가 있다. 그런 경우는 그다지 흔하지 않은 경우고 그런 경험을 했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유감스러운 일인 것 같다. 

‘순응자’는 보면서 왜 뛰어난지 어째서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감격스러워하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으면서도 아무런 감동도 흥미도 느끼지 못했다는 점에서 바로 그런 경우에 가장 알맞은 영화가 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순응자’는 여러 가지로 유감스러운 영화가 될 것 같다.

연기나 연출 그리고 배경과 촬영 모두 흠잡을 것 없이 좋은 점들로 가득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어떤 점에서는 완전무결의 영화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그런 탁월함을 감탄하며 보게 되지 않고 그것들이 너무 과하게만 느껴지고 지나칠 정도로 인공적이고 작위적이라는 생각만 들었을 뿐이었다.

너무 가득하고 꽉 들어차 있기 때문에 부담스럽고 거북하게 느껴지는 영화였다. 어차피 애초부터 이런 영화를 그리 좋아하지도 않았었고. 어떤 경우는 ‘순응자’와 같은 영화들이 너무 마음에 들어 호들갑스럽게 반응할 때가 있다가도 이번에는 어째서인지 이상할 정도로 불편했고 마음에 들지 않기만 했다.

이런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너무 기대가 컸기 때문에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아마도 처음부터 이런 작품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 취향인 점이 클 것 같다.

2차 세계대전이라는 혼란스러운 시기

이탈리아를 짓눌렀던 파시즘이라는 광기

등장인물들은 이탈리아 인들이지만 파리에서 대부분의 이야기가 다뤄지고 있고

미학적으로 탁월한 화면들 그리고 탐스럽고 아름다운 장면들

모든 것들이 정교하게 꾸며져 있는 아름답고 유려한 연출

하지만 현실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지나칠 정도의 시각적 공간적 연출-미장센

정치와 종교, 성에 대한 논쟁거리를 이야기에 뒤섞어놓는 개성 있는 연출

독백과 고백에 가까운 대화들, 장식적이고 연극적인 연출들

1970년대 정치적 사회적인 치열한 상태 반영하고 있는 이야기 구성

더디기만 한 이야기의 진행과 급작스러운 전환들

‘순응자’의 이야기 자체는 무척 간단하다고 볼 수 있다. 주인공 마르첼로는 스스로가 원해서 파시스트가 됐고 비밀지령을 받게 되지만 그 지령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 내면의 갈등과 개인적인 과거의 기억(들), 정치, 성, 종교, 동성애,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복잡한 심정, 아버지의 대체된 존재와 같은 주인공의 스승, 그 스승의 아내에 대한 집착과 욕망 그리고 혼란이 뒤섞이면서 영화는 무척 난해하게 느껴지게 되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인지 개인의 복잡한 내면을 순서 없이 들여다보는 것인지 헷갈려지게 된다.

시간의 흐름 또한 일정한 시간 순이 아닌 현재와 과거를 제멋대로 오가고 있기 때문에 집중 없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꾸며져 있고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야기의 진행과 흐름에 신경을 쓰기 보다는 각각의 상황들과 장면들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고 그 개별적인 장면들의 완성도가 출중하기 때문에 이야기는 여러 장면들로 나눠진 것 같고 매끄럽게 꾸며져 있진 않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느린 진행과 느슨한 연결이라고 해야 할까?

이런 구성이 아주 익숙하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어쩐지 ‘순응자’는 그걸 즐기지 못하고 어째서 이런 식으로까지 복잡하게 꾸며내려고 했을까? 라는 생각만 하게 된다.

이 영화의 영향이 어떤 식으로 이후의 영화들에게 있었는지 얼핏 알 수 있을 것도 같고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의 위대함이 더 돋보이기도 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거추장스러움이 더 느껴지게 된다.

훌륭한 작품을 만족스럽게 즐길 수 없다는 것이 무척 아쉽기만 하다.

좋은 작품인 것을 알면서도 어떤 만족스러움도 느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