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후 나 홀로 집에 주인공인 케빈처럼 완전히 자유인 줄 알았어요/호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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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호미숙 여행작가입니다. 저는 지금 자전거를 타러 멀리 강원도 춘천에 와 있는데요. 자전거 타다가 잠시 쉬면서 블로그씨 질문에 답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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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씨는 어릴 때부터 혼자 살게 된다면 '나 홀로 집에'케빈 놀이를 꿈꿔왔어요.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한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이 뭔가요.-란 질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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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씨 질문을 받으면서 아주 오래전 저의 첫 독립생활을 떠 올려 봅니다. 저는 초등학교를 다니고 중학교 2학년 때 남녀공학인 금호중학교까지 이십 리 길을 걸어 다니거나 또는 자전거를 타고 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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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가 너무 멀다 보니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일찍 자취생활을 했는데요. 사실 집에서 다닐 때는 아침 일찍 가야 하고 저녁 늦게 돌아오다 보면 공동묘지를 만나고 외진 길에 다녀야만에서 어린 나이에 많이 부담스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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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 1학기 때까지만 해도 동네 친구들 가방을 자전거에 싣고 통학을 하곤 했는데요.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면 집에 오기가 너무 불편했던 거예요. 그리고 대평리 지금 현재 세종시에서 저희 동네까지 오늘 차는 없었는데요. 걸어서 20분을 가야지만 버스 정류장에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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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하루에 두 번밖에 운행하지 않아요. 아침에 학교 갈 때 한 번 집에 올 때 한 번 이렇게 외진 곳에 살다 보니까 학교 다니는 것이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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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 아버지께서 자취생활을 하도록 학교 가까운 곳에 방을 얻어주었습니다. 이때부터 저의 독립은 시작되었지요. 처음에는 하숙집 문밖에 작은방을 얻어서 생활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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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자취생활을 하면서 마냥 자유스러워서 참 좋았지요. 친구들 불러다가 맛있는 것도 해 먹고 시험기간 되면 벼락치기 공부를 밤을 새워가며 했지요. 그렇게 중학교를 졸업하고 대전에 있는 여고를 들어가면서 또 자취를 하게 됩니다.

삼시 세끼 해 먹는 것이 숙제보다 더 힘든 일이었는데요. 간편한 빵이나 먹고 라면이나 끓여 먹고 국수만 삶아 먹기가 일쑤였지요. 그렇게 또 3년을 생활을 하면서 식습관이나 이런 것들이 제대로 익숙하지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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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린 나이에 자취 생활하면서 나름 독립생활을 즐긴 것 중에 하나가 남들보다 늦게 자고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서 나만의 세상을 즐겼다는 겁니다. 너무 이른 새벽에 학교에 가서 수위 아저씨에게 매번 혼났던 기억이 나요. ㅋ 전 어떤 것이 좋았나 면 우리 학교는 언덕에 위치해 있어서 오르는 길부터 발걸음 소리가 저벅저벅 울리곤 했어요. 그 소리가 너무 좋았고. 아직 여명도 걷히지 않은 시간 교정에 들어서면 왠지 모르게 주인이 된 것 같은 설렘이 있었다고 할까요? 또 오래된 3층 교실을 들어설 때 삐걱삐걱 마루에서 소리 나는 것도 좋았고. 교문을 열고 들어가면 드르륵하는 소리마저 기분 업이 돼 곤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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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겨울에 조개탄은 늘 제가 먼저 피웠지요. 그리고 커튼을 다시 묶는 건데 그날 그날 다양한 모습으로 묶느라 연구까지 했다는 사실 ㅋㅋ 누구보다 일찍 학교에 가다 보니 선생님 책상이나 교단도 한 번 더 닦았고. 칠판도 깨끗하게 닦았지요. 학교 옆 산자락에 예쁜 꽃이 피었으면 몇 송이 꺾어다가 유리병에 꽂아 놓으면 기분이 상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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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어린 나이에 홀로 독립, 나 홀로 살면서 철이 일찍 들었다고 할까요. 그때 우리는 대부분 그렇게 살았습니다. 집안이 가난했기 때문에 요즘 금수저는 생각지도 못했고요. 알뜰하고 부지런해야 했으며 노력해야 했지요. 학원도 다닐 수 없는 형편이고 그저 자기 스스로 노력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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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나 그때나 혼자 산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책임져야 하는 것이지요. 부모님 밑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사회생활까지 한다면 얼마나 편안한지 모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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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하고 싶으세요? 그렇다면 미리 자기 습관을 철저하게 계획적인 규칙을 세워놓고 연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님께 의지하는 것에서 자유는 있지만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지금 다시 그때로 돌아가 홀로 산다면 그때보다는 좀 더 계획적이고 철저한 나를 만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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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뭐든지 지난 시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는 것 같아요. 이제라도 독립을 꿈꾸시는 분들 참고하시고 나를 가꾸는 데 스스로를 담금질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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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중에 육림쉼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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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후 나 홀로 집에 주인공인 케빈처럼 완전히 자유인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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