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 가볼만한곳-담터길 여행(시간이 멈춘 골목길)/ 호미숙

구리시 여행 날짜: 2016. 7. 20
구리시 여행 코스: 구리시 갈매동 담터길
카메라: 소니알파77(칼짜이즈 렌즈 16-80mm)

이른 아침부터 취재 약속으로 구리시 갈매동을 다녀왔는데요. 천호동에서 5호선을 이용해서 군자역에서 7호선을 환승해서 태릉입구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담터 고개에서 내렸습니다.

해썹 인증 심사 과정을 취재했는데요. 보통 까다로운 것이 아니데요. 33가지의 심사 서류 모두 검토하고 공장과 작업 현장을 샅샅이 세세하게 검사하고 직접 확인하는 심사원들이 까다롭게 심사하는 매의 눈을 확인했답니다. 해썹 누구나 신청은 가능하지만 아무나 심사 과정을 통과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알았습니다.

약속 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도착해서 업체 주변을 거닐다가 시간이 멈춘듯한 골목길을 발견하고 사진에 담았어요. 마치 시간 여행이라도 온 듯한 느낌이었지요. 이쪽은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서 도로 확장공사도 한창이었는데요. 현대적으로 새롭게 변화하는 도심 한가운데 섬처럼 외딴곳처럼 개발이 제한된 곳이었어요. 바로 구리시 갈매동인 담터길이었습니다.

구리시 가볼만한곳 사진 찍기 좋은 곳 '담터길 여행' 골목길 풍경

담터길이란 이름이 참 친근하고 왠지 모르게 고향 이름처럼 낯설지 않았는데
골목길 또한 고즈넉하니 여름 햇살에 조용하기만 했어요.
초록의 싸리나무와 동그란 나무의자가 어쩌면 이리도 평화롭게 보이는지요.

큰 창고와 공장이 들어서고 인근에는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는데 반해 이곳은 외딴섬처럼 여름 햇살에 달궈지는 자그마한 점 같았습니다.
차 한대 겨우 지나가는 골목에 다닥다닥 집들이 붙어 있고 나지막한 지붕들이 시간을 거슬러 70년대로 돌아간 듯했습니다.

좁은 골목길 시멘트 담장 아래마다 푸릇푸릇
채소를 가꾸고 화초를 가꿔 미니정원과 텃밭을 꾸몄네요.

오래된 구멍가게 두 개가 있고
붉은 나리꽃이 태양을 품어 더욱 붉습니다.

빛바랜 선팅지가 더 운치를 주고 그 아래 샛노란 꽃이 그림처럼 풍경을 드리우네요.

낡은 담벼락 녹슨 초록 대문 아래 민들레가 꽃을 피웠고 강아지 풀꽃이 손님을 기다리네요.

빨랫줄 빨래집게에 물린 양말 한쪽이 이곳 골목길 풍경을 대변이라도 하듯 더욱 외로워 보입니다.

한때는 이 골목에 5개의 구멍가게 점빵이 있었는데 개발에 밀려 하나둘 나가고 이제 두 곳만 자리를 지키고 있답니다.

가스통을 에워싸고 피운 분꽃 뜨거움이라도 식히라는 듯 푸름으로 감쌌네요.

작은방 하나에 문 하나씩
여기 어르신들은 오래전에 들어와 살게 되었으며 대개가 나이가 많은 분들이라고 하네요.
열려진 대문 안에서 들리는 TV소리가 골목을 울리고 초록으로 채색한 우체통과 대문이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네요.

이 낡은 골목에 국제결혼 홍보 전화와 이삿짐 전화가 많이 새겨진 것을 보면서 여기 사는 어른들이 이곳에 집 한 채라도 짓고 머물길 바라봅니다.

수레에 박스를 줍던 아저씨도 만나고 확성기로 들리는 야채장수의 소리가 정적을 깨웁니다.

구리시 태극기 도시답게 벽면에 큰 태극기다 걸렸고 자전거 두 대 중 작은 자전거에서 그나마 어린이의 천진스러운 미소가 떠오릅니다.

마당 하나 없는 골목길
그 길에 텃밭을 가꾸고 박스로 고무통으로 화초를 심고 채소도 가꿉니다.

빈 화분을 차지하고 자란 잡초가 
마치 화초처럼 어여쁘기만 합니다.

골목을 한 바퀴 휘돌아봐도 인적도 없고
마주치는 사람 하나 없네요.

그나마 이 작은 골목길에 이런 낭만도 있네요.
딱 한잔 술과 안주 논산포차
이곳에 사시는 대부분이 70세를 훌쩍 넘긴 독거노인이 많답니다.

우연히 골목길을 다 둘러보고 나오는 길
끄트머리 그림자처럼 앉아 계시던 할아버지
올해 81세로 이곳이 고향이라고 하시네요.

그린벨트가 풀리지 않아 이곳 담터길만
외톨이처럼 옛날 그대로라고 합니다.
할아버지께서는 내 생전에 이곳이 개발할지 기약도 없다고 하십니다.

작은 텃밭에 싱그럽게 익어가는 산머루
여름을 머금어 속으로 여물어 익어가네요.

하얀 채송화와 보랏빛 꽃이
인적 없는 골목길을 지키고 있네요.

한 바퀴 돌아 나오니 처음 들어섰던 자리네요.

코스모스와 분꽃
그리고 더 좁은 점빵 옆 골목길

좁디좁은 골목길
만물 슈퍼 앞으로 차가 한대라도 지나치려면
저 작은 의자에서 일어나 길을 비켜줘야 합니다.

만물 슈퍼 어머님 정말 친절하셨어요.
땀을 흘리며 골목길 사진 담는 걸 보고 시원하게 쉬어가라며 선풍기를 틀어주시네요.

의자에서 어머님과 나란히 앉아 바람을 쐬고
차가 지나가면 비켜앉고 그러면서 지난 이야기 들었답니다.

그나마 소방도로 낼 거라는 계획이 있긴 한데
그 또한 나봐야 하는 거라고 하시네요.
이곳에 들어와 가게 한지 30년 되었다고 하시네요.

만물 슈퍼 안에는 이렇게 꽃무늬 오봉이 있네요. 이 오봉을 얼마 만에 보는지 오래전 울 어머니가 차려준 점심이 생각났어요.
꽃상에서 주고받는 막걸리 한 잔과 김치 한 조각의 안주에 담소를 나누며 세월을 덧입혔겠지요.

꽃 오봉 밖으로 보인 문이에요.
포도송이가 7월을 품고 도라지꽃이 그늘 속에서 햇살을 핥네요.

시간이 고스란히 내려앉은 의자들
가게 아주머니와 십여 분의 대화도 이 의자에 얹어 놓고 왔습니다.
언제까지 개발이 안 된다면 이곳을 좀더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관광지로 활성화하면 어떨가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연세드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소일거리로
골목길 꾸미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강동구 강풀만화거리도 좁은 골목길에 만화로 관광지로 만들었는데
이곳은 골목자체가 시간여행이라 색다르게 꾸미면 좋겠습니다.

일본의 어느 마을에 허수아비로 명소를 만들었다는데
여기는 자그마한 의자와 소품으로 만들면 어떨까 ...
마을 이름은 쉼표 담터길...

-호미숙 자전거여행가 사진여행-
구리시 가볼만한곳-담터길 여행(시간이 멈춘 골목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