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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아흔아홉 구비길을 지나 <평화의 댐>으로~
2012-01-30 08:44:11
조회1,273 댓글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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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현대 사상사를 추론해 들어가면,

대부분 자유와 민주 그리고 평화라는

대단히 귀에 익은 어휘에 다다른다.

 

입속의 혀처럼 너무나 익숙한,

그래서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만같은 단어.

그 중에서도 인류 공동의 목표인

 

평화....

 

 파일:Peace symbol.svg

 

<국제공인 평화의 마크>. 원래는 핵무기 반대마크.

 

너무나 부자유한 삶들을 살아왔기에 끊임없이 자유를 추구했고.

너무나 비민주적인 역사를 영위했기에 민주를 갈망했으며,

전쟁에 아물지 않은 처절한 일상을 체험했기에

그토록 평화를 기원했을 것이다.

 

평화!

그는 과연 무엇이며

그는 과연 누구일까.

그 평화의 현장을 찾아 떠났다.

 

 

화천시내에서 외곽으로 나가면 만나게 되는 길.

평화로!

이 길을 따라 쭉~ 가면 어쩌면 평화를 만날지도 모른다는,

어쩌면 이 길 위에서 평화를 만끽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분좋은 환상을 갖게 된다.

 

 

햇빛 한줌 들어오지 않는 평화로는 꽁꽁 얼어버렸다.

오가는 차 한 대 만나기 어려운 한적한 길!

그렇게 외면당한 평화로는 녹을 기색이 없다.

 

 

해산령 정상에서 만나게 되는 해산 터널!

최북단, 최고봉, 최장터널!

가장 북쪽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가장 긴 터널....

그 누구도 평화로 위에 있는 이 터널과 경쟁하겠다고 덤비지 않을 것 같은데,

혼자서 내가 최고야~! 하며 큰 욕심을 부리고 있는 듯해 안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해산터널을 통과하니, 시작되는 아흔아홉 구빗길!

아흔 아홉의 구빗길을 가더라도 가질 수만 있다면

가고 싶은 열망의 길..

곳곳에 위험하다는 표지판과 경고판이

평화로 가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평화의 길!

그 길은 빙판과 급경사,

그리고 내방객의 작은 무모함을 담보로 했을 때에만

비로소 갈 수 있는 길이었다.

 

 

도중에 내려다본 파로호! 저 물줄기의 끝에 있을 평화의 댐!

 

 

드디어 평화의 댐 비석 앞에 다다랐다.

구불구불 구빗길을 정말 아흔아홉 개는 족히 지나온 듯 하다.

 

 

네비게이션을 들여다보면 그저 여느 다리와 다를 바 없어 보이는 곳! 

 

  하지만 이곳은 댐이다.

그 이름도 거창한 평화의 댐!

 

 

모래 한 알, 시멘트 1g, 철근 한 조각...

온통 국민들의 우직한 정성으로 축조된  

 우리 현대사에 길이 남을,

참으로 기막힌 콘크리트 구조물. 

 

 

모름지기,

 순수한 평화를 찾아서 산넘고 물건너 여기까지 온 마당에,

굳이 이 댐의 태생적 한계를 논할 까닭은 없다.

 

 

이 댐이 역학적으로 어떤 기능을 할 수 있고,

또한 토목적으로 어떤 예측가능한 메카니즘을 갖추고 있으며,

평화를 위해 어떤 상징적인 역할을 하는지...

 

그런 건조하고도 살떨리는 이야기는

더욱 더 먼 훗날, 현학자들의 몫으로 남겨놓으련다.

 

 

평화의 댐 옆엔 세계 평화의 종이라는 이름의 커다란 종이 하나 있다. 

무게 37.5t, 너비 2.5m, 높이 4.7m의 세계 최대 규모의 범종이라고 하는데,

이 종을 만든 재질은 세계 30개국의 분쟁지역에서 기증한 "탄피"라고 한다.
옆에 타종 기구가 있어 누구나 종을 쳐볼 수 있다고 하는데...

 

 

단, 한사람당 500원씩 타종 이용료를 내야 한다고...

이런 깊은 골짜기에서 종 한번 치는데 돈을 받고 그러나....

좀 야박하다 싶었는데, 그 옆에 안내문 하나가 붙어 있다.

 

 

세계 분쟁지역 탄피를 모아 만든 종이니만큼,

타종 기금을 모아 에디오피아의 빈민 가정 장학금으로 기부한다니...

야박하다는 생각은, 순식간에 참 예쁜 마음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평화의 종 꼭대기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가 앉아있다.

  

 

그 중 날개가 부러져 있는 비둘기 한마리를 발견했다.

어쩌다가 날개를.... 

 

 

그런데 그 날개는 한쪽에 따로 보관되어 있었다.

 

 

세계 평화의 종은 세계 각국의 분쟁지역에서 수집된 탄피로 만든 것인데,

모은 1만관 (37.5톤) 중 1관 (3.7kg)은 분리해 9999 관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떼어진 1관은 통일의 그 날 부러진 비둘기의 날개에 붙여

진정한 세계 평화의 종을 완성할거라고...

 

그 설명을 읽고 있노라니 괜히 마음이 짠하다.

저 비둘기가 부러진 날개를 달 수 있는 날이 언제 올까...

오긴 올까...

 

 

한쪽엔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평화메시지도 전시가 되어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이 모두 손을 내밀고 있어,

한명씩 악수를 해보기도 했다.

 

평화의 댐,

평화의 종,

노벨평화상 수상자들...

온통 평화, 평화...

평화라는 이름으로 많은 것들이 전시되어 있지만

몇 백 m 만 가면 민간인 출입 통제 구역이 나오는 이곳은

평화로운 곳이 아닌

평화를 가장 절실히 갈구하는 곳이다.

 

 

시리도록 푸른 파로호만이 진정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평화...

구약성서에서는 "샬롬"이라 칭하고,

이슬람에서는 "살람"이라 부른다.

 

중국에서는 화평(和平)이라 쓰고,

우리는 평화(平和)라고 읽는다.

 

어느것이 되었든,

그 본질은 용서와 화합을 바탕으로 한 조화이며.

 

이루고자하는 의지에따라.

어느곳에도 전혀 없거나,

어디에나 있는 것.

 

그것이 진정한 "평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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