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싫어하는 질문중 하나는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다. 정말 잘 몰라서 이런 경우 확률이 어떻게 되는지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고 또 그 조언에 따라 확실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라면 나는 신이나서 대답을 해줄수 있다. 

하지만 대게 가능성을 묻는 질문들은 사실 자기도 답을 알고 있다. 하지만 쉽게 포기가 안되니까 하소연 하듯 가능성을 묻고 그것에 답을 해주면 "이러면요?", "저러면요?"라는 식으로 무의미한 질문들을 늘어 놓는다. 

혹시 오해할까봐 말하지만 하소연 자체가 나쁘다는게 아니다. 불안하고 속이 답답할땐 누군가에게 막연히 하소연을 하는 것만으로도 나름의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다만 내가 이러한 질문들을 싫어하는 이유는 분명 이러한 질문은 하소연일 뿐인데도 자신은 이 질문이 중요하다고 굳게 집고 의미없는 질문들에 집착하며 도돌이표식의 질문들을 늘어놓기 때문이다. 

항상 말하지만 뭘해도 좋다. 다만 내가 하는게 무엇인지는 알고 있어야한다. 뭘하든 내가 지금 뭘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으면 한동안 헤매더라도 때가되면 금방 자기 자리로 돌아온다. 하지만  내가 뭘하는지, 지금 내 감정이 어떤지도 모르고 감정에 휩쓸리면 한참이 지나도 제자리를 찾아올수가 없다. 

여자친구가 생긴 전남친에게 연락을 하고 다시 재회를 할 수 있을까? 사람이에 절대 불가능이라는게 어떻게 있겠는가, 가능성만 따지자면 불가능은 아니다. 또 케이스에 따라서는 여자친구가 없을 때보다 여자친구가 생겼을때 재회가 더 빠른 경우들도 있다. 

문제는 그 과정이 확실히 어렵다는거다. 이유는 심플하다. 상대는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겼으니 아쉬울게 없고, 전여친이라는 존재가 현재 자신이 누리는 것을 망칠수 있는 존재로 느껴질 수 있다. 반면 재회를 원하는 O양의 입장에서는 재회를 바라는 입장이니 아쉬울게 많고, 다른 여자를 만나 행복해하는 전남친과 소통하는 과정이 마치 피가나는 상처에 소금을 문지르는것처럼 쓰리고 아프기때문에 멘탈을 관리하기 매우 어렵다.

하지만 상황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전남친에게 전여친으로써가 아니라 지인으로 가볍게 다가간다면 처음엔 경계하던 전남친도 여러 합리화과정을 거쳐 어느정도의 소통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새로운 여자친구와의 트러블의 원인이 되어 헤어지고 결국 재회까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과정이 생각보다 하드코어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멘탈이 아니면 결국 스스로에게 큰 상처를 주기 쉽다는 거다. 여자친구가 생긴 전남친과의 재회를 바라나? 그렇다면 막연히 확률을 묻거나 O양이 전남친과의 재회를 얼마나 간절히 바라는지를 따질게 아니라 이러한 과정을 견딜 수 있을 만큼 O양의 멘탈을 가졌는지를 생각해보면 된다. 

어떤 선택이든 괜찮다. O양이 차분히 고민을 해서 선택하고 또 그 결과를 O양 스스로가 받아들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