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로맨스님 최근 연락은 거의 매일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카톡은 되고있거든요? 카톡으로 얘기하다가 그사람한테서 전화도 걸려오고 문제될거는 없는데..ㅇㅇ그런데 며칠전에 제가 그사람에게 좀 서운했던 일이 있었는데,, 그때 내가 뭐하고 있는건가- 그냥 다른사람 만나는게 나을까.....라는 생각이 든 뒤로는 뭔가 엄청 좋지만은 않아요..

ㅇㅇ 분명 그사람이랑 연락을 하고 전화오고 하는건 너무 좋고 좋은데.. 전만큼 엄청 기쁘고 좋고 그런감정에서 좀 복잡한 마음입니다... 원래 이런 감정이 들기도 하는건가요?......요즘 연락이 잘되서 배부른 소리 하는걸까요 ㅠㅠㅠㅠㅠㅠ 제가 감정이 왔다갔다 하나봐요 ㅠㅠㅠㅠㅠ 다음달 초에 오빠 생일인데 생일선물로 좀 가격이 있는 선물을 해주고 싶은데,, 금액이 너무 큰 물건은 상대가 부담스러워 하려나요?.... 

그냥 조그마한 선물 혹은 그냥 밥사주겠다고 하는 편이 더나을까요?.... 상대에게 필요한 물건을 사주는게 좋을지, 아니면 상대에게 부담안가는 선으로 해주는게 나을지 잘 모르겠습니다..ㅇㅇ - R양 

R양 말이 맞다.. 연락이 잘되니 배가 불러서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는거다. 우리가 처음 재회상담을 했을때만해도 내가 무슨 말만해도 안된다... 절대로 연락 안될거다 무시하면 어쩌냐 덜덜덜덜 떨며 불안해하던 R양이 눈에 선한데... 카톡도 전화도 잘 되고 있는데 뭔가 서운한게 생기고 또 화가 났다가도 주눅이 들기도 하고... 사실 많은 케이스들이 R양과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처음 헤어지자는 소리를 들었을땐 "어떻게든 연락만 됐으면...", "딱 한번만 만날수만 있었으면..." 하는 생각들로 가득하며 마치 심장이라도 꺼내줄것처럼 하지만 관계가 개선되고 안정적인 단계에 접어들면 슬슬 "내가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따위의 생각들이 스멀스멀 삐져나온다. 

그래서 내가 재회상담을 할때 항상 말하는게 헤어지고 나서 느끼는 아픔과 반성들이 상대를 너무 사랑해서 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하는거다. 너무 사랑한 사람을 잃었기 때문에 아프고 반성을 하는게 아니라 상대방에게 매달릴 목적으로 아프고 반성이라는 감정을 도구로 활용하는것 뿐이다. 

그러니 이별을 수용하고 상대와의 관계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거다. 또한 R양이 남자친구에게 서운한 일이 있었다는것은 우리가 재회상담때 이야기했지만 남자친구의 문제가 아니라 R양의 욕구에 결핍이 생겼다는 뜻이며 "왜 남자친구가 이걸 안채워주지!?"가 아니라 "내가 느끼는 결핍된 욕구를 어떻게 채울까?"를 고민하고 해결해야할 문제다. 

그러니 남자친구에게 서운했던 일에 대해 차분히 따져보며 어떤 결핍된 욕구가 있는지 스스로 발견하고 그 욕구를 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해본다면 쓸데없는 트러블을 피할 수 있다. 지금 R양이 감정이 왔다갔다 한다는 것은 드디어 남자친구가 경계를 많이 허물었다는 신호이다. 

예전에는 고압적인 자세와 경계태세로인해 바늘하나 들어갈 틈도 보이지 않아 절망하고 주눅들어 있던 R양이 "그냥 다른 사람 만날까?"하는 배부른 소리를 할정도로 둘의 관계가 풀렸다는 것이니 이것은 기뻐할 일이다. 또한 이전에도 말했지만 조급해하고, 오버하는 것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주눅들필요도 없다. 자꾸 쏟아붓거나 주눅드는것 둘중 하나를 하려하지말고 (그러니 관계가 롤러코스터를 탈 수밖에...) 과제분리를 통해 서로 존중하는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대화를 이끌어 내도록 하자. 

선물은 일단 스스로에게 묻자. 비싼걸 사주고 싶은게 비싼 선물로 인해 점수를 따고 싶은건지, 아니면 정말 필요해 보이고 나의 소득내에서 부담없는 선물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라. 그리고 점수를 따서 재회를 앞당기려는것이 아니라 정말 꼭 필요해 보이고 나의 소득내에서 부담이 없다면 선물을 해도 괜찮다. 

물론 조금 부담스러워할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그 액수만큼 술이라도 사라고 하면 될일이니 말이다. 항상 말하지만 연락이든, 선물이든 중요한건 어떻게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그것을 통해 상대를 조종하려고 하느냐 아니면 진정으로 내가 느끼는것을 상대에게 전달을 하느냐다. 

상대를 나의 마음대로 끌어들일 목적이라면 상대는 그것을 불쾌해하고 밀어낼 것이며 R양은 속셈이 들통난것에 당황하며 더더욱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거다. 하지만 목적없이 오로지 소통을 위한 행동이었다면 상대도 부담이 덜할 것이고, 상대의 이런저런 테스트에도 R양이 당황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