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바닐라로맨스님의 글을 읽다보니 저같은 행동으로 연애를 망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더라고요. 역시나 다시만난다는건 포기해야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바로님의 글을 읽으며 용기를 얻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마음을 진정시키며 하나하나 변해가고 싶긴한데... 

솔직히 말하면 불안함이 사라지질 않네요. 다른 분들도 그랬겠지만... 헤어질던 그날 정말 한번도 그런적이 없엇던 남자친구가 저를 뿌리치면서 다시 연락하면 차단을 하겠다며 정말 다른 사람같던 모습을 보여서요... 

그러다보니 이별후 남자심리를 계속 걱정하게되고 제 마음에 집중하려다가도 이미 남자친구는 마음을 단단히 먹었기 때문에 이래봤자 안되는게 아닐까 싶고 그래요... 이별후 남자심리는 다들 정리를 한다는데... 정말 그럴까요? - M양 

이별을 하고 자꾸 부정적인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들어차게 되는건 그건 합리적인 생각이 아닌 막연한 불안감이다. 우리는 항상 순간을 살아가고 감정이란 그 순간의 감정이지 그것이 어떤 불변의 다짐이 되는것은 아니다. 지금 M양의 입장에서는 이별후 남자심리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들을 하며 스스로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지만 사실 이별후 남자심리를 궁금해할 필요가 없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연애초기, 남자친구가 M양에게 뭐라고 하던가, 몇년 만나다가 헤어질거라고 하던가? 너무 사랑한다, 결혼하자, 내가 맞추겠다 등등의 말들을 늘어 놓았을거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지켜졌나? 결혼하자더니 헤어지자고 했으면 헤어지자고 했다가도 다시 결혼하자고도 말할 수 있는거다. 

결국 상대가 어떤 이야기를 하든 어떤 태도로 이야기를 하든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유효한건 그 순간일 뿐이지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어떤식으로 변할지 우리는 알수가 없고 중요한건 결국 변한다는 것이다. 이별후 남자심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뭔가 불필요하게 심오한 이야기를 하게된것 같은데, 결국 우리는 타인의 행동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디테일에 집착할 필요없이 "아... 지금 기분이 좋구나?"와 "아... 지금 기분이 별로구나?"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때론 어떤 사람은 "바로님! 남자친구가 헤어지고 차단을 했어요! 이제 정말 끝인가요!?"라고 말을 하는데 나는 오히려 잘된일이라고 이야길 해준다. 여간해선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표현하지 않는 남자가 차단이라는 행동까지 했다는건 단지 상대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아닌 감정적으로 흥분을 하였다는 소리다. 

흥분한 사람은 한쪽 방향으로만 나아가는것이 아니라 탁구공처럼 이리저리 튀기마련이다. 그러니 차단을 했다가 몰래 차단을 풀어 상대의 프사를 훔쳐보기도 하고, 뻔히 상대가 볼줄 알면서 플레이리스트에 이별 노래들을 올려놓는 등의 행동을 하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감정적으로 흥분하는 편이 오히려 상대의 마음을 알기가 쉽고 또 피드백이 빨라 진도도 빠르다. 결국 관건은 M양의 멘탈이다. 모든 대화는 결국 차분한 사람이 자연히 이끌어가게되기 마련이다. 

문제는 M양이 쓸데없이 이별후 남자심리를 궁금해하며 스스로 불안을 증폭시키면 남자친구는 더더욱 M양을 흔들고 보다 감정적으로 나오게 만들며 더더욱 관계를 해치게 만들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