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군은 얼마전 우연히 한 공연장에서 한 여자를 운명처럼 만났다. 왠지모르게 그녀에게 끌렸고 H군은 당당하게 그녀에게 다가가 에프터를 신청했다. 이미 H군의 심장은 그녀를 향해있었고 H군은 조심스레 그녀에게 다가갔다. 우여곡절끝에 연인이 되기로 하였고 그렇게 25일이 지나... 헤어졌다.

24년 모태솔로만에 첫 연애가 고작 25일이라니...

패닉상태에 빠진 H군... H군은 왜 차였을까?

H군의 상담메일에서는 다른 여타 상담글에서는 찾아볼수 없었던 늬끼한 미사여구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딱 이것만 봐도 알수있었다.

H군은 연애를 해본적이 없다. 

1. 25일 연애가 사랑이라고? 정말?

24년 모태솔로였던 그의 첫연애의 실패에 대한 그의 의견은 이렇다. "제가 혼자만 너무 열심히 사랑했나봐요. 그래서 아마도 그녀는 부담을 느끼고 떠난거겠죠..." 남의 사랑을 함부로 말하는것은 예의가 아니라지만 25일을 만나고 사랑을 운운하는것은 대체 어느나라 사랑법인가? 아무리 사랑이 기간과 비례하는것은 아니라지만 25일을 만나놓고 사랑을 운운하는것은 너무한것아닌가!? 물론 본인 스스로는 첫사랑이라 더 애착이 가고 감정이 깊겠지만 그건 H군 혼자만 느끼는 감정이다.

남들이 보기에 25일은 그냥 25일일 뿐이다.

백번 양보해서 25일의 짧은 만남도 사랑일수 있다고 하더라도 하나의 전제조건이 붙는다.

"상대방도 당신을 사랑했어야한다."

솔직히 많은 커플들이 한달 미만에 헤어진다. 이 기간은 일종의 교환, 환불 가능기간으로 좀 만나다가 아니다 싶으면 웃으며 악수하고 서로 제 갈길 갈수있는정도의 기간이다. 이미 여자는 당신을 환불하고 제갈길을 갔는데 당신혼자 남아 그녀가 남기고간 영수증을 들고 사랑이네 어쩌네 하는것은 좀... 그렇지 않나!?

2. 사랑의 환상에 빠지면 연애는 끝이다.

H군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H군의 연애상담메일에는 읽기가 불편할 정도보 느끼한 표현들이 많았다. 특히 [법정스님의 글중 "귀한인연이기를"이라는 문자를 보내고 사일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부분에서는... 정말... 참기가... 아니... 한달 남짓 안되는 기간을 사귀면서 이렇게 감수성을 폭발시킬수 있다니... 정말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물론 사랑에 빠지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고 하지만 H군의 증세는 너무 심각했다. 이것은 H군이 25일동안 한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것이 아니라 24년동안 키워온 사랑에 대한 환상을 폭발시켰기에 가능했다고 볼수있다. 

이렇게 사랑에대한 지나친 환상은 현실과 동떨어진 연애를 만들고 또 상대방에게 무언의 압박으로 작용하게 된다. 사귄지 20여일도 안되서 사랑한다며 다가오는 남자... 나라도 무섭겠다...;;;

3. 여자를 관찰하지 않으면 연애는 불가능이다.

H군의 메일을 주욱 읽어보면 내가 뭐해줬다 또 이것도 해줬다 너무 많이해줘서 부담스러웠나보다~! 라고 말은하는데 단 한줄도 여자친구의 행동에 대한 분석이 없었다. 

이 세상에서 잘해줬는데도 헤어지자고하는 사람은 단한명도 없다.

당신이 잘해줬는데도 헤어지자고 하는것은 당신이 잘해줬다고 생각했던 행동이 실은 상대방에게 별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거나 오히려 당신의 행동이 악영향을 끼친것이다.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는 이유는 연애경험이 부족하거나 상대방의 감정을 읽는데 있어서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여자친구가 뭘 원하는지 관찰하기보다 남들이 조언하는것, 내가 해주고 싶은것들을 여자친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행동하기 때문이다.

H군의 경우 1단계 손잡기, 2단계 포옹하기 등등 연애를 마치 게임으로 인식하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물론 연애초보로써 떠도는 풍문에 의거하여 공식을 세우고 이 공식에 맞춰 행동하는게 편하다고 느끼겠지만 연애는 온라인 게임처럼 스킬트리를 잘 따라 올라간다고해서 궁극의 기술을 찍을수 있는것이 아니다.

연애는 레벨을 올리고 기술을 쌓는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관찰하고 상대방이 원하는것을 채워주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