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약속시간을 못지키는 남자친구, 어쩌죠?
안녕하세요 바로님 오랜만이에요 ㅎㅎ유튜브도 잘 보고있어요. 최근엔 예전보다 더 잘지내고 저도 감정적이지 않게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해결되지 않는 고민이 있어서 연락드립니다. 오빠가 한번 잠을 자면 잘 못일어나는 편이에요. 예전에도 몇번 알람소리도 못듣고 전화벨소리도 못들어서 약속에 늦은적도 몇번 있었고요.
그런데 이번에 제 친구 커플하고 근교로 드라이브를 가기로 했고 절대 늦잠자면 안된다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또 늦잠자느라 파토가 나버렸어요. 전화소리도 듣지 못하더라고요. 둘이만 한 약속이면 그나마 이해해줄수있겠는데 ... 제 친구 커플과의 약속이니 주체할수없이 화가 나더라고요. 그치만 감정적으로 대하는건 아닌것같아서 우선은 친구에게 제가 몸이 안좋아서 못갈것 같다고 말하고 그냥 다른 친구 만나서 술마시며 기분전환하며 풀었어요.
그리고 오빠한테는 나중에 연락이와서 엄청 미안해하더라고요 그래서 화도나지만, 평소에 오빠가 너무잘하는데 친구가 오해할까봐 더 속상했다. 말은 잘해놓겠다 라고 조곤조곤 잘말했어요. 그랬더니 제가 화낸것보다 더 불안해하고 너무 미안하고 속상해하더라고요 나중엔 제가 사과도 받아주고 잘 풀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또 이러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계속 들어요. 이런문제는 제가 어떻게 해야될까요? ㅜㅜ
- P양
이럴수가!? 지금까지 이렇게 완벽?에 가까울정도로 트러블의 상황에서 잘 대처한 케이스는 본적이 없는것 같다!!! 이 모든 것이 나의 지도편달 덕분일까? 단순히 트러블의 상황에서 남자친구에게 감정적으로 화를 내지 않아서 대단하다는게 아니다.
내게 P양의 대처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이유는 화가 머리끝까지 날 수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감정 '화'를 인지하고, 어떤 행동을 할지 선택을 하려 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후 상황을 정리하고 막연히 분노를 참고있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해소할 다른 방법을 찾아 스스로 감정을 해소하지 않았나?
덕분에 남자친구가 미안함을 표현하며 저자세를 보였을때 고압적인 행동으로 상대를 짓 뭉게버리기 보다 차분히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 할 수 있었고 말이다. 지난 9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과 트러블들에 대해 이야길 나눴지만 이처럼 완벽에 가까운 대처를 본적이 없다! 대단! 대단하다!
물론 이런 완벽한 대처를 한 P양이지만 여러 걱정이 되는것도 이해는 된다. 이런식의 대처가 오히려 남자친구의 늦잠을 더 방치하는 결과가 되진 않을까 걱정이 될거다.
하지만 막연히 안좋아질거란 생각만 하기전에 몇가지는 짚고 넘어가자. 일단 남자친구는 늦잠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큰문제가 없고 P양이 느끼기에도 잘해주고 있다. 그리고 어쩌다 몇 번 늦잠때문에 늦은 것이지 매번 혹은 자주 늦은건 아니다.
마지막으로 P양이 화를 낼 때 보다 남자친구는 P양이 느낄 정도로 진심으로 미안해했고 자신의 행동에 스스로 속상해했다. 그러니 참고 넘어가라는 말이 아니라 P양과 남자친구 모두 각자의 상황에서 나름의 최선을 하고 있다는걸 명심하자는거다.
또한 결론부터 말을 하자면 남자친구가 앞으로 절대 늦잠을 자지 않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지금 보다 좀 더 함께 노력해볼 여지는 조금 더 있다. 예를들어 함께 알람음을 만들어 볼 수도 있을것이고, 자명종 관련 아이디어 상품을 선물해볼 수도 있다.
그리고, 늦잠으로 인해 생긴 문제를 P양이 혼자 다 해결할것이 아니라 함께 고민해볼 수도 있다. 이번 더블데이트와 같은 경우라면 막연히 "내가 잘 말해놓을게"가 아니라 "내가 잘 말해놓긴 했는데 좀 화가난것 같더라고 어떡하지?" 라며 트러블을 함께 해결하려고 해보자. 그 과정을 통해 남자친구는 본인의 실수에 대해 좀 더 생각하게 되고 P양의 경우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노력하는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며 서운함을 조금 더 덜어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트러블의 상황에서 중요한건 트러블의 원인이 되는 어떤 행동을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트러블을 어느 한쪽의 탓이 아닌 함께 고민하여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니 말이다. P양 지금 정말 잘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현명한 행동들로 예쁜 사랑 잘 이어가길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