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너무 힘들고 지친다며 이제 그만하자고 헤어지자고 하네요. 사소한 일로 자꾸 다투고 헤어지자는 이야기가 나오는걸 보며 처음엔 노력을 해보려고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계속 반복이될것만 같다며 이쯤에서 끝내는게 맞을것 같다고 해요...

저는 제가 오빠를 이해해주지 못하고 너무 투정을 부린것 같다고 앞으로 오빠 입장을 생각해보겠다며 이야길 했는데 남자친구는 완강하게 안된다고만 하고 있어요... 정말... 이제는 잘할 자신이 있는데... 정말 제가 너무 사소한 일들로 남자친구를 힘들게 했고 그래서 그 착하던 남자친구가 이렇게 단호해진것만 같아서.. 너무 힘들어요... 제가 당 망쳐버린걸까요...? - C양

연애상담을 하며 가장 많이 하는 말중에 하나는 자신의 감정에 속지 말라는것이다. 자신의 감정에 속지 말라라... 대체 무슨말일까? 아들러는 분노를 도구라고 표현했다. 많은 사람들은 "너무 화가 나서 어쩔 수 없었어요!"라며 분노가 어쩔 수없는 그리고 당연히 그래야하는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분노는 아들러의 말처럼 도구가 맞다. 가만히 생각해봐라. 남자친구에겐 화가 나면 쏟아붓지만 직장 상사에게는 어떠한가? 직장 상사가 C양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면 C양은 버럭! 화를 내는가? 

아마 그러지 않을거다. 사실 분노가 도구라는것은 직장 상사의 예를 들지 않아도 된다. C양의 연애상담 사례를 보자. 며칠전까지만 해도 남자친구에게 사소한 일로 버럭! 화를 내고 짜증을 내던 C양이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말을 하니 갑자기 반성을 하고 있지 않은가? 똑같은 상황을 언제냐에 따라 화가 나는 상황과 참을 수가 있었던 상황으로 여길 수 있다는 자체가 바로 분노가 도구라는 방증이다. 

분노 뿐만 아니다 거의 대부분의 감정은 어쩔 수없는 조절할 수 없는 무엇이 아닌 나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도구이다. 지금 C양은 지난 트러블과 남자친구에게 화를 내고 짜증을 냈었던것에 대해 반성을 하고 후회를 하고있는데 사실 이또한 반성과 후회라는 감정을 도구로 쓰고 있는거라 보는게 맞다. 헤어지자는 남자친구를 잡고싶고 싶다는 목적이 앞서니 차분히 상황을 파악하기 보다 무작정 내가 잘못했다는 식으로 상대에게 항복을 하고 동정심을 불러일으켜 다시 재회를 이끌어 내고 싶은것이다. 

사실 어떤 감정을 쓰느냐가 조금 다를 뿐이지, 남자친구에게 화를 터뜨렸을 때나, 어거지로 붙잡으려하는 지금이나 감정을 도구로 쓰려는것은 매한가지다. C양이 연애상담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재회와 연애에 도달하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감정을 심각하게 받아들일것이 아니라 "아... 내가 지금 남자친구를 붙잡고 싶은 마음에 후회와 반성이라는 감정을 도구로 쓰고있구나?"라는 식의 보다 이성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이래서 매 연애상담마다 "지금 자신의 감정을 직시하세요. 그리고 그 감정의 목적을 찾아봐요!"라고 주문을 하는거다. 감정이란 놀랍게도 내가 그 감정을 직시하면 더이상 그 감정은 커지지 않는다. 그리고 감정을 잡았다면 그 감정의 목적을 찾아보는거다. 그러면 내가 어떤 실수를 하려고 했는지를 파악하게 되고 보다 이성적이고 현명한 방법을 생각해내기 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