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가만히 따져보면 이별의 상황에서 상대를 붙잡으려는 사람의 설득전략은 꽤나 파격적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상대를 비난하고 몰아세우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모든것이 내 잘못이라고 이야길 하고, 상대가 왜 헤어지자고 말을 하는건지 다 이해한다고 말을 하며, 앞으로는 자신이 모든 것을 고치고 노력하겠다고 파격적인 조건을 건다. 그런데 왜 이런 파격적인 설득 전략이 현실에서는 그다지 효과가 없는 것일까?

앞서 말을 했지만 자신이 원치 않았던, 예상하지 않았던 이별통보를 받은 입장에서는 눈앞이 깜깜해지고 세상이 끝난것만 같은 마음에 거의 백지수표나 다름없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다. 모든것을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고, 모든것을 상대의 결정에 맡긴다는것 이상의 조건이 어디있겠는가? 하지만 대게 이러한 파격적인 제안은 거부되곤한다. 그 이유는 이현우 교수가 말하는 피설득자와의 공감대 형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별통보를 받고 상대에게 백지수표를 내밀며 매달리는 사람은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고, 자신이 무조건 맞추겠다는 식으로 말을 하지만 그것은 이별통보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지 상대에 대한 공감이 아니다. 물론 본인은 "진짜로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제가 잘못한걸 알았다니까요!"라고 말을 하기도 하지만... 차분히 생각해보자. 그동안 상대에게 사과하기 위해 매달려본적이 단 한번이라도 있나? 

예를들어 친구의 옷을 빌렸다가 망가뜨렸다면 친구가 화가 풀릴때까지 친구를 찾아가 사과하고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는 친구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며 용서를 구하나? 

격정적인 감정을 드러내며 용서를 구하고 매달리는 것은 상대의 불만과 불편에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격적정인 감정을 앞세와 상대를 압박하는 것일 뿐이다. 

내게 이별을 통보한 상대와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다면 상대가 이별을 말하기로한 결정 자체를 존중해주고 또한 자신이 용서를 구하며 재회를 설득하려는 것이 상대에게는 불편이 될 수 있다는것을 인정해야한다. 

이별의 상황에서 이현우 교수가 말하는 상대의 저항을 인정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데에 집중한다면 "맞아.. 내가 다 잘못했어... 나였어도 헤어지자고 할것 같아... 내가 앞으로 잘할께 그러니까 헤어지지말자"가 아니라 "이제와서 붙잡는게 불편하겠지만 그래도 나한테도 조금 시간을 줄수 있을까?"라고 말을 하는 편이 좀더 공감대를 형성하는데에 도움이 될거다.  

감정적으로 매달리는건 결코 상대의 입장을 공감하며 반성하는 것이 아니다. 철저히 자신의 고통에 집중하며 이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버둥일 뿐이다. 이러한 태도는 상대로 하여금 공감은 커녕 거부감만 만들어낼 뿐이다. 

상대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다면 나의 감정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나